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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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윤서 ]



최근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 양상을 낳고 있다.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는 AI가 악용되면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범죄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독특한 심리적 특성을 지닌 범죄자들이 존재한다. 과거 범죄자는 물리적 현장에서 직접 행동해야 했다면, 오늘날 사이버 범죄자는 익명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해를 발생시킨다. 그렇다면 이들의 심리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온라인 익명성이 주는 심리적 방패


사이버 범죄자의 핵심적인 심리 요인 중 하나는 익명성이다. 가해자는 온라인 환경 속에서 신원을 숨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며, 이는 죄책감을 약화시키고 범죄에 대한 심리적 저항을 크게 낮춘다. 현실에서는 망설일 행동도 인터넷에서는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피해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를 실제 인간이 아닌 ‘가상의 대상’처럼 여기며 행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술적 능력에서 비롯된 자만심


다수의 사이버 범죄자는 뛰어난 컴퓨터 활용 능력과 보안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기술적 우월감은 범행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작용하기도 한다. 보안 체계를 무너뜨리거나 AI 시스템을 조작하는 과정 자체를 일종의 ‘퍼즐 풀이’로 여기는 경우도 있으며, 범죄 행위를 성취감이나 자기 과시의 수단으로 삼는다. 이러한 태도는 일반 범죄와 비교할 때 더욱 지적이고 계산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금전적 이익에 대한 강한 욕구


사이버 범죄가 급증하는 또 다른 이유는 경제적 동기다. 랜섬웨어, 피싱, 온라인 사기 등은 AI를 활용할 경우 훨씬 더 정교해질 수 있으며, 범죄자는 이를 통해 손쉽게 금전적 이익을 추구한다. 단순히 생활고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기보다는, ‘노력 대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험은 범죄 행위를 반복하게 만드는 심리적 요인이 된다.



피해자에 대한 공감 결여


사이버 범죄자들은 피해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감정적 거리감이 크다. 이로 인해 피해자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단순한 데이터 손실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유포하는 가해자는 피해자를 하나의 ‘이미지 데이터’로 바라보며 인간성을 제거해버린다. 피해자를 비인간화하는 이러한 태도는 범죄 행위에 대한 도덕적 장벽을 크게 낮춘다.



AI가 만든 새로운 심리적 구조


최근 들어 일부 범죄자는 범행 과정에서 직접 개입하기보다 AI에게 작업을 맡기는 방식을 택한다. 예컨대,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동으로 피싱 메일을 작성하게 하거나, 보안 취약점을 분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범죄자는 “내가 직접 한 것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며, 스스로의 죄책감을 약화시킨다. 이는 전통적인 범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AI 시대 특유의 심리적 메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



기존 범죄자와의 차이점


일반적인 범죄자는 분노, 충동, 욕망 같은 직접적인 감정에 휘둘려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사이버 범죄자는 보다 계산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다. 특히 AI 기술과 결합된 범죄는 체계적인 전략과 고도의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해자는 감정보다는 이성적 판단과 기술적 분석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범죄의 은밀성과 지속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심리학적 접근과 대응 방안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적 보안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범죄자의 심리적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예방 교육과 교정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청소년기에 사이버 윤리 의식을 확립하고, 기술력을 합법적인 분야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범죄자의 심리 구조를 고려해,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잘못된 자기 합리화를 깨뜨릴 수 있는 접근이 요구된다.



맺음말


AI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도구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 심리를 만들어내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사이버 범죄자는 익명성과 기술적 자만, 금전적 탐욕, 그리고 피해자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기반으로 범행을 저지르며, AI는 이러한 특성을 더 정교하게 강화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따라서 사이버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기술적 대응뿐 아니라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참고문헌

1. Arif, M., & Zhang, Y. (2025). Exposing the impact of generative AI for cybercrime. arXiv. https://arxiv.org/abs/2505.2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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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9-23 08: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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