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현
[한국심리학신문=최지현]

퇴근길, 꽉 막힌 도로에서 내 앞으로 다른 차가 급하게 끼어든다. 경적 소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짜증이 올라온다. 옆 자리에 누군가 같이 탔다면 그 사람과 함께 저 차는 참을성도 이기적이라며 욕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차에 갑자기 진통이 온 산모가 응급실로 가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이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대체로 한 가지가 아닌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상호작용한다. 하지만 우리는 특히 낯선 타인에 대해, 그 이면에 있을 수도 있는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사람의 성격이나 인성 자체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무작정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이를 “근본적 귀인 오류 혹은 기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고 부른다.
남 실수는 성격 탓, 내 실수는 상황 탓 - 기본적 귀인 오류
귀인(歸因)은 우리가 타인의 행동이나 사건을 접했을 때, 그 원인을 무엇으로 설명할 지를 판단하는 심리적 추론 과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화를 내거나 무례한 행동을 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의 본래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외부로부터 스트레스로 인해 그런 행동을 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를 전자는 내적 귀인, 후자는 외적 귀인이라고 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수많은 행동의 원인을 해석하고 판단하며 살아간다.
이 과정에서 자주 나타나는 인지적 편향이 기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다. 이는 어떤 사람의 행동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이나 환경적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행위자의 성격·태도·가치관 등 개인 내부의 특성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말한다. 즉, 관찰자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할 때 상황 요인의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행위자의 내적 요인의 영향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가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첫째, 인간은 복잡하게 상황의 맥락을 세심하게 파악하기보다, 신속하고 단순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인격 중심의 해석을 선호한다. 둘째, 외부적 요인이 원인일 수 있다는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개인적 요소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누군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우리는 그 행위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진다.
이는 인간관계나 사회적 판단에서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단편적인 행동을 보고 그 사람의 전체를 규정하게 되고, 그 사람의 도덕성이나 인격까지 쉽게 단정지어버리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복잡한 사정, 감정적 배경, 외부 압력 등을 간과하게 되며, 이는 불필요한 갈등이나 편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

편집된 세상, 편향된 시선
현대사회에서 기본적 귀인 오류는 특히 대중문화 영역, 그중에서도 연예인을 향한 비난과 편견 속에서 자주 발견된다. 수많은 사람이 SNS와 미디어를 통해 유명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접하게 되면서, 종종 단편적인 정보에만 기반해 그들의 인격 전체를 판단하고 공격하는 경향을 보인다. 짧고 자극적이게 편집된 방송, 맥락이 생략된 기사 제목, 누군가의 일방적인 주장들은 대중을 자극하고 특정 연예인의 인성과 도덕성을 단정짓는 근거로 소비된다. ‘공인’이라는 이유로 대중은 그들에게 비현실적으로 높은 도덕성과 완벽한 태도를 기대하며, 사소한 실수조차 인격적 결함으로 확대 해석한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사회가 가진 또 하나의 과제를 보여준다. 바로 비판적 사고의 결여와 공감 능력의 약화다. 디지털 시대의 정보는 빠르지만 단편적이며, 대중은 복잡한 맥락보다는 단정적이고 분명해 보이는 결론을 선호한다. 그러나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평가하기에 앞서, 우리는 그 이면의 맥락을 고려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본적 귀인 오류를 경계하는 태도는 타인에 대한 배려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심리적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가 타인을 성급히 비난하지 않을 때, 우리 또한 언제든 실수할 수 있는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다. 결국 더 나은 사회란, 사람들의 일탈을 용인하는 사회가 아니라, 판단 이전에 이해와 맥락을 묻는 사회일 것이다.
참고문헌
1) 쉬링, (2021). 인플루언서 협찬광고 수용과정에서 인플루언서-제품간의 조화정도 및 제품 관여도에 따른 기본적 귀인오류현상 차이. 부산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 정진우. (2019). 인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2). Deep 휴먼에러. 2019 October Vol.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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