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예림
[한국심리학신문=고예림 ]
생각이 많다. 생각으로 가득 차면 뇌는 공기가 통할 통로조차 없어진 느낌이다. 휴학 신청 후, 어떤 것이든 해야 할 것 같다며 지원했던 심꾸미. 2주마다 직접 주제를 선정하고, 기사 전문을 완성해야 한다. 과제가 주어져야 마음이 편안했던 휴학생은 2주마다 주어진 일이 생겼다는 게 두렵기도 하면서 안심이 됐나 보다.
어떤 날은 주제가 떠오르지 않고, 어떤 날은 한 키워드에 꽂혔으나, 심리적으로 풀어낼 방법이 도저히 없어 긴 글을 엎기도 했다. 또 어떤 날은 기사를 송고하자마자 다음 기사 주제를 정할 수 있었고, 또 어떤 날은 삶의 다른 페이지에서 지쳐있던 내가 다시 밖으로 나가고, 무언가를 잡으며 끙끙 힘낼 수 있도록 했다.
그러했다. 많게만 느껴졌던 나에게 주어진 과제를 벌써 다 해냈고, 14개의 글 하나하나는 올 상반기 나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이 글은 봄에 벚꽃을 보며 우수에 젖으며 써 내렸고, 또 이 글은 시험에 지쳐 허덕이며 기사 작업을 할 때가 휴식처럼 느껴질 때에 완성했던 글.
의견나누기를 통해 받은 피드백 중 가장 울림이 컸던 글
아직 완벽한 글을 쓰기에 보완해야할 점이 많다
문맥이 완벽하지도, 주제가 재밌지도, 제목이 신선하지도 않다. 그러려고 애쓰지 못했다. 2주마다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진실하게 표현하는 것만으로 대단한 일을 해내는 것 같았다. 매 순간 고민과 걱정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고, 2주마다 내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과제처럼 주어진다는 것을 실로 소중한 경험이었다. 글에 몰입하고 내 상태를 돌아보며 불안을 조절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기자의 칼럼을 읽을 때면, 분발해야겠다며 매번 다짐을 했던 결과이다. 아쉬워하지 않으려 한다. 그때그때 작성했던 글들이, 조금은 어색한 문장들이 그때의 내 마음과 감정을 온전히 녹여내고 있으니!
막막했던 처음과 달리, 한 문장 쓰기 시작하면 10년 만에 만난 친구와 대화하듯 말이 쏟아져 나온다. 이것저것 내 삶을 쿡쿡 찌르는 다른 것들이 잊히고 나는 글을 쓰는 데 빠져있다. 이 순간이 아름답다는 것을, 그 모습을 한 우리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는 것을 모든 기자가 꼭 기억하길 바란다. 주제를 선별하기 위해, 고르고 고르는 우리. 그리고 주변에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가지며 이걸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까지 말이다.
심리학을 쉽게, 재밌게 전달했나? 라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할 자신이 없어, 1년을 채우며 조금 더 밀도 있고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자 한다. 이번 하반기에도 총 14개의 기사를 쓰며 그 당시의 자신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한국심리학회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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