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은
[한국심리학신문=정하은 ]
출처 : NETFLIX <크라임씬 제로> 포스터
영화와 드라마만큼이나 사랑 받는 프로그램들 하면 예능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장르 예능이야말로 틀과 자유도가 높은 만큼 독창적인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 추리 마니아라면 지난 9월 23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크라임씬 제로> 시리즈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2014년부터 방영된 시즌제 추리 예능의 시작을 열었던 <크라임씬>은 어느덧 마니아층의 응원으로 새롭게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 <크라임씬 제로>는 기존 팬층을 넘어 새로운 팬층까지 만들어 내며 한국 추리 예능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다시금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추리 예능인 <크라임씬 제로>의 재미 포인트는 무엇일까?
출처 : NETFLIX <크라임씬 제로> 현장 세팅 비하인드 영상
1) 기존 시리즈의 색 유지와 더 커진 스케일
크라임씬의 목표는 그야말로 세트장을 돌아다니며 각 플레이어들의 공간을 수색하고 증거를 수집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수색 공간 자체가 더욱 커졌다는 점이다. 추리 공간이 넓어짐과 함께 퀄리티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프로그램 자체의 즐길 거리는 더욱 풍부해졌다. 실제로 방송 예고편이 공개된 뒤에 ‘한강교 살인 사건’ 회차를 위해 한강 자체를 세트장 안에 재현해놓은 것은 기존의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추리라는 메인 테마의 몰입을 위한 세트장의 스케일이 이곳이 범죄 현장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기존의 색을 잃지 않은 것 또한 하나의 매력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플레이어들은 사건 속에 직접 들어가 용의자와 탐정을 연기한다. 각자의 역할에 몰입하며 이어지는 역할극은 때로 진지하면서도 유쾌하며 마냥 어두울 수 있는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환기시켜준다. 출연진들의 이름 또한 '안의사', '김클럽', '황갑부' 등 보다 직관적인 덕분에 이들의 역할을 쉽게 구분하며 볼 수 있는 것도 한 몫했다. 무엇보다 ‘크라임씬’ 특유의 특징인 허접한 B급 합성으로 만들어진 증거들은 프로그램을 보며 웃을 수 있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또한 이번 <크라임씬 제로>에서는 이전의 시리즈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증거들 속 깜짝 등장하며 과거 시리즈를 회상할 수 있는 순간들 또한 제공한다. 이런 지점들을 찾는 것도 과거 시리즈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가 되어주고 있다.
이번 <크라임씬 제로>는 공간 자체의 스케일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출연진들이 맡은 각 인물들의 역할극에 대한 더 높은 이해도와 몰입도는 물론이고 기존 시리즈가 지닌 증거들에 대한 큰 특징은 건들지 않았다. 오히려 플레이어들이 있는 공간 자체를 더욱 현실감 있게 구현해놨다는 것만으로도 추리 예능으로서 세계관 안에 완전히 몰입될 수 있는 가이드로서 예능의 새로운 재미를 포착하게 만들었다.
출처 : NETFLIX <크라임씬 제로>
출처 : NETFLIX <크라임씬 제로>
2) 누가 범인인가, 시청자 참여형 요소가 되어주는 추리 그 자체
추리 예능의 또 다른 묘미는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이 예능 자체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보는 시청자들의 목표와도 맞닿는다.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은 시청을 함과 동시에 각자 역할을 부여 받은 출연진들 즉 플레이어들의 행동과 증거들을 통해 범인을 추리하게 된다. 그리고 이 추리 과정은 크라임씬 속 출연진들이 직접 추리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과 동시에 진행된다. 이런 프로그램 자체의 특성은 단순히 이 콘텐츠를 감상하는 게 아닌 같이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시청자들은 각 회차마다 사건을 목격하고 ‘범인은 누구인가’에 대해 추리하는 동안 <크라임씬 제로>는 증거 수집 시간과 증거 브리핑 시간들을 이어가며 일련의 과정들을 나열해 보여주고 있다. 출연진들의 이해도 높은 몰입도 속에서 흘러가는 과정들을 지켜보며 시청자들 또한 긴장감 속에서 사건을 함께 추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이 프로그램 자체의 중심 소재인 추리 자체가 시청자와의 참여형 요소가 되어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야기의 흐름을 바꿔주는 중요한 단서가 나왔을 때에는 시청자들의 기대나 기존의 예상 방향을 뒤엎으며 또 다른 반전과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이야기가 지닌 추리 서사와 인과 관계를 쫓으며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범인 찾기’라는 공동된 목표를 느끼게 되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자연스레 발현되기 때문이다. 회차가 진행되는 동안 시청자들은 함께 사건의 실마리를 풀게 되면서 범인이 공개되었을 때 마치 자신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성취감으로 이어진다. <크라임씬 제로>가 시청자들에게 범인은 알려주지 않은 채 벌어진 사건을 보여주면서도 문제 자체를 추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두는 이유이다. 마치 지루할 틈 자체를 주지 않고 세계관 안에 완전히 녹아들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면서도 추리 예능의 특성상 세계관을 이해하고 따라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크라임씬 제로>에서는 이를 위해 추리 게임 자체의 규칙을 중간마다 자막으로 제공해준다. 장르 예능이라는 벽이 있는 만큼 기존의 크라임씬 팬이 아니더라도 이 프로그램을 처음 본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고려한 점이다. 이런 사소한 지점들은 시청자들에게 보다 더 깊은 몰입감을 제공하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만든다. 또한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하게 쌓인 서사는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재생산된다. SNS 상에서 함께 생각과 감상평을 공유하며 이들은 저마다의 해석으로 사건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인물들 간의 서사를 살피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로 자리 잡고 있다.
출처 : NETFLIX <크라임씬 제로>
3) 장르 예능에 대한 꾸준한 갈망
이제는 과거의 예능의 한 축을 그었던 버라이어티 예능인 <무한도전>만큼이나 프로그램의 색 자체가 뚜렷한 예능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 시대에 <크라임씬 제로>는 추리 게임 예능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제공하며 예능계의 빈틈을 잘 파고들었다. 추리물에다가 게임과 두뇌 요소까지 집어넣으며 예능 자체의 신선한 변신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2014년 <크라임씬> 시리즈 이후로 <여고 추리반>이나 <더 지니어스>, <대탈출>과 같이 추리 혹은 두뇌 게임과 같은 독창적인 장르를 섞어내는 예능들이 새롭게 등장하며 수많은 관찰 예능들 속에서 새로운 재미를 전달해주고 있다. 덕분에 마니아층 또한 보유하고 있다. 이야기의 몰입도와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서사가 강하다는 점, 보는 시청자들 또한 함께 사건을 파헤치며 적극적인 참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메리트 있게 작용한다. 이번 크라임씬 또한 초창기부터 주목을 끌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특정한 색과 컨셉을 지닌 장르 예능을 찾아내는 것이 어려운 만큼 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갈증 또한 깊었을 것이다. 그런 타이밍에 등장한 크라임씬 시리즈는 기존의 오랜 팬들과 새로운 예능을 찾던 이들의 입맛에 딱 맞은 것이다. 이제 점점 높아지는 프로그램 내의 퀄리티와 더욱 탄탄해지고 있는 이야기는 앞으로 나올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 또한 증폭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니즈를 잘 파악한 기존 출연진들의 복귀도 한 몫하고 있다. 어쩌면 이런 꾸준한 시도와 흥행은 한국 예능의 한계를 부수 며 새로운 예능을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지닌다. 이런 점에서 어쩌면 새롭게 돌아온 <크라임씬 제로>의 시도는 콘텐츠 시장 속 의미 있는 흥행이지 않을까?
출처 : NETFLIX <크라임씬 제로>
참고 문헌
1) 박소영. (2021). 한국 예능 콘텐츠에 나타난 탈출 게임과 추리 서사 : 〈대탈출〉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국민족문화,(80), 361-392. 10.15299/jk.2021.11.80.361
2) 이영수. (2015). 게임 관찰 예능 TV프로그램의 추리 서사 구조에 대한 연구 - <크라임 씬(Crime Scene)>을 중심으로. 한국영상학회논문집, 13(5), 41-57.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11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