"인류의 찐따화"…공격적 신조어로 시대를 진단한 CEO, 심리학은 뭐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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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찐따화"…공격적 신조어로 시대를 진단한 CEO, 심리학은 뭐라 할까?
  • 기사등록 2026-10-30 09: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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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인류의 찐따화"…공격적 신조어로 시대를 진단한 CEO, 심리학은 뭐라 할까?


요즘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는가.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하지?' '조금만 힘들어도 바로 포기하게 되는 것 같아.' '사람들이랑 있으면 자꾸 피곤해.'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한 뷰티 기업 CEO가 인터뷰에서 '인류의 찐따화'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현대인의 변화를 묘사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현대인이 점점 더 내향화되고, 더 예민해지며, 위험을 극도로 회피하고, 자기중심성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언어는 거칠었지만, 그 안에 담긴 관찰은 낯설지 않다. 심리학은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까.



내향화와 예민함의 증가: 사회적 근육이 약해지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사회적 탈숙련화(social deskilling)'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미국 버지니아대 심리학과 티머시 윌슨 교수 연구팀이 2014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 참가자의 67%가 아무런 자극 없이 혼자 15분을 앉아 있는 것보다 차라리 약한 전기 충격을 선택했다. 타인과의 관계, 심지어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조차 불편함을 느끼는 현대인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일상화가 이 과정을 가속했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실험심리학과 로빈 던바 명예교수는 '온라인 소통이 대면 관계의 친밀감을 대체하기엔 구조적으로 불완전하다'고 지적한다. 얼굴을 맞대며 감정을 주고받는 경험이 줄어들수록 타인과 있는 상황 자체가 낯설고 피곤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성격 변화가 아니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반복하며 쌓이는 '관계 근육'이 약해지는 것에 가깝다. 운동을 안 하면 체력이 떨어지듯, 관계 맺는 연습을 안 하면 그 능력도 자연스럽게 무뎌진다.



위험 회피와 자기중심성: 뇌가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식


위험을 극도로 회피하는 경향은 심리학에서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으로 잘 알려져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대니얼 카너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같은 크기의 이득보다 손실을 약 2.5배 더 강하게 느낀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이 경향은 더욱 강해진다.


자기중심성의 증가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심리학과 진 트웬지 교수는 1979년부터 2006년까지 대학생 1만6475명을 대상으로 자기애 척도를 추적 조사한 연구에서, 자기애 점수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꾸준히 상승했음을 확인했다. 2006년 기준 대학생의 65%가 1979~1985년 평균보다 높은 자기애 점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기중심성을 무조건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과도한 경쟁과 불안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뇌가 선택하는 적응 전략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전략이 과도하게 작동할 때 타인과의 연결을 차단한다는 점이다.



예민함은 결함이 아니다: 고감도 신경계의 두 얼굴


현대인이 더 예민해졌다는 진단에는 반론도 존재한다. 미국 스토니브룩대 심리학과 일레인 아론 교수는 인구의 약 15~20%가 타인의 감정과 환경 자극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감수성자(Highly Sensitive Person, HSP)'임을 밝혀냈다. 이 특성은 병리가 아니라 진화적으로 유지돼온 생존 전략이라는 것이 아론 교수의 주장이다.


예민함이 증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정보 과부하다. 하루에도 수백 개의 자극이 스마트폰을 통해 쏟아지는 환경에서 뇌의 감각 처리 용량이 한계에 달하는 것이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발달연구소 울만 린덴베르거 연구팀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멀티태스킹 환경에 장기간 노출된 성인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정서 조절 능력이 평균 23% 낮았다.


결국 CEO가 말한 '예민함의 증가'는 현대 환경이 인간의 신경계에 가하는 과부하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예민한 사람이 늘어난 게 아니라, 모두가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작은 연결이 사회적 근육을 되살린다


심리학자들은 이 흐름을 되돌리는 데 거창한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로라 카스텐슨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정서적 선택이론'을 통해, 인간은 관계의 양보다 질을 선택할 때 훨씬 높은 심리적 안정감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넓고 얕은 관계보다 좁고 깊은 관계 하나가 내향화와 예민함을 완충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위험 회피 성향을 줄이는 데는 아주 작은 도전의 반복이 효과적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점진적 노출(gradual exposure)'이라 부르는데, 불편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경험을 꾸준히 쌓을 때 뇌의 위협 반응이 서서히 낮아진다.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자주 미루던 친구의 연락에 짧게 답장 하나를 보내거나, 카페 직원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네는 것처럼 작고 가벼운 연결부터 시작해보자. 사회적 근육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소소한 반복으로 다시 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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