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만 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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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박재용 ]


출처 | MobyGames, 「Clash of Clans Screenshots for iPhone」 (retrieved October 2025)

※ 본 이미지는 보도 및 교육 목적에서 인용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지금의 2,30대 남성들이 학창 시절에 가장 즐겨했었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이다.

이 게임의 목적은 나만의 기지를 짓고 업그레이드해서 최종적으로 다른 유저의 기지를 공격하여 자원을 빼앗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기지를 짓는 데에는 짧으면 30분, 길면 몇시간씩이나 걸렸다.

그래서 꾸준히 게임에 접속하여 기지의 상태를 확인하고, 다음 단계를 진행해야만 다른 유저들보다 앞서나갈 수 있었다.그렇기에 많은 학생들이 바쁜 일상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게임을 접속하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또, 너무 자주 해서 부모님께 꾸중을 듣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청소년 시기 우리의 게임에 대한 집착은 공부를 방해하는 부정적인 습관에 불과했을까?

게임을 즐겨했던 사람들 모두, 왜 그렇게 열정적으로 게임을 했을까.

 

그때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낱낱이 뜯어보도록 하자.




게임, 열정의 '분출구'




우리의 학창 시절을 한 번 떠올려보자. 공부를 잘했을 수도, 그럭저럭 했을 수도, 만족스럽게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성적과 관계없이 우린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무언가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교실에서 조용한 곳에 앉아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시청하는 친구도, 가만히 앉아 책을 읽던 학생도, 전날 했던 게임에서의 무용담에 대해 떠들던 친구들도 다 하나씩 무언가에 '집착'하고 있었다.


캐나다 퀘벡 대학교 몬트리올 연구진(Lalande et al., 2017)에 따르면, 삶의 '특정 영역'에서 심리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본인이 원하는 다른 영역에서의 몰입적인 열정이 나타나기 쉽다고 한다. 여기서 학생 때의 '특정 영역'은 공부일 것이다. 즉, 학생 때 잘하도록 요구되는 '공부'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각자 원하는 분야를 통해서 그 열정을 발휘했던 것이다. 그것은 게임이 될 수도 있었고, 운동이 될 수도 있었고, 좋아하는 영상을 보는 것이 되기도 했다. 위 연구진들은, 심리학적으로 이러한 '열정'들을 '강박적 열정,' 혹은 '몰입'으로 설명했다.


왜 우리는 하필 '청소년 시기'에 이러한 집착을 보였었던 것일까?




청소년기, 몰입의 '절정'




한국에서는 청소년기라고 한다면 보통 '대학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라고만 인식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능력은 우리의 상상을 훨씬 초월한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NTNU) 심리학 연구진에 따르면, 청소년의 열정과 도전 의식은 성인보다 결코 낮지 않으며 오히려 높은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Sigmundsson, Haga, & Hermundsdottir, 2020). 청소년들은 오히려 성인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어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고 싶어하는 의지도 한층 강하다.


뿐만이 아니다. 하버드대학교와 코넬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청소년은 흥미로운 목표나 자극이 주어지면 주의 집중도와 행동 반응 속도가 성인보다 빠르고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Somerville, Jones, & Casey, 2010). 즉 강한 열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줄 일부 능력까지 성인을 능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이나 도전의 기회는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넘치는 '혈기'를 우리 주변에서 가장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인 '온라인 게임'에 쏟게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상태는?




우리가 과도한 '집착'이라고 생각했던 청소년기의 모습은 사실 '열정'이었다. 즉, 우리가 과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오히려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원동력'이었다.


여기서 잠시,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대학에 진학해서 여러 '교양 과목' 수업들을 듣거나, 다양한 사회적 관계와 현실적인 부담들에 치이다 보면 마음 편히 한 가지 일에 몰입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이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한 가지 일에만 '집착'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곤 한다. 우리가 그 어떤 것을 하였든, 깊이 몰입하여 보냈던 청소년기 시절을 말이다.




어른의 몰입, '순간'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이전처럼 몰입하기란 불가능한 걸까.


독일-미국 대학 공동연구진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짧은 시간 동안 완전히 집중하는 ‘순간적 몰입’을 자주 경험한다고 한다(Peifer & Wolters, 2024). 즉, 무언가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일상의 사소한 일에서도 몰입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성인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집착과 몰입은 ‘한 가지 일에 미쳐 있는 상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며 살아가는 감각'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우리에게 청소년기 못지않은 몰입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오늘 하루만큼은, 일상의 작은 순간 하나하나에 온전히 잠겨보는 것은 어떨까.


몰입(flow)의 개념을 세상에 알린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격언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다른 모든 것이 사라질 만큼 한 일에 깊이 빠질 때, 그 경험 자체가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이 된다(When you are involved in an activity so deeply that nothing else seems to matter, the experience itself becomes so enjoyable that you will do it even at great cost).”






*참고문헌

1) Lalande, D. R., Vallerand, R. J., Lafrenière, M.-A. K., Verner-Filion, J., Laurent, F.-A., Forest, J., & Paquet, Y. (2017). Obsessive passion: A compensatory response to unsatisfied needs. Journal of Personality, 85(2), 163-178. https://doi.org/10.1111/jopy.12229

2) Peifer, C., & Wolters, C. A. (2024).
Capturing flow experiences in everyday life: A comparison of momentary states and coverage in ambulatory assessment. Journal of Happiness Studies, 25(6), 3125–3144. https://doi.org/10.1007/s10902-024-00776-1

3) Sigmundsson, H., Haga, M., & Hermundsdottir, F. (2020).
Passion, grit and mindset in the ages 14 to 77: Exploring relationships and differences across age. New Ideas in Psychology, 59, Article 100795. https://doi.org/10.1016/j.newideapsych.2020.100795

4) Somerville, L. H., Jones, R. M., & Casey, B. J. (2010).
A time of change: Behavioral and neural correlates of motivated behavior in adolescence. European Journal of Neuroscience, 32(12), 2155–2162. https://doi.org/10.1111/j.1460-9568.2010.0744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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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10-23 08: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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