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용
[한국심리학신문=박재용 ]
"내가 당장이라도 죽을듯이 공포감을 느꼈었거든여?"

출처 | YouTube/인생84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 84가 본인의 유튜브 '인생84'에서 공황장애 이후의 본인의 노력들에 대해서 공개했다. 그는 서른 한 살에 웹툰 '복학왕'을 첫 연재하던 날 공황장애가 왔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비타민 D와 항우울제 약을 복용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버스와 지하철 극장에서도 공황장애가 와서, 달리기도 꾸준히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황장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것을 겪고, 수많은 방법들을 다 시도해본다. 공황 장애 진단을 받게 되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그것은 과연 맞는 방법일까?
공황 장애, 암흑 터널 같은 공포

살면서 아예 경험하지 않는다면 최선이겠지만, 우리는 언제든 공황장애나 공황발작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공황을 처음 겪는다면 당황하고 허둥댈 수밖에 없다. 죽을 것 같은 신체적 공포도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바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가'라는 공포이다.
우리는 이렇게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일 때, 병원에 간다. 감기에 걸리면 이비인후과를 가고, 뼈가 부러지면 정형외과에 가서 깁스를 한다. 그리고 각각 차가운 음식을 먹지 않고, 부딪히지 않고 조심히 생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낫는다.
하지만 공황발작, 공황장애는 시간이 지난다고 절대 저절로 낫지 않는다. 캐나다와 브라질의 심리 전문가들에 따르면(Freire et al., 2023), 공황장애 치료를 계속 받아도 5명 중 1명은 1년 안에 공황 발작이 재발한다고 한다.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도 해결이 안되면, 얼마나 두렵고 힘들까.
마치 영원히 끝나지 않을 고통을 받는 기분이 들 것이다.
병원,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나?

과연 병원은 공황장애를 해결해줄 수 없을까?
이것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우선 병원이 '어떤 것'을 치료해주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보편적으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공황장애 치료법은 '약물'이다.
공황장애는 공황발작으로 인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오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이 공포는 '명확한 이유 없이,' '갑자기'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공황 초기에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약물'을 복용한다. 공황장애 환자들에게 이 약물은 공포를 해결해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약물을 몇 개월 동안 복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몇 년동안 복용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약물은 과연 공황 증상 해결에 도움이 되고 있을까?
잠깐의 진통제, 병원
정답은 이미 첫번째 문단 하단에 공개하였다. 안타깝게도, 현재 사용되는 약물으로는 공황장애 치료에 명확한 한계가 있다.
약물복용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공황장애 치료 약물들은 한마디로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학 연구진(Quagliato et al., 2018)은 대표적인 약물인 SSRI가 오히려 공황장애를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보조적으로 쓰이는 벤조디아제핀 역시도 의존성이 너무 높다는 평가를 내렸다.
즉, 치료를 위해서 쓴 약물이 오히려 공포를 강화할 수도, 수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려 의학 전문가들이 있는 병원조차도, 공황장애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이다.
공황은 해결 불가능?
그렇다면 공황장애는 도대체 어떻게 완치될 수 있을까?
병원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위험할 수도 있는 약물을 우리에게 처방해주는 것밖에 없다. 그렇다면 공황장애 진단을 받거나, 공황발작을 겪은 사람들에게 확실한 치료방법은 없는 것일까?
과연 공황장애 치료 결과는 로또처럼 운에 따라 갈릴 수밖에 없는 것일까.
'치료해야 하는 병'이 아닌 '경고'

하지만 혹시 그런 경험은 없는가? 공황발작으로 인해 중요한 발표를 망쳐버렸지만, 그만큼 항상 잘해야 한다는 욕심을 내려놓았던 일. 공황장애가 심해져 많은 스케줄을 포기해야 했지만, 그동안 휴식 없이 일해오다가 오랜만에 쉬었던 일.
공황발작, 공황장애는 당신의 삶을 흔들었지만, 동시에 멈추어 숨 고를 계기를 주진 않았는가?
우리는 때로,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지쳤는지 잘 모르거나 무시하곤 한다. 이에 대해 미국의 진화정신의학자 Nesse(2022)는 공황발작이 우리 몸이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경보 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공황장애는 '병'이 아니라, 단순한 우리 몸의 '반응'이었던 것이다.
"그만해" 공황장애, 우리 마음 깊은 곳의 울음

공황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공황장애의 증상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 몸은 우리가 돌보지 않은 우리 스스로를, 극단적으로라도 지키려고 했을 뿐이다. 공황장애를 겪게 되면 누구나 하던 일을 강제로 중단하고 휴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 우리가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과연 공황장애일까?
병원은 우리를 도와줄 수는 있지만, 공황장애를 해결해주진 못할 것이다. 아무리 병원에 가고 약물을 먹는 등 당장 증상을 치료한다 해도, 공황장애는 다시 재발할 수 있다. 대신, 우리가 스스로가 우리 정신을 혹사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마음을 점검한다면 공황장애까지 오게 된 원인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 몸이 지쳤다는 걸 인정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만이 공황장애 증상 완화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서양의 관련 격언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You can’t run on empty. Sooner or later, even the strongest will stall(빈 연료로는 달릴 수 없다. 결국엔, 가장 강한 이도 멈추게 된다)."
*관련 사이트
인생84. (2024). [유튜브 영상]. YouTube. https://youtu.be/JVeoqwgB9iE
*참고문헌
1) Freire, R. C. R., & Nardi, A. E. (2023). Is it possible to prevent relapse in panic disorder? Expert Review of Neurotherapeutics, 23(8), 677–679. https://doi.org/10.1080/14737175.2023.2229955
2) Nesse, R. M. (2022). Anxiety disorders in evolutionary perspective. In R. T. Abed & P. St John-Smith (Eds.), Evolutionary Psychiatry: Current Perspectives on Evolution and Mental Health (pp. 101–116). Cambridge University Press. https://doi.org/10.1017/9781108986562
3) Quagliato, L. A., Nardi, A. E., & Freire, R. C. (2018). Risks and benefits of medications for panic disorder: A comparison of SSRIs and benzodiazepines. Expert Opinion on Drug Safety, 17(3), 315–324. https://doi.org/10.1080/14740338.2018.1429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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