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왜 청소년의 자존을 살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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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왜 청소년의 자존을 살리는가 - 긍정심리자본과 부모의 역할에 대한 탐색
  • 기사등록 2025-08-25 08: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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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정연수]




긍정심리자본, 청소년기 성장의 핵심 자산



긍정심리자본은 자기효능감, 희망, 자아탄력성, 낙관성의 네 가지 심리적 자원으로 구성된 개념이다. 이는 단순한 ‘좋은 기분’이 아니라,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심리적 힘이며, 청소년기의 불안정성과 혼란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내면의 근력이다.


본 논문에 따르면, 청소년의 긍정심리자본 수준은 평균 3.38점으로 ‘보통’ 수준이었으며, 자기효능감이 가장 높고, 자아탄력성이 가장 낮았다. 이는 외적 성취(성적, 수상 등) 중심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내면의 회복탄력성이나 정서적 안정에 필요한 요소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학업 스트레스와 부모의 기대 속에서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보다 ‘실패하지 않아야 한다’는 불안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칭찬과 공감, 말보다 깊은 심리적 유산



이 연구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물질적 보상보다 칭찬과 공감이 청소년의 긍정심리자본에 더 깊이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다. 연구 참여 청소년 428명 중, 물질적 강화에 대한 인식은 평균 3.61점으로 가장 높았지만, 이 강화는 정작 긍정심리자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반면 칭찬(3.40점)과 공감(3.15점)에 대한 인식이 긍정심리자본 전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이 결과는 오늘날 부모들이 자주 빠지는 ‘물질적 강화의 함정’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용돈이나 선물로 표현되는 사랑은 일시적 만족감을 줄 수는 있지만, 청소년의 자존감이나 낙관성, 회복탄력성이라는 ‘정서적 근육’을 키우지는 못한다. 오히려 반복된 물질적 보상은 ‘성취해야 사랑받는다’는 조건부 사랑을 학습하게 할 수 있다. 반면, 따뜻한 말, 눈을 마주치는 공감, 그리고 실패에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신뢰는 청소년이 스스로를 긍정하는 기반이 된다.



나는 상담 현장에서 이런 장면을 보았다



기자로서 이 연구를 분석하는 동시에, 나는 초등학교 상담 실습에서 실제로 칭찬과 공감의 힘을 확인한 바 있다. ADHD 경향을 가진 아동과 10회기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잘했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화났지만 참으려 했구나. 정말 대단하다”라는 정서 반영을 해줄 때 아이는 더 뿌듯해했다. 칭찬은 단지 행동의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아이가 느낀 감정까지도 인정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그럴 때 아동은 "내가 하는 행동이 인정받을 수 있구나"라는 내적 동기를 쌓아가게 된다.


연구에서도 유사한 맥락이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성적이 좋을수록’ 칭찬과 공감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상호작용 대상이 어머니일 때 긍정심리자본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결과는 부모와의 정서적 교류의 질이 심리적 자산 형성에 얼마나 결정적인지를 말해준다. 특히 '어머니와의 상호작용'이 강조된 점은 양육자 역할에서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시사한다.



가정, 아직도 청소년 성장의 제1환경



교육과 상담 현장에서 종종 “요즘 아이들은 부모 말을 듣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이 논문은 우리에게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청소년이 부모의 말과 행동, 그리고 정서적 표현에 여전히 깊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즉, ‘말을 안 듣는 것 같아도, 부모의 태도는 마음에 새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칭찬은 인색하고, 공감은 빠르다기보다 단절되어 있다. 오히려 "왜 또 실수했니?" "그건 누가 시켜서 한 거니?"라는 부정적 반응이 더 익숙하다. 부모가 정서적으로 과도하게 통제하거나, 혹은 반대로 무관심할 때 청소년의 자기효능감이나 낙관성은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에서, 부모교육은 단순히 ‘좋은 부모가 되는 법’이 아니라 ‘청소년기의 심리 발달과 부모 반응의 상관관계’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 칭찬은 잘하라고 시키는 말이 아니라, 아이가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자기개념을 형성하는 거울임을 알려야 한다.



맺음말: 지금, 가정의 언어를 다시 생각할 때



나는 심리학을 공부하고, 또 상담 실습을 직접 경험하면서 점점 더 확신하게 된 것이 있다. 그것은 청소년의 성장을 이끄는 진짜 힘은 거창한 상담 이론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순간들, 가정에서 오가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눈빛, 그리고 ‘네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정서적 경험이라는 점이다. 심리학은 종종 사람의 마음을 읽는 학문이라 말하지만, 나는 이제 그것이 마음을 ‘키우는’ 학문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더 크다. 부모의 칭찬과 공감, 관심과 신뢰는 아이의 내면을 밀어주는 바람이고, 그 바람이 자존감과 자기효능감이라는 날개를 단단히 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정보에 노출되고, 더 빠른 속도로 독립을 요구받는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여전히 부모의 말에 상처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나 역시 상담 현장에서, 아동이 “선생님, 나 잘했지?”라고 묻던 그 눈빛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것은 단지 확인이 아니라, 인정받고 싶다는 간절한 외침이었다. 결국 우리 사회가 청소년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그들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것, 그리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말보다는 눈빛으로, 지적보다는 공감으로, 평가보다는 지지로 말이다.


가정이란, 여전히 청소년에게 가장 깊은 영향을 주는 정서의 터전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지금, 가정의 언어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 왜 그랬어?”라는 말보다 “무슨 마음이었니?”라고 묻는 부모, “잘했어”라는 말보다 “나는 네가 자랑스러워”라고 말하는 부모. 이런 말이 쌓일 때, 아이는 스스로를 긍정하고, 인생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심리적 자산을 얻게 된다.


이제 우리는 청소년의 성장을 성적이나 결과로만 판단하지 않고, 그들의 마음을 키우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에 있다. 칭찬은 단지 ‘기분 좋은 말’이 아니라, 그 아이가 어떤 존재로 자랄지를 결정짓는 정서적 거울이다. 그리고 그 거울은 우리가 매일 들이대는 말과 태도, 감정으로 만들어진다. 나는 이제야 부모의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 전체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더 따뜻하고 싶다. 그것이 우리가 진심으로 청소년의 곁에 서는 길이 아닐까, 그렇게 믿고 싶다.


참고논문


1) 이지연 and 김혜연. (2017). 청소년의 긍정심리자본에 대한 연구 -부모의 긍정적 강화에 대한 청소년의 인식을 중심으로-. 코칭연구, 10(3),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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