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도둑맞은 우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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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도둑맞은 우리의 삶 - 우리의 정체성·시간·감정을 사로잡는 SNS의 이면, 그리고 SNS를 대하는 현명한 자세에 대하여
  • 기사등록 2025-09-16 08: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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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채예린 ]



1. 당신이 SNS를 열 때, 정말 찾는 것은 무엇인가?

아침에 일어나 우린 습관처럼 SNS에 들어간다. 밀린 알람에 답장을 하고 스토리를 보며 다른 사람들이 뭐 하는지 본다. 그러고는 릴스를 보며 누어서 멍하니 스크롤을 내린다. SNS를 통해 우린 세상과 소통하고 포장된 타인의 일상을 공유받는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시물과 릴스를 통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얻는다. 이러한 SNS의 기능들은 마치 우리로 하여금 SNS를 통해 무언가를 공짜로 ‘소비’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우리는 SNS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시간, 그리고 감정까지 소비당하고 있다.

 

2. SNS는 ‘정체성 형성의 장’이기도 하다.



SNS는 어떤 곳인가? 온라인에서 나를 표현하고 타인을 빠르게 알아갈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SNS에 사진을 게시하며 많은 '좋아요'와 관심을 바라며 올리기도 하고 이를 통해 자존감의 일시적 상승과 소속감을 누리기도 한다. 많은 심리학 연구에서 SNS는 자아 표현과 정체성 형성의 수단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특히 청소년기나 20대는 SNS를 통해 “나는 누구인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조율해 나간다. SNS는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청소년이 상호작용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자신을 구성하는 ‘사회적 거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정체성 형성의 핵심 무대이기도 하다(Pérez‑Torres, 2024). 이는 SNS에서의 ‘좋아요’와 댓글이 현실보다 더 빠르게 나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기 때문인데, 이 과정 가운데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외부 반응으 정체성을 구성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우리는 SNS를 보며 나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타인의 게시물과 스토리를 보며 내 삶과 비교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비교와 자기 검증의 욕구가 지나쳐 버리면 우리는 타인이 하는 것을 따라 하거나 내 일을 돌아보지 않고 타인이 삶이 성공의 기준이 되어버려 내 길을 잃어버리게 되기도 한다. 또한 멋지고 존경할 만한 나의 모습만을 기록하다 보니 SNS가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고 나타내는 무대라고 믿었지만, 어느 순간 나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나를 연기하기도 한다. 결국 진정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보기 원하는 나를 만들어가게 되기도 한다. 

 

3. 알고리즘이 만드는 정체성 : 내가 좋아하는 건 나의 선택 때문인가, 알고리즘 때문인가. 



모두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새벽에 배가 고파 맛있는 음식들 영상을 찾아보면 다시 새로고침할 때 알고리즘이 음식 관련 영상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외에도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어느샌가 내 SNS는 그것으로 도배가 되어있다. 내가 좋아하는 취향을 반영한 알고리즘이  생각, 취향, 관심사에 맞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처럼 인터넷 검색이나 SNS에서 개인의 과거 행동과 선호도에 따라 맞춤형 정보를 제공받고 이용자가 선별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을 “필터버블”이라고 한다. 맞춤형 정보를 제공받는다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효율적이고 이로운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핵심은 ‘맞춤형’이 아닌 ‘선별된’에 있다. 플랫폼에 의해 제공받는 맞춤형 정보를 계속 보다 보면 점점 그 색이 짙어지고 그 색은 플랫폼이 결정한다. 결국 자기 정체성이 점점 플램폼에 의해 구성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자꾸 주어지니까 좋아하는 걸까?”

 

4. 정보의 과잉: 우리는 ‘소비자’가 아니라 ‘소비당하는 자’다

우리는 정보가 넘쳐흐르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 어느 곳에서도 너무나 쉽게 우린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누군가에 의해 잘 가공된 정보를 소비한다. 또한 AI의 발달로 우리는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빠르게 얻고 생산해 내기도 한다. SNS는 우리의 뇌에 ‘계속 봐야 할 것’이 있다고 속삭인다. 이걸 지금 보지 않으면 손해라고 한다. 또한 우리는 이게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지라도 이 영상을 본다고 해서 손해 보지는 않으니 다 일단 저장해두거나 굳이 시간을 내어 다 본다. 왜? 나만 정보를 얻지 못하면 불안하기 때문이다. 또한 안 보면 나만 뒤질 것 같은 자극적인 썸네일과 조회수는 나를 정보에 집착하고 중독되게 한다.


 그렇지만 이것이 과연 정말 손해가 없을까?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소비당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통계분석기업 IGAWorks Mobile Index 보고서(2025)에 따르면 한국인의YouTube 일일 평균 사용 시간은 약 2시간 20분, Instagram은 약 50.6분이라고 보고되었다. 이는 우리가 하루 활동 가능 시간의 5분의 1 이상을 유튜브와 인스타를 비롯한 SNS에 쓴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어 잘하는 방법을 알아보는데 2-3시간은 써도 영어공부에 2시간도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시간이라는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우리의 소중한 가치를 내어 SNS에서 차고 넘치는 불필요한 정보를 넣으며 정말 필요한 정보에 쓸 시간을 잃곤 한다. 


우리가 잃는 것은 시간만이 아니다. 영국 The Times는 반복되는 SNS 콘텐츠가 ‘시각적 피로감’를 유발해 우리의 판단력과 창의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신경과학자 Misha Blaise는 “유사한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뇌는 덜 생각하게 되고, 새로운 것을 탐색하려는 동기도 약화다”라고 지적한다 (The Times, 2024). 즉, 우린 많은 양의 정보를 다 봐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시간과 에너지, 창의성의 상실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현명한 자세는 정보의 양에 있지 않다. 적은 양의 정보일지라도 그것을 내 삶에 녹이고 소화하는 실천에 있다. 

 

5. SNS는 감정도 소비시킨다



SNS는 단순히 시간을 잡아먹는 도구가 아니다. 우리의 감정 흐름을 바꾸고, 때로는 조작하기도 한다. SNS는 우리의 평소 일상을 담는 매체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행복한 나의 삶을 자랑하는 수단으로 더 많이 사용되지 않는가. 우리는 다른 사람의 행복한 게시글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나 역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나 역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으로 보이기 위해 무언가를 올린다. 이때 ‘좋아요’ 수가 많으면 기분이 좋아지지만, 이는 매우 덧없이 일시적이고 수가 적으면 나에 대한 평가로 착각하며 자존감이 흔들리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SNS는 ‘나’의 감정을 주재하고 흔드는 대상이 되어버린다. 나를 표현하고 타인을 알아가는 데에 사용하려고 했던 도구가 나를 통제하는 대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6. 어떤 사람은 왜 더 많이 집착할까? -나르시시즘과 SNS의 관계



자기애적 성향, 즉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은 타인의 반응에 더 민감하다.

나르시시즘은 자신의 능력, 외모 등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타인의 능력이나 감정을 폄하하는 과도한 자기 중심성이나 성격 특성을 말한다. 이는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존경과 관심을 요구하며, 불안정한 자존감을 숨기기 위해 타인을 착취하고 조종하기도 하며 타인의 관심과 사랑을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 한다. 이들은 SNS를 통해 끊임없이 타인의 주목을 받고 싶어 하고, 이미지 관리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놓는 대신 ‘과장된 긍정’으로 자신을 포장한다. McCain와 Campbell(2018)은 메타분석을 통해 과대 자기애 성향이 높은 사람일수록 SNS 게시 빈도, 셀피 업로드, 팔로워 수 등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물론 SNS는 자기애를 보상받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성향은 실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고립감을 느낄수록 더 강화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관심을 갈망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은 SNS를 관심을 끌기 위한 도구처럼 사용할 위험이 크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는 ‘보여지는 나’를 신경 쓰며 살아가는 존재이고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의 ‘관심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SNS는 그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최적화된 구조로 되어있다. 

 

7. SNS는 사라져야 할 대상이 아니다. 다만, ‘쥐고 있어야 할 도구’다



우리는 SNS를 통해 많은 것을 쉽고 빠르게 얻는다. 정보, 소통과 연결, 자아 표현, 감정 해소 등.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가?’를 자주 돌아봐야 한다.


타인의 삶을 ‘보고 부러워하는 것'에만 시간을 쏟고 있진 않은가?

나도 모르게 SNS 속의 내가 현실의 나보다 더 중요해지진 않았는가? 
나를 있는 그대로가 아닌 멋있고 빛나는 사람으로 포장하는 데 신경이 팔리지는 않았는가?

불안하거나 허전할 때, 가장 먼저 SNS를 누르지 않는가?

 

SNS는 도구다.

도구는 내가 쥐고 있을 때 도구이지, 그 도구가 나를 쥐고 있으면 나는 더 이상 도구에 대한 사용자가 될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우린 ‘사용자’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SNS 속 삶에 비교하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나답게 존재하기 위해.

 

SNS는 우리의 평소 일상을 담는 매체로 보이나 사실은 예쁜 포장지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예쁜 포장지는 선물을 더 빛나게 하고 기대감을 주며 기분을 좋게 하기도 하지만 결코 선물 그 자체는 될 수 없다. SNS도 그러하다. 선물 그 자체가 중요하지, 포장지가 예뻐 보이는 것에 매몰되어서는 안된다. 

 

<참고문헌>
1. Pérez‑Torres, A., Pastor‑Ruiz, Y., & Delgado, B. (2024). Online identity and psychosocial development in adolescents: The mediating role of social media engagement. Computers in Human Behavior, 151, 107208. https://doi.org/10.1016/j.chb.2023.107208

2. The Times. (2024, May 9). Endless scrolling could be sapping your creativity, scientists warn. Retrieved from https://www.thetimes.co.uk/article/endless-scrolling-could-be-sapping-your-creativity-scientists-warn-vgsh3zrbq

3. McCain, J. L., & Campbell, W. K. (2018). Narcissism and social media use: A meta-analytic review. Psychology of Popular Media Culture, 7(3), 308–327. https://doi.org/10.1037/ppm0000127

4.  IGAWorks, 《모바일인덱스 리포트》(2025년 2월 기준)

이미지 출처 
1. 푸드앤메드, 「스마트폰 중독이 수면 부족 유도 」 (2017.07.06 ) 

2. 원간중앙, 「"남 잘 사는 거 보기 싫다"…SNS 피로 증후군」(2023.08.22)
3. 어린이조선일보, 「알고리즘에 갇힌 뇌, 가짜 뉴스 제대로 판별 못 한다」(2024.02.26)

3.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80289.html

4. 부산일보, 「나르시시즘 다시 생각하기 "나르시시즘은 지극히 정상적인 인간 성향"」 (2017.08.24)

5. https://www.shutterstock.com/ko/blog/upload-videos-instagram-pc-mob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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