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평범한 히어로에게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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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범한 히어로에게 끌린다 - 피터 파커, 평범한 소년에서 히어로가 되다
  • 기사등록 2025-09-10 08: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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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정하은 ]


출처 : MARVEL <스파이더맨 : 홈커밍>

어렸을 적 슈퍼맨이나 배트맨을 보면서 한 번쯤 영웅이 되는 상상을 해보고는 했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영웅의 이야기 시작은 이러하다. '어느 날 태어나 보니 남들과 다른 능력을 갖추게 되었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악당과 싸워 이기게 되었다.' 이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영웅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 있다. 착한 쪽이 결국 성장하며 나쁜 쪽을 물리치고 승리를 쟁취하는 행복한 결말 말이다. 이처럼 각종 히어로 영화에서 자주 쓰이는 이야기 구조를 ‘영웅 서사’라고 하는데 이 안에는 어딘가 규칙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규칙은 관객들이 영화에 빠져들 수 있는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히어로물 영화사 하면 떠오르는 마블에서 개봉했었던 이전의 <스파이더맨> 시리즈 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톰 홀랜드가 주연으로 맡은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무엇보다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의 영웅 서사를 사용하면서도 진부함보다는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관객들은 영화 속에서 어떤 부분을 통해 '스파이더맨'의 매력에 빠지게 된 걸까? 영화가 관객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었던 캐릭터 속 몇 가지 포인트를 살펴보자.


출처 : MARVEL <스파이더맨 : 홈커밍>

평범한 소년, 하루아침에 히어로가 되다


톰 홀랜드가 맡은 피터 파커의 일과는 이렇다. 아침에 눈을 뜨고 책가방을 매고 학교에 가 친구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게 대부분이다. 가끔 심심하면 자기가 직접 만든 거미줄이 나오는 슈트를 입고 동네 깡패를 혼내주거나 동네 주민을 도와주고는 한다. 그러다가도 대학은 어디에 갈지 친구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는 걸 보면 같은 동네에 사는 학생과 다를 게 없다. 이렇게 어딘가 엉뚱하고 사고뭉치처럼 보이는 스파이더맨의 본체는 지극히 평범한 소년이다.


대부분 영웅은 태어났을 때부터 타고난 초능력이 있거나 혹은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는 다소 특별한 인물로 지목된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은 지극히 평범한 소년이라는 점과 특별한 점이라고 해봤자 거미줄과 슈트와 같은 걸 만드는 거에 관심이 많은 과학 덕후라는 점은 꽤 매력 있다. 누군가에겐 영웅일지도 모르지만, 심부름꾼이나 말썽꾸러기로 취급받으면서 동네를 구하던 소년이 이제 도심을 지키고 사람들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다니. 아마 영웅을 꿈꾸던 스파이더맨 본인도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웅장한 오프닝을 지나 나오는 장면은 학교와 사람 냄새 가득한 평범한 동네에서의 소년이다. 누가 봐도 범상치 않은 특별한 사람과 같은 영웅의 이미지를 상상하고 있던 관객의 기대를 깨뜨린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한 소년이 이제 낡은 쫄쫄이 수트를 입고 골목을 누비며 영웅이 되는 본인을 상상하는 걸 보면 관객은 또 다른 기대감을 품게 된다. 이 소년이 과연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 속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와 닮아 있기에 우리는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 


출처 : MARVEL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좌절하고 성장하며 고민하는 현실적인 캐릭터


스파이더맨이 지닌 힘은 손목에 지닌 웹 슈터를 통해 거미줄을 쏘는 거에 불과했지만 시리즈가 지날 수록 그 힘은 강해진다. 스파이더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쫄쫄이 수트에 이전에 없던 전투 기능이 생긴 이후부터는 다른 영웅들처럼 악당의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강해진다. 그리고 이런 힘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이들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치는 단계가 있는데 바로 ‘위기’이다. 위기가 없으면 해결과 극복이 없기 때문에 성장한 히어로에게는 이 위기 구간이 마치 성인식 같이 늘 찾아온다. 우리는 스파이더맨을 보며 언제나 사건을 해결할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지만 위기도 함께 찾아온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관객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악당에게 납치를 당하거나, 다칠 위기에 빠지는 장면들 말이다. 


피터 파커는 스파이더맨이 된 이후로 찾아오는 외부로부터의 문제로 인해 절망에 빠지게 하기도 하며 그와 동시에 해결하고자 하는 극복의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인해 주변 인물들이 위험에 빠지는 모습은 스파이더맨이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고민에 빠지게 하는 요소로 작용된다.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고민하고 선택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는 ‘영웅’이라는 특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들에 공감하며 응원할 수밖에 없다. 완벽한 영웅이 아닌 실수투성이에다가 허점이 있는 모습은 오히려 관객 개인이 느꼈던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며 그때를 떠올리며 호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출처 : MARVEL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히어로의 무게와 책임감


이런 과정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영화는 기대에 부응하듯 관객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전달해준다. 피터 파커가 마침내 스파이더맨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악당과의 싸움에서 이기며 문제를 극복해냈을 때 비로소 관객이 바라던 행복한 엔딩으로 다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스파이더맨의 과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남아있다. 최근의 <스파이더맨>에서는 세계를 구하기 위한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가 결국 소중한 이들과의 관계가 깨지고 외로운 영웅이 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마무리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피터 파커의 인생에서 엄청난 시련이었겠지만 결국 히어로의 운명이 세계를 구하는 것임을 깨달은 그가 세계를 선택하게 되면서 외로운 히어로가 되었다. 이제 톰 홀랜드가 연기한 피터 파커가 세계를 구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이 지워지는 슬픈 결말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관객에게는 또 다른 질문을 남겨주었다. 이제 자신의 능력을 옳게 사용하는 법을 깨달은 히어로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세계에 남겨지면서 다시 사랑에 빠질 수 있을지 말이다. 


스파이더맨에게 이제는  ‘사랑’이라는 과제가 남은 만큼 얼마나 피터 파커가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영웅인지 체감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히어로라는 자리 또한 지켜야 하는 책임감 또한 깊게 자리 잡게 되었다. 이제 피터 파커의 인간적인 고민과 영웅으로서 스파이더맨의 고민이 맞닿게 되는 것이다.


피터 파커의 성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리는 이 시리즈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피터 파커를 응원하게 될 것이다. 이전의 영웅들에게는 최대의 적이 악당이었다면 이제는 사랑과 친구와 같은 현실적 문제들이 해결해야 할 보이지 않는 악당이 되었기 때문이다. 관객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은 바로 이러한 스파이더맨이 지닌 인간적인 면모 덕분이다. 우리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통해 친숙함을 느끼며 자연스레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가장 일상적이고 익숙한 것에 끌린다. 스파이더맨은 이런 부분을 잘 살린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관객으로서 끌릴 이유는 충분하다. 무엇보다 내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그의 성장 과정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제 평범한 소년에서 누군가를 지키는 영웅이 된 스파이더맨. 그가 앞으로 어떤 여정을 겪게 될지 또 다른 기대를 품으며 새로운 여정을 기다려보는 건 어떨까?



참고문헌

1) 전영돈. (2020). 영웅서사의 내적 성장형 캐릭터와 대중적 공감형성 - 마블과 DC의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기반으로 -.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0(1), 364-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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