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서재

귀가 먹먹했다.
폭발음이 모든 소리를 집어삼킨 듯,
세상은 잿빛의 침묵에 잠겨 있었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눈을 떴을 때, 시야는 흙먼지와 연기로 가득했다.
콧속으로 타는 냄새가 밀려들었다.
입안이 모래를 씹은 듯 텁텁했고, 혀끝에 피맛이 스쳤다.
몸을 일으키려 하자, 옆구리에 날카로운 통증이 번졌다.
군복이 찢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피가 배어나왔다.
하지만 도윤은 상처를 확인할 틈이 없었다.
“세진… 세진!”
목이 터져라 외쳤지만, 메아리조차 돌아오지 않았다.
불길 너머, 뭔가가 움직였다.
그 순간, 붉게 물든 연기 속에서 세진이 기어 나왔다.
그의 군복은 찢겨 있었고, 얼굴 절반이 피와 흙으로 얼룩져 있었다.
한쪽 팔은 힘없이 늘어져 있었지만, 눈은 살아 있었다.
“살았냐…?”
세진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하려 했지만, 목이 메여 나오지 않았다.
그때, 총성이 다시 울렸다.
불길과 연기 사이로 적의 그림자가 번쩍였다.
탄환이 바닥을 튀기며 가까워졌다.
“뒤로! 이쪽으로 와!”
세진이 손짓했지만, 도윤은 움직이지 못했다.
왼쪽 다리가 돌더미에 끼여 있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빠지지 않았다.
“젠장…”
세진이 이를 악물고 다가왔다.
한 팔로 바위를 밀어내고, 남은 힘을 다해 도윤을 잡아당겼다.
순간, 다시 폭발이 터졌다.
바람이 살을 베듯 휘몰아쳤고, 두 사람은 땅 위로 나뒹굴었다.
도윤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눈앞에서 세진의 입술이 움직였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불길 속에서 형체만 일렁였다.
의식이 끊어지기 전, 도윤은 세진의 눈 속에서
두려움과 결심이 동시에 빛나는 것을 보았다.
작가의 말 :
7화는 포위전의 절정에서 폭발 이후의 혼란과, 생사를 건 구조 장면을 다뤘습니다.
이제 전쟁은 단순히 총을 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이 매 순간 뒤섞이는 공간으로 변해갑니다.
다음 화에서는 이탈에 성공했는지,
그리고 세진과 도윤의 부상이 그들의 행보에 어떤 변화를 줄지 이어집니다.
계속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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