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멈춘 지하철, 전장연 시위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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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전세희 ]


그림 출처: SBS NEWS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가 지연됐다. 덕분에 사람들은 회사와 학교에 지각하며 많은 불편함을 겪었다. 이유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전장연은 29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지하철 1호선 남영역과 용산역에서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장연과 시민들의 적대 구조는 올해 생겨난 것이 아니다. 


전장연 지하철 시위는 24년 전, 2001년 1월 22일에 발생한 '오이도역 휠체어 리프트 추락 참사'로부터 시작되었다. 노부부는 설을 맞아 아들을 보기 위해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 도착했고 2층 역사로 움직이기 위해 장애인용 리프트에 탑승했다. 3급 장애인이었던 할머니를 할아버지가 도왔고 노부부는 리프트를 타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으나 2층에 도착하기 전 리프트를 지탱하던 철심이 끊어지고 말았다. 노부부는 7m 아래로 떨어졌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하였지만 할머니는 목숨을 잃었다. 오이도역은 2000년에 개통하였기 때문에 리프트의 노후화 문제가 아니었다. 이 참사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당시 할머니가 사망하기까지 9시간 동안의 사고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과 문제를 숨기려고 하는 태도였다. 이 참사를 기점으로 전장연 등 장애인 단체가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해달라는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4호선을 중심으로 시위가 벌어지는 것도 해당 사건 때문이다. 


무엇이 이들을 출근길 지하철까지 이끌었을까. 



특수아에 대해서


과거에는 특수아를 장애아로 지칭했다. 정신적 특성, 감각능력, 신경의 운동이나 신체적 특성, 사회적 행동, 의사소통 능력 등에서 일반 아동과 비교하여 장애를 나타내는 아동을 의미했다. 하지만 현재는 조금 다르다. 과거와는 달리 더 넓은 의미로 자기의 소질을 최대로 개발하기 위해 특수한 교육적 조치나 관련된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아동 및 청소년을 의미한다. 따라서 현재의 특수아 개념은 비단 장애아만을 취급하지 않는다. 특수 교육을 받아야 하는 영재아와 법적으로 장애 아동 범위에 속하지 않는 아동까지 포함한다. 지금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 불의의 사고를 겪은 후, 장애인이 된 경우도 있지만 어렸을 적부터 특수아였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특수아였던 시절, 자기의 소질을 최대로 개발하기 위해 특수한 교육적 조치나 관련된 서비스를 받아왔을까.

 

우리 사회는 여전히 특수아를 가리기에 급급하다. 2017년 서울 강서구 성진학교 설립 주민 설명회에서는 장애 학생 부모들과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마주 보고 무릎을 꿇었다. 일부 주민들은 "혐오 시설"이라며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했다. 교육받을 권리를 요구하는 부모와, 집값 하락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주민의 대립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특수아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학교 한 곳의 문제가 아니다. 특수 아동들이 자라며 마주하는 현실은 여전히 교육권, 이동권, 사회 참여권의 장벽으로 이어진다. 특히 교육권, 이동권, 사회 참여권은 서로 따로 떨어진 권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어린 시절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취업과 사회 참여가 어렵고,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교육과 일자리 역시 그림의 떡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하나의 권리가 결핍될 때, 또 다른 권리 역시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된다면 결국 특수아동들은 자라서 지하철 시위에 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2001년 이후, 장애인의 이동권은 얼마나 달라졌나


2001년 12월 이후 계속되는 시위와 항의 끝에 장애인 이동권 문제도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했다. 2003년 서울시는 저상버스를 최초로 도입했다. 이 전까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고 짧은 거리를 가더라도 전용 택시 혹은 자차가 없으면 집에서 나올 수 없었다. 2005년에는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되며 본격적인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다. 불과 4년 전인 2021년이 되어서 서울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 까지 총 275개역 가운데 254개역에 1개 이상의 엘레베이터가 설치되었다.


하지만 제도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이동권은 여전히 절반의 권리로 남아 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역사도 있고, 설치된 시설마저 고장이 잦아 실제로는 이용이 어렵다. 저상버스의 보급률 또한 법적 기준에는 못 미치며, 배차 간격이 길어 사실상 선택지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장애인들은 여전히 “이동할 수 있는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 앞에 멈춰 서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특수아 상담에서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아이들이 가진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상담실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사회 전체가 권리를 보장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어린 시절 제대로 된 교육과 지원을 받지 못한 특수아동이 성인이 되어 지하철 선로 위에서 외침을 이어가는 현실은, 상담과 제도의 단절이 불러온 사회적 결과라 할 수 있다. 지하철 시위가 불편으로만 남지 않으려면, 특수아동의 교육권에서부터 성인의 이동권까지 끊김 없는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참고문헌

1) 김동일, 외. (2016). 특수아상담 (한국아동·청소년상담학회 연구총서 2).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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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11-13 08: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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