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서
[한국심리학신문=조은서 ]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3개월째라는 서울 소재 대학교의 한 재학생. “손님에게 욕설을 듣고도 억지로 웃어야 할 때가 가장 힘듭니다. 퇴근 후에도 그 스트레스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요.” 아르바이트는 대학생들에게 단순한 ‘경제활동’이 아닌, 반복되는 감정노동의 연속으로 남는다.
대학생 알바생의 감정노동의 실태
한국 청년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현장은 겉으론 밝고 친절해야만 하지만, 그 웃음 뒤에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크고 작은 고통이 숨어 있다. 알바몬이 1,072명의 현재 알바생을 대상으로 ‘감정노동’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알바생 중에서 84.6%가 근무 중에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감정노동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 답변은 9.2%로,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청년유니온이 다른 단체들과 함께 전국의 15~29세 아르바이트생 225명을 조사한 감정노동 실태조사 결과는 대학생 알바생들이 고통 받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손님한테 무리한 요구를 받았다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121명(53.8%)이었다. 114명(50.7%)의 응답자들은 인격 무시 발언을 들었다고 답했으며, 89명(39.6%)은 욕설 또는 폭언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성희롱 또는 신체접촉을 당했다는 사람들도 34명(15.1%)이나 됐다. 85.4%가 '기분과 상관없이 항상 웃는 표정을 지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77.3%가 본인의 감정을 숨기고 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복적인 고객 응대와 고압적인 대우, 그리고 조직과 사회의 무관심은 많은 대학생 알바생들에게 정서적 소진과 우울을 안긴다.
디지틀조선일보에 따르면,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이 주로 종사하는 알바 직무 분야는 48.4%로 '매장관리·판매직'이 가장 많았으며, '서빙'이 46.0%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뒤를 이어 각각 '일반 사무직·사무보조'이 15.8%, '주방·조리·주방보조'이 14.5%를 차지했다. 이들 모두 감정노동 비중이 높은 대표적 직종으로 손꼽힌다.
매거진한경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한 아르바이트생은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당시에 수술을 하게 되면서 부득이하게 아르바이트를 쉬게 됐는데 잘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급여도 반년 가까이 지급되지 않았고, 술집 사장은 툭하면 욕설 등 공격적인 언행을 사용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모텔은 어디로 가는지, 얼마 정도 드는지 등의 명백한 성희롱성 질문도 했다고 한다. 이처럼 무시, 폭언, 인격모독, 점주의 부당한 요구 등은 이들의 일상을 황폐화시키고, 스트레스로 인한 체력 저하와 정신질환 위험까지 높인다. 학업과 알바를 병행하는 이중 부담 속에서 대학생들은 '진짜 감정'을 억누르고 억지로 웃어야만 하는 상황에 반복적으로 놓인다.

고통을 뛰어넘는 연대와 돌파구
감정노동으로 고통 받는 대학생들이 증가하며 이에 대한 관심도 증가되었다. 2018년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고객 응대근로자’를 포함한 업무와 관련이 있을 때, 고객 등으로 근로자의 건강장애 등이 발생한 경우 이에 대한 사업주의 예방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사회적 인식 등의 부족과 함께 현실적으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도움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감정노동자 건강보호 우수사례 발표대회”를 개최하여 우수한 기업들의 사례를 전파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인텔레서비스’는 300인 이상 기업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 기업은 슬로건으로 ‘직원의 주체적 삶의 행복’을 내세우며 콜센터 상담원의 스트레스 해소뿐 아니라 즐거운 직장문화의 조성을 위해 노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체 심리상담실을 통해 면담-심층면담-연계치료의 과정을 제공하였다. 뿐만 아니라 블랙컨슈머 응대 프로세스를 진행하며 전화를 끊을 권리를 부여하였다. 또한 통화연결음을 상담사의 가족·친구가 녹음한 음성으로 바꾸어 고객들이 상담사를 존중하도록 하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거의 약 90%에 육박하는 높은 직원 만족율을 이끌어냈다.
사회에 이제 막 첫발은 내딛은 모든 대학교 알바생들을 응원하며
대학생이 알바를 시작하는 동기는 다양하다. 사회경험을 아르바이트로 시작하는 대학생들이 많다. 이들이 사회에 내딛는 첫 발이 너무 고통스럽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보호장치 개선, 공정한 노동 환경 마련을 위한 사회적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사회에 감정노동자가 존중받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폭행과 폭언으로부터 감정노동자가 상처받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안전보건공단 관계자)“
오늘도 웃음 뒤에 아픔을 가득 안고 살아가는 모든 대학생 알바생들에게 이 메시지가 작은 위로와 힘이 되길 바란다.
*참고문헌
1) 정민수, "알바생, 감정노동자 63.9% ‘우울증 경험’ … "본사 및 고용주로부터 감정노동을 강요 받은 경험이 있다"", 데일리매거진, 2021.05.21, https://dailymagazine.co.kr/news/newsview.php?ncode=1065569945108116
2) 박기용, "“뽀뽀해 달라“ “연애하자”…청년알바 감정노동 ‘심각’", 한겨레, 2019.10.19,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656648.html
3) 이진호, 송하은, ""야! 이 xx야, 아직도 그걸 몰라?" 감정 노동에 상처받는 알바생에게도 인권이 있습니다", 매거진한경, 2020.03.23, https://magazine.hankyung.com/job-joy/article/202003234352b
4) 권연수, "대학생 가장 많이 하는 알바 직종 3위 '사무직' 2위 '서빙', 1위는?", 디지틀조선일보, 2019.05.09,
https://digitalchosun.dizzo.com/site/data/html_dir/2019/05/08/2019050880177.html
5) 고용노동부, "감정노동자 건강보호 우수사례 전파", 2018.08.01, https://www.moel.go.kr/news/enews/report/enewsView.do?news_seq=9053
6) 고용노동부, "감정노동자 보호, 나부터 시작합니다", 2018.10.01, https://www.moel.go.kr/news/enews/report/enewsView.do?news_seq=9212
7) 전희진 김수은 전아람 최지훈. (2022). 「전라북도 감정노동자 보호대책 마련 연구 」. 전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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