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전쟁》 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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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과 포성이 끊임없이 능선을 뒤흔들었다.

하늘은 붉게 물들고, 

땅은 파편과 피로 범벅이 되었다.

민호는 몸을 낮추고 방아쇠를 연달아 당겼다.

손은 이미 마비된 듯 무거웠고, 

총열은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

그러나 적의 물결은 끝나지 않았다.

그 옆에서 종철이 다시금 몸을 세웠다.

팔은 붕대에서 피가 번져나왔지만, 

그의 눈빛만은 결연했다.


“민호야, 뒤는 내가 맡을게. 넌 앞으로!”


민호는 고개를 저었다.


“안 돼! 같이 버티는 거야!”


그러나 종철은 잠시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우리가 여기서 멈추면, 모두 끝장이야.

넌 살아서… 이 전쟁을 증언해야 해.”


그 순간, 적의 수류탄이 바위 뒤에 떨어졌다.

민호는 눈을 크게 떴다.


“종철, 피해!”


폭발음이 능선을 찢었다.

흙과 불길이 치솟았고, 

파편이 날아들었다.

연기 속에서 민호는 종철의 몸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그의 손은 아직 총을 움켜쥔 채였다.

민호는 비명을 삼키며 그 곁에 무릎을 꿇었다.


“종철아! 정신 차려!”


그러나 그의 대답은 없었다.

총성이 다시 빗발쳤다.

민호는 눈을 감았다가 뜨며, 

마지막으로 그의 친구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리고 속으로 다짐했다.


“네가 남긴 약속… 내가 살아서 끝까지 지켜낼게.”


민호는 다시 총을 움켜쥐고 일어섰다.

불길과 연기, 

그리고 적의 함성이 능선을 삼키고 있었지만,

그의 발걸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작가의 말 :

20화에서는 능선 전투의 비극적 전환점을 담았습니다.

종철의 희생은 민호에게 깊은 상처와 동시에 새로운 결의를 안겨줍니다.

이제 민호는 단순히 살아남는 병사가 아니라, 

전우의 약속을 짊어진 증언자로 변화하게 됩니다.

다음 화에서는 전투가 절정으로 치닫는 가운데, 

민호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이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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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9-08 09:25:12
  • 수정 2025-09-08 09: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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