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해로움이 감자를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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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송주영 ]


이미지 캡션: INDEPENDENT Tim Wyatt 기자의 2019/01/14 발행 기사



청소년 SNS 규제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청소년의 SNS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미국 남부의 미시시피주는 올해부터 SNS 기업이 사용자 연령을 의무적으로 확인하고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요구하는 법이 시행되었고, 이밖에 50개 주 중 45개 이상이 유사한 규제 정책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호주는 세계 최초로 미성년자 SNS 금지법을 도입했으며, 올해 12월부터는 부모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미성년자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EU 역시 최근 집행 위원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의 연례 정책 연설을 통해 미성년자의 SNS 사용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청소년 정신 건강의 급격한 악화 - 다른 요인이 아닌 SNS인 이유



이러한 흐름은 청소년에게 SNS가 해로울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간접적으로 반영한다. 최근 SNS의 위험성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청소년들이 이를 사용하면서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2012년을 기점으로 미국 청소년들의 소셜 미디어의 사용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2009년 '좋아요'와 '리트윗' 버튼 등이 도입된 이후, 소셜 미디어에 대한 몰입도 역시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실제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해로 인한 청소년 응급실 방문 환자 수, 미국 대학 건강 협회의 대학생의 정신 질환 비율, 미국 전국 약물 사용 건강 조사의 미국 십대 우울증 비율 등 다양한 정신 건강 관련 통계들은 201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여성 청소년에게서 더욱 두드러지게 관찰되었으며, 이는 SNS의 영향력이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현상은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상호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제 3의 변인이 존재하거나, 인과관계의 선후 관계가 잘못 추론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경제적 측면을 살펴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부정적 영향과 달리 미국 경제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한 회복세를 보였다. 또한 청소년 정신 건강 악화의 원인으로 제시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사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지만 청소년보다 성인에게, 연령대보다는 지역이나 사회 계층에 따라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SNS 사용과 정신 건강 악화 사이의 연관성은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O&P - 웰빙에 대한 감자 섭취 사이의 영향력이 SNS 사용과 같다?



그러나 놀랍게도 최근 몇 년간의 연구들은 디지털 기술 사용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기존의 우려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2019년 발표된 Orben & Przybylski(이하 O&P)의 연구는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었다. 연구진은 대규모 역학 연구의 한계를 보안한 새로운 분석 기법 SCA(Specification Curve Analysis)을 활용하여 청소년 35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디지털 기술 사용과 청소년의 행복감 사이에는 거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자들은 이 효과가 '웰빙과 감자 섭취 사이의 상관관계'와 유사할 정도로 미약하다고 표현했으며, 이는 아무리 오래 SNS를 사용하더라도 그것이 청소년에게 감자를 먹는 것만큼이나 해롭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학계와 언론에서 널리 인용되며 SNS 사용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목소리를 키웠다. 


그러나 Twenge 등(2020)은 O&P 연구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SNS의 영향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이들은 O&P의 연구에서 주요 한계점 3가지를 지적했다. 첫째, TV, 게임, 인터넷, SNS 등 사용 동기와 방식이 상이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을 모두 '스크린 타임'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통합해 분석한 점이다. 이는 각 미디어 유형의 고유한 영향력을 희석시키고, 특히 SNS의 특수성을 간과하게 만들었다. 둘째, 성별 구분 없이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성별에 따른 영향력 차이를 포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SNS 사용에 있어 성별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분석 방식은 여성 청소년의 특징적 취약성을 간과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셋째, 학교 만족도나 부모와의 관계 같은 중간 변수를 과도하게 통제 변수로 포함시켜 실제 효과를 희석시켰다는 점이다. 잠재적 매개 변수를 통제하는 것은 모델에 과조정 편향을 발생시켜 실제 연관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연구자들은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고자 SNS를 별도로 분리하고 성별을 고려한 방식으로 분석을 다시 수행했다. 





새로운 연구 결과



그 결과, 여성 청소년 사이에서 SNS 사용과 정신 건강 악화 사이에 강한 정적 상관 관계가 발견되었다(r≈0.20). 이는 음주, 마약, 수면 부족, 정학 여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예측력을 지닌 수치로, 소녀가 매주 소셜 미디어를 얼마나 사용하는지를 아는 것이 그녀의 폭음이나 특정 약물 사용 빈도를 아는 것만큼이나 정신 건강 문제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앞서 O&P는 정신 건강 문제와 스크린 사용 시간 사이의 연관성이 감자 섭취와 유사할 정도로 미미하여 정책 변화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보고했지만, 대체 제약 조건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훨씬 더 강한 연관성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상반된 결과는 연구자가 어떤 분석 방법을 사용하는 지에 따라 동일한 데이터를 사용하더라도 전혀 다른 해석과 함의를 도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r≈0.20이라는 수치는 통계적으로 ‘약한 상관관계’로 분류되곤 한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사회/성격 심리학, 공중 보건, 역학 분야에서 0.30 이상의 신뢰할 수 있는 상관관계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장기간의 개입이 진행된다면 그 영향력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치이다. 예를 들어, 아동기 납 노출과 성인기의 IQ 사이의 상관관계는 -0.09에 불과하지만, 이는 공중 보건 정책 수립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우리는 임의의 보편적 기준이 아니라 동일 영역에서 알려진 다른 관계들과 비교해 상관관계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약한 상관관계를 근거로 “이제 스크린 타임에 대한 걱정을 대부분 멈출 수 있을 것이다”라는 O&P 연구의 주장은 곧 폭음, 헤로인을 비롯한 각종 약물 사용에 대한 걱정도 멈춰야 한다는 주장이 된다. 우리는 SNS 사용의 영향을 단순한 수치로만 판단하기 보다, 그 누적적이고 구조적인 영향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조너선 하이트의 "불안 세대"



조너선 하이트 - 불안세대


유명 사회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는 저서 <불안 세대>에서 SNS 사용과 청소년의 정신 건강 사이의 관계가 단순한 상관을 넘어 원인과 결과일 수 있음을 주장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 사용을 장기간 중단시킨 참여자의 외로움, 우울 증상이 유의하게 개선되었다는 연구를(Hunt et al, 2018) 통해 소셜 미디어의 역설을 설명했다. 


소셜 미디어는 융화성의 욕구 충족을 약속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피상적 연결과 비교를 유발해 좌절과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2010년대 이후 청소년들은 관계의 양적인 증가와 함께 외로움이 증가하는 특이한 패턴을 보였다. 더욱이 이러한 부작용은 성장 과정 속 사회적 관계에 더 민감한 여자 청소년에게 더욱 크게 나타난다. 




규제 이후의 과제



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SNS 사용 사이의 관계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서는 중요한 사회적 이슈이다. 이는 개인의 선택을 넘어, 청소년의 삶의 질과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공공의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각국의 SNS 규제 움직임은 단순한 통제를 넘어 청소년 보호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정책적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규제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SNS 사용을 제한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이다. 청소년들의 건강한 자아 형성과 깊이 있는 관계를 위한 돕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교육 환경과 가정을 넘어 사회가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디지털 환경의 설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놓여 있다. 기술의 편리함과 연결의 장점을 누리면서도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균형점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SNS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청소년의 삶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사회적 매개체이다. 그렇기에 사회적 논의와 책임 있는 태도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청소년의 삶을 위한 진짜 질문은 이제 시작이다. 그들의 일상과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갈 지에 대한 고민은 우리 모두의 몫일 것이다.



출처: 

  1. 1) EU, 미성년자 SNS 금지 도입할까…프랑스선 “틱톡, 청소년에 파괴적” | KBS 뉴스

  2. 2) "스마트폰 하루 2시간만!"…日 청소년 보호 조례 만들었다 :: 공감언론 뉴시스 ::

  3. 3) Twenge, J.M., Haidt, J., Lozano, J., & Cummins, K.M. (2022). Specification curve analysis shows that social media use is linked to poor mental health, especially among girls. Acta psychologica, 224, 103512 .

  4. 4) Orben, A., & Przybylski, A. K. (2019). Screens, teens, and psychological well-being: Evidence from three time-use-diary studies. Psychological Science, 30(5), 682–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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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10-21 08: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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