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전쟁》 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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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 천막 안, 불빛은 희미했고 공기는 눅눅한 긴장으로 가득했다.

민호와 피난민들이 자리를 잡자, 

생존자들의 시선이 그들을 향했다.

서로를 살피는 눈빛 속에는 경계와 불안, 

그리고 작은 희망이 섞여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생존자들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이제 식량이 바닥났어. 

내일을 버틸 수 있을까…”

“새로 온 사람들과 나눠 먹으면, 

우리 몫은 더 줄어들 거야.”


민호는 그 말들을 들으며 가슴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는 총 대신 피난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했지만, 

굶주림 앞에서는 어떤 무기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튿날, 아침이 되자 생존자들이 모여 앉았다.

낡은 자루에서 꺼낸 것은 마른 옥수수 몇 줌과 곰팡이가 핀 감자 몇 개뿐이었다.

누군가 낮게 불평했다.


“이걸로는 아이들 입에도 못 댄다.”


분위기는 점점 날카로워졌다.

한 사내가 민호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군인, 저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더 굶어야 해. 

그냥 내쫓는 게 낫지 않겠어?”


피난민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민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단호히 말했다.


“우린 함께 살아야 한다. 

서로 등을 돌리는 순간, 

이 전쟁은 우리 모두를 삼킬 거다.”


그러나 말뿐으로는 불안을 잠재울 수 없었다.

민호는 결심했다.


“내가 식량을 구해오겠다. 

대신 이 사람들은 건드리지 마라.”


그의 목소리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종철이 남긴 약속, 

그리고 피난민들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그를 움직이고 있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마침내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다. 

하지만 밖은 위험하다. 

네가 나간다면 목숨을 걸어야 할 거다.”


민호는 총을 움켜쥐며 대답했다.


“목숨을 걸어서라도, 

굶주림은 막아야 한다.”




작가의 말 :

28화에서는 식량 부족으로 인한 생존자 집단 내부의 갈등을 그렸습니다.

전쟁은 총탄뿐 아니라 굶주림과 불신으로도 사람들을 옥죄고, 

공동체를 분열시키려 합니다.

민호는 그 상황 속에서 ‘증언자’로서뿐 아니라 ‘책임 있는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이며,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됩니다.

다음 화에서는 민호가 식량을 구하러 떠나며 맞닥뜨리게 되는 또 다른 위기와 시련이 전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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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9-19 13: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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