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바라본 자폐학생과 또래 조력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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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바라본 자폐학생과 또래 조력의 중요성
  • 기사등록 2025-08-14 18:40:46
  • 기사수정 2025-08-16 15: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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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 신문=정민준]



드라마로 바뀐 자폐스펙트럼에 대한 인식




큰 화제를 모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를 가진 주인공이 변호사라는 전문직에 도전하며 겪는 현실과 성장, 그리고 그를 둘러싼 조력자들의 역할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수많은 시청자가 이 작품을 통해 자폐는 낯설거나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었고, 자폐학생들이 학교 안팎에서 또래와 관계 맺고 성장하는 과정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를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하였다.



특별한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환경



로스쿨을 수석 졸업한 천재 자폐 변호사 우영우처럼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서번트 증후군'은 현실에서는 극히 희귀하다. 고기능 자폐라 하더라도 사회적 의사소통이 매우 어렵고, 일상 규범 및 또래 관계 형성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현주 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진단 기준 중 하나로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를 꼽으며, 대인관계 형성이 원활하지 못하고 비언어적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관심사가 매우 제한적이며 특정 대상에 몰두하는 특징이 나타나는데, 드라마 주인공인 '우영우'의 '돌고래에 대한 집착', '문을 들어가기 전 숫자 세기' 등은 자폐 특성의 전형적 사례에 해당한다.


고기능 자폐 아동의 경우에도 언어능력이 상대적으로 발달되어 있지만, 대화 중 눈 맞춤 회피, 표정 및 몸짓 이해의 어려움 등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의사소통 방식도 부자연스럽고 단조로운 어투나 반향어의 사용, 반복적 언어 사용이 흔히 관찰된다.


드라마가 주목받은 핵심은 주변 인물이 주인공에게 다가가 함께 어울리고,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장면들이었다. 단순히 우영우의 재능이나 드라마적 설정보다, 주변 동료와 가족과의 안정적 관계와 다름을 받아들이고 존중해 주는 환경이 자폐인의 적응과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점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과 시사점을 남겼다.



또래 조력이 만들어내는 교실의 변화와 지향점



실제 교육 현장에서도 또래 조력은 자폐학생의 교실 적응, 사회성 신장, 자아존중감 고양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통합교육 문화가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면서 학생들의 인식과 교실 풍경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장애학생이 따돌림을 당하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통합교육이 자리 잡으면서 학교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제는 학교 전체가 장애학생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을 기울이고, 차별을 용납하지 않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아이들도 서로를 대하는 시선과 태도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아이들은 더 이상 장애학생을 무조건 도와야 하는 ‘시혜적 존재’로 바라보지 않는다. 수업이나 놀이 상황에 맞춰 역할을 나누고,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며 동등한 학교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도움의 차원을 넘어, 서로에게 필요한 참여 방식을 발견하고 실천하는 적극적인 변화이며 또래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작은 선생님’ 역할을 자처하며 자연스럽게 친구를 챙기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된다. 고학년이 되면 놀이 방식과 관심사가 달라지긴 하지만, 친구의 차이를 더 깊이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배려하는 태도는 꾸준히 이어진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경험이 어릴 때부터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만약 학교에서 함께 어울릴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성인이 되었을 때 차별과 혐오 문제를 바꿀 계기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어릴 때부터 형성된 통합의 문화가 사회적 포용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밑거름이 된다.



연구로 확인된 또래 조력의 효과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뒷받침하는 학술 연구도 있다. 대구사이버대학교 조정연 교수는 '또래주도 놀이 활동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과 대인관계에 미치는 효과'라는 연구를 통해 또래 조력의 실질적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진은 사회적 수행력이 뛰어난 또래 아동들이 자폐 아동과 함께 쌓기놀이, 음률놀이, 공놀이, 점토놀이 등 다양한 활동을 주도하도록 했다. 그 결과 자폐 아동들의 변화는 놀라웠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놀이 참여도였다. 처음에는 소극적이던 자폐 아동들이 점차 놀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스스로 참여하겠다고 요구하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놀이 규칙을 이해하고 따르는 능력도 향상되었으며, 또래의 말이나 몸짓 같은 사회적 신호에 반응하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


더 중요한 건 이런 변화가 놀이 시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정에서는 부모와의 대화가 늘었고, 교실에서는 교사나 다른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이 활발해졌다. 결과적으로 또래와 함께한 놀이 경험이 자폐 아동의 전반적인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다운학교와 통합교육의 확산




'정다운학교'는 2018년 40개교에서 시작해 2024년 현재 전국 104개교로 확대되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추진하는 대표적인 통합교육 협력 모델로, 장애 유형이나 정도에 관계없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는 포용적 학교이다.


정다운학교 등 통합교육 현장에서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하는 교실 속에서 또래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도우미 역할을 하면서, 자폐학생들이 사회적 기술을 익히고 학교 생활에 자신감을 갖도록 돕는다. 특수교사와 현장 교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반복적인 상호작용과 놀이 과정 속에서 비장애 또래 학생들이 '작은 선생님' 역할을 맡아 규칙을 알려주고, 상황에 맞게 행동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동료 지원은 자폐학생들에게 사회성 발달과 자아존중감을 키우는 중요한 경험으로 작용한다. 특히 고학년으로 갈수록 역할 놀이 등이 변화하면서 친구들 사이에 자발적 배려와 협력이 더욱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통합교육은 특수교사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학교 관리자, 일반교사, 특수교사, 학교 구성원이 각자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실천하여 학교 문화를 바꾸고 학생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배려와 동등성 인식, '차이와 다름'에 대한 존중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드라마를 넘어, 우리 교실과 사회의 숙제



드라마 우영우는 자폐학생이 교실·사회에서 홀로 파도치는 존재가 아님을 알렸다. 현실에서도 또래 조력은 자폐학생에게 "내 곁에 친구가 있다"는 신뢰, 어울림의 경험, 자아존중감의 씨앗을 심어준다.


또래가 동반자로 곁에 있을 때 자폐학생의 교실 적응, 사회성, 자존감이 실질적으로 향상된다는 점이 계속해서 증명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드라마의 감동을 실제 현실로 만들기 위해, 더 많은 학교와 지원 체제 속에서 체계적인 또래 조력 시스템을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자폐학생의 긍정적 학교 적응과 사회성 발달을 위해서는 또래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작은 선생님' 역할 강화와 이를 지원하는 제도적·교육적 환경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드라마가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메시지이자,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


*참고문헌


1) “자폐성 장애학생도 통합교육에 적응…시간 걸려도 기회 뺏으면 안돼”(2021)-한겨레 신문   “자폐성 장애학생도 통합교육에 적응…시간 걸려도 기회 뺏으면 안돼” 

2) 조정연. (2016). 「또래주도 놀이 활동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과 대인관계에 미치는 효과」. 한국정서행동장애학회, 대구사이버대학교

3) 특별기획 2 - 특수·일반교사가 함께하는 통합교육, 정다운학교 (2023)-행복한 교육   특별기획 2 - 특수·일반교사가 함께하는 통합교육, 정다운학교 

4) [뉴스라이브] '이상하지 않은 우영우'와 자폐에 대한 이해 (2022)- YTN  [문화][뉴스라이브] '이상하지 않은 우영우'와 자폐에 대한 이해 | YTN 

5) 천재 자폐인 '우영우' 변호사, 현실에선 드물까? [헬스컷] (2022)-헬스조선 천재 자폐인 '우영우' 변호사, 현실에선 드물까? [헬스컷] - 헬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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