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용
[한국심리학신문=박재용 ]
"빼꼼~."

출처: 나무위키(빼꼼 애니메이션)
빼꼼. 특유의 몸개그와 리액션으로 오늘날 20~30대 청년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캐릭터이다. 매번 새로운 도전을 하지만, 하는 일마다 실수를 연발하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곤 했었다.
어린 시절엔 그저 웃기기만 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캐릭터가 오늘날의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가져야 할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믿겨지는가?
넘어지고, 실패하고, 놀림받아도 매번 다시 도전하는 그런 능력. 빼꼼이 가지고 있었던 무기는 무엇이었을까?
미지의 힘, 회복탄력성

그것은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나의 회복탄력성은 강한지 약한지, 다음의 문장들을 보고 생각해보자.
친구와 심하게 다퉈서, 집에 와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데 집중이 안되는가? 회사나 학교에서 내가 한 실수가 자꾸만 생각나서 다음 일에 집중하기가 힘든가? 친구와의 약속이 갑작스럽게 취소되자, 마음이 붕 떠서 다른 일에 집중하기가 힘든가? '그렇다'라는 답변이 하나라도 있다면, 일상에서 사소한 것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빼꼼처럼 회복탄력성이란 것이 있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을까?
회복탄력성이란 정확히 뭘까?
다시 일어서는 힘, 회복탄력성

스펀지를 한 번 상상해보자. 꾹 누르면, 모양이 변했다가 다시 원래 모양으로 되돌아온다.
더 세게 눌러도,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 모양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처럼, 회복탄력성은 '힘든 일이 있어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회복탄력성은 우리 일상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스위스 연구진에 따르면, 회복탄력성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스트레스 상황으로 인한 불안, 피로 등이 많이 줄었다고 답했다(Zueger 외, 2023). 즉, 회복탄력성 덕분에 과거의 일이 지금 내 기분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다는 말이다.
결국, 회복탄력성은 오늘도 '우리를 매일 일으켜 세워주는 힘'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회복탄력성, 소수의 특권?
우리 주변에서도 유독 빨리 컨디션을 회복하고 다음 일로 넘어가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때까지 우리는 그 사람들을 단순히 '멘탈이 강하다'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 사람들의 성격이라기보다는 '회복탄력성이 뛰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회복탄력성이 뛰어난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로 질병관리청(2024)에 따르면, 전국 성인(만 19세 이상)의 무려 23.7%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느꼈다고 한다. 즉, 그만큼 회복탄력성을 잘 관리하는 사람은 드물다. 때문에 이러한 회복탄력성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가지는 '특별한 힘'과 같아 보이기도 한다.
과연 회복탄력성은 소수의 사람들만 타고나는 기질일까?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었다?

놀랍게도, 우리는 이미 일상 속에서 회복탄력성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먼저 다음 질문들에 다시 한번 대답해보자.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내어 휴식하려고 하는가? 힘든 일이 있을 때 주변의 친구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하려고 하는가?
한 번이라도 '그렇다'라고 답했다면, 당신은 이미 '회복탄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왜 그런 것일까? 회복탄력성이란 사실 거창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버드 의대 코칭 연구소 설립 멤버인 게일 가젤(2021)에 따르면 회복탄력성은 역경을 이겨내는 힘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의 근육, 정신적인 체력까지 다 포함한다고 한다. 즉, 우리가 컨디션을 회복하려고 하는 모든 행동이 회복탄력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말랑말랑, 변화하는 우리 뇌

반대로, 위 질문들에 다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어도 상관없다. 게일 가젤(2021)에 따르면, 우리는 성인기에도 여러 훈련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다고 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우리가 긍정적인 것을 계속해서 생각하면 우리의 신경 회로가 그렇게 변해간다고 한다.
만약 누군가가 '주변 친구들한테 힘든 이야기를 하는 건 아무 의미 없는 일이야'라고 생각했다고 가정해보자. 하지만, 그가 '그래도 이야기를 하다보면 컨디션이라도 점점 나아질 거야'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언젠가, 믿을 만한 친구에게 먼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날이 오지 않을까.
인생을 바꿀 도전, '회복탄력성'

회복탄력성. 있으면 좋을 능력이지만, 없어도 앞으로의 인생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하루는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아서 또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아깝지 않은가? 그 스트레스들에 신경을 뺏기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것을 원하는 곳에 더 쓸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앞으로, 회복탄력성을 노력해서 키운 인생과 그것이 없는 인생에서 우리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시간은 크게 차이가 나게 될 것이다. 어떤 삶을 선택할 지는 우리의 몫이 될 것이다.
독일의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괴테(Goethe)의 격언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We see only what we know)."
*참고문헌
1) 가젤, G. (2021).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우울, 불안, 번아웃, 스트레스에 무너지지 않는 멘탈 관리 프로젝트 (손현선, 역). 현대지성.
2) 질병관리청. (2024, 12월 23일). 지역사회건강조사 2024년 결과 발표(보도자료). https://www.kdca.go.kr/board/board.es?act=view&bid=0015&list_no=726760&mid=a20501020000
3) Zueger, R., Niederhauser, M., Utzinger, C., Annen, H., & Ehlert, U. (2023). Effects of resilience training on mental, emotional, and physical stress outcomes in military officer cadets. Military Psychology, 35(6), 566–576. https://doi.org/10.1080/08995605.2022.2139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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