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우A
[한국심리학신문=백지우A ]
헤르만 헤세의 ‘환상동화집’에서는 ‘아우구스투스’ 라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아우구스투스’ 는 삶의 여정에서 결핍과 유한함의 경험을 통해 진정한 자기애 및 친애를 향해 성장한다. 이 성장과정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부족해진 사랑을 회복할 방법 또한 모색해보려 한다.

소설 속 주인공은 무조건적으로 모든 이에게 사랑받게끔 축복받았다. 하지만 이는 그를 더욱 공허하고, 자기파괴적인 삶을 살도록 이끌었다. 극적인 전개로 인해 이전의 축복은 철회되고, 주인공은 타인을 사랑하게 되는데, 그 후 그는 삶의 신비와 찬란함을 만끽하며 행복을 경험한다.
결핍과 완벽함
‘완벽주의’ 란 무엇일까? 완벽함을 추구한다는 것은 결국 그 상태에 이르렀을 때 행복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 속의 완벽함을 통해서, 우리는 이성적으로 ‘완벽함’에 대해 비판할 수 있게 된다. 그의 ‘완벽하게 타인에게 사랑받는 능력’은 결핍을 회피하게끔 만든다. 궁극적으로 결핍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에서, 결핍 자체를 부정하고 외면하게 되는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완벽한 외부환경 속에 살아가며, 결핍이 느껴지더라도 깊게 마주하지 않고 완벽한 그의 삶으로 눈을 돌린다. 이후 결정적인 그의 결핍, 사랑받고 싶은 대상에게서의 좌절이 생겨나자 그는 더욱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혐오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결핍을 경험했고,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본인이 느끼는 결핍을 인지하고 채우고자 노력하는 삶을 살아간다. 이것이 소설 중 주인공에게 결여되었던 인간으로서의 역량이 아닐까.
결핍과 사랑
그는 완벽한 사랑을 받는 환경 속에서 ‘비난받는 자기애’를 형성한다. 이는 자기비판과 혐오로 스스로를 바라보는 경향으로, 타인과도 이익이 되는 관계만을 맺을 수밖에 없게 된다.
필자에게 있어 결핍은, 인간의 당연한 본질 중 하나이며,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면모이다. 상대의 결핍이 나의 결핍과 결부되어 보이기도, 혹은 나의 결핍이었던 것과 겹쳐져 보살펴 주고 싶은 마음 또한 일어나기 마련이다. 결국 인간이 서로를 보살피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핍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물론 결핍을 매개로 하여 남을 상처입히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하지만 본인의 결핍을 인정하되 타인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것은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태도일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사랑’과도 연결지을 수 있다. 내가 사랑받기 위하여 타인을 사랑하거나, 타인이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 아닌, 그 존재 자체의 결핍을 보고 연민을 느끼며 사랑의 마음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이다.
사랑과 자기애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진정한 자기애를 지니고 서로를 수용하는 사랑을 나눠야 한다. 피상적인 완벽함, 비난적인 자기애 대신,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순간에 감동과 감사를 느끼며 서로를 온전히 마주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결국 타인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배우며 더욱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식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누군가의 주입으로 인한 사랑, 흉내내는 사랑이 아닌, 삶을 살아가며 진정으로 스스로가 느끼는 사랑이라는 것을 실천할 때, 진정한 자기애의 실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 결국 결핍은 사랑의 출발점이며, 불완전함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렇기에 비난과 분노로 가득차 서로를 깎아내리기 보다, 타인의 결핍을 다정히 바라봐주고, 또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찾아나가보자. 다정한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비로소 더 밝고 아름다운 세상 속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참고문헌
책 현존수업 (마이클 브라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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