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전쟁》 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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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안개는 마치 전쟁의 상흔처럼 골짜기를 뒤덮고 있었다.

민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붕대는 여전히 축축했지만, 

그의 눈빛에는 다시 생기가 돌아왔다.

천막 밖에서는 청년이 서늘한 공기를 마시며 경계 중이었다.

그의 손에는 낡은 총 한 자루가 들려 있었다.

그는 민호의 목소리를 듣고 천막 쪽으로 몸을 돌렸다.


“일어나셨습니까?”


민호는 숨을 고르며 낮게 물었다.


“이상한 소리, 들었지?”


청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처음엔 바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에요. 규칙적인 발소리입니다.”


그들은 함께 언덕 위로 올라섰다.

희미한 새벽빛 속, 

먼 산자락에서 움직이는 그림자들이 보였다.

서너 명의 무장 인원, 

그리고 뒤를 따르는 더 많은 실루엣.

민호의 얼굴이 굳어졌다.


“놈들이 온다.”


청년은 숨을 삼켰다.


“적입니까?”

“확실하진 않지만… 이런 시각에 오는 자들은 대부분 약탈자들이지.”


민호는 어깨의 통증을 참고 몸을 곧게 세웠다.


“모두 깨워라. 

싸움의 준비를 해야 한다.”


곧 천막 사이에 불빛이 켜졌다.

낯선 무리와 피난민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공기는 급속히 긴장으로 변했다.

청년은 급히 상황을 설명했다.


“이대로라면 그들은 곧 이 골짜기에 도착합니다.

숨어야 할지, 싸워야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공포가 스쳤다.

누군가는 “도망치자”를 외쳤고, 

누군가는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때 민호가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우린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

여기서 밀리면, 다음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


그의 말은 짧았지만, 그 속에는 단단한 결의가 있었다.

청년은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싸웁시다. 

이번엔 저도 함께요.”


모닥불의 불빛이 점점 잦아들었다.

아이들은 조용히 숨을 죽였고, 

어른들은 어둠 속에서 돌과 막대기를 들었다.

민호는 손에 총을 쥔 채 마지막으로 말했다.


“오늘 우리가 지켜내야 하는 건, 단순한 곡식이 아니다.

이곳에서 서로를 믿을 수 있다는 희망이다.”


그 말이 끝나자, 

멀리서 총성이 울렸다.

그 총성은 새벽의 고요를 갈라놓으며, 

또 한 번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작가의 말 :

42화에서는 짧은 평화 뒤에 다시 찾아온 위기, 

외부 약탈자들의 접근과 공동체의 방어 준비를 다루었습니다.

민호와 청년은 이제 단순한 생존을 넘어, 

공동체의 ‘신뢰’와 ‘존엄’을 지키기 위한 싸움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새벽의 총성은 새로운 국면의 시작을 상징합니다.

다음 화에서는 약탈자들과의 첫 충돌, 

그리고 공동체의 결속이 시험대에 오르는 장면이 그려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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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10-20 09: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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