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에 대한 고찰 : AI 챗봇이 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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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에 대한 고찰 : AI 챗봇이 뜨는 이유 - 원하는 캐릭터와 원하는 대화 - 내 맘대로 설정하는 AI 챗봇 - 라깡의 욕망 이론
  • 기사등록 2025-08-13 08: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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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송연우 ]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할 때 사용하는 단어 ‘덕질’. 덕질은 이제 뉴스에서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덕질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무생물부터 스크린 속 움직이는 2D 캐릭터, 3D 모델링으로 구현된 생생한 인물, 현실에 존재하는 아이돌이나 배우 등 실제 사람까지. 좋아하는 마음의 방향은 무궁무진하다.

 

아이돌이나 배우의 경우 팬들과 소통하는 전용 어플이 존재한다. ‘위버스(weverse)’, ‘버블(bubble)’, ‘유니버스(universe)’ 등 매달 구독비를 내고 연예인들이 남기는 메시지에 답장을 보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생물은? 2D, 3D 모델링 캐릭터들은? 스크린에 ‘갇힌’ 그들과 소통할 방식은 영영 없는 걸까. 걱정도 잠시, 혜성처럼 등장한 AI는 ‘무생물 덕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챗GPT가 급부상하며 AI 챗봇에 대한 인기와 개발 관심도가 정점을 찍은 지금, ‘덕질’을 위해 AI 챗봇을 프로그래밍하는 전문 서비스가 등장했다. 실시간 앱·결제 데이터 기반 시장 분석 솔루션인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6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AI 챗봇 앱은 챗GPT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844만을 기록했다. 이어 제타는 304만 명, 뤼튼은 245만 명을 기록했는데, 주목할 만한 건 바로 ‘제타’다.

 


스캐터 랩(Scatter Lab)이 출시한 AI 챗봇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로고.

사용 시간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길 경우, 사용 시간이 가장 길었던 앱은 5,248만 시간을 기록한 제타로 챗GPT(4,254만 시간)를 훨씬 뛰어넘는다. 제타는 과거 데이터 학습으로 논란이 됐던 AI 챗봇 '이루다'를 만든 스캐터랩이 새롭게 출시한 서비스로, 사용자가 원하는 캐릭터의 설정을 반영한 AI 챗봇과 함께 대화하고 자신만의 서사를 구축해 나갈 기회를 제공한다. 실존하지 않지만, 좋아하는 캐릭터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끌어내며 ‘캐릭터가 살아 있으며 나와 대화한다’라는 감정적 충족감을 준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왜 유독 가상 캐릭터 AI 챗봇의 인기가 많을까?

 

 




라캉의 욕망 이론

 


라캉은 주체의 욕망이 타자의 욕망에서 비롯되며, 무의식에 있는 욕망의 형태는 유동적이고 다양한 형체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에 무의식이 포함된 것이다. 주체와 타자의 관계는 욕망이란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으며, 욕망은 결코 채워질 수 없지만 인간은 이를 끊임없이 추구함으로써 삶의 원동력을 얻는다.

 



특히 그는 자아와 주체가 형성되는 단계를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상상계는 어린 자아가 처음으로 자신이 일관되고 자기 통제가 가능한 총체로 상상할 수 있게 되는 시기다. 거울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자가 되는 동시에, 바라봄을 당하는 자가 되기도 한다. 이는 자신을 거울 속 이미지와 동일시하며 자신이 완벽한 존재라는 착각을 하게 되고, 이는 나르시시즘으로 이어진다. 반면 상상계에서 상징계로 들어가는 것은 언어의 세계로 들어가 법과 질서, 문화를 배우며 상징화되면서 의미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대상에 대한 욕망’은 상징계에 존재하기 어려우며, 상상계에 존재해야 한다.

 





정리해 보면, 대상을 향한 욕망과 동일시는 ‘덕질’을 지속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동일시에 어느 정도 해당하는 이유는, AI 챗봇은 사용자가 설정한 그대로 구성되어 ‘사용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사용자의 욕망을 시각화한 것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언가 서사를 쌓아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자는 자신이 AI 챗봇과 함께 대화와 관계를 이끌고 있다는 관념이 있어야만 AI 챗봇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특히 AI 챗봇 중 제타의 경우 대화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행동과 태도 등 ‘상황’을 보여주는 지문을 제시하기 때문에, 게임이나 영화 등의 창작물이 제공하는 기존의 시각적이고 서사적인 환상을 넘어 사용자의 입맛에 맞춘 ‘거울’을 경험할 수 있다. 내 욕망을 모두 읽어내는 거울 속 ‘나’가,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탈을 쓰고 대화해 준다면 이보다 완벽한 일은 없을 것이다.

 

언제나, 무엇을 하든 ‘중도’에 맞는다면 안전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 참고문헌

1. 박수경. "일본 TV시리즈 애니메이션 <사라잔마이>에 등장한 캐릭터 욕망 분석." 국내석사학위논문 부산대학교 대학원, 2022. 부산

2. 이설희, 성용희. (2008). 게임에서의 시점과 캐릭터 동일시.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8(3), 117-126.

3. 이승우. (2025년07월15일). '챗GPT'가 아니었다…한국인이 가장 오래 쓰는 AI 챗봇 앱은?. 한경.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158625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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