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멈추지 않는 사회…‘PESM 증후군’이 부른 마음의 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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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멈추지 않는 사회…‘PESM 증후군’이 부른 마음의 피로 - 끊임없는 사고와 정보 과부하, 현대인의 뇌는 과열 중
  • 기사등록 2025-11-10 08: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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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전성은 ]



불 꺼진 방에서도 뇌는 멈추지 않는다. 잠들기 전, 내일의 일정과 미답장 메시지, 사소한 대화까지 되새기며 머릿속은 쉼 없이 돌아간다. 최근 이 같은 과잉 사고를 겪는 사람이 늘면서, 심리학계에서는 이를 ‘PESM(정신적 과잉 활동 증후군)’이라 부른다.

 

정신적 과잉 활동 증후군은 생각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멈추려 할수록 오히려 불안이 커지는 현상을 뜻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뇌는 정보를 쉬지 않고 처리하지만 정작 휴식하는 법을 잊었다”며 “불안과 과잉 사고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각이 많을수록 불안해진다”


PESM 증후군은 단순한 걱정이 아니다. 미국 Stanford University 연구팀은 “생각이 많은 사람일수록 전두엽과 편도체가 동시에 과활성화돼 스트레스 반응이 쉽게 일어난다”고 밝혔다. 즉, 생각이 많을수록 불안이 커지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사고의 과열이 자기 비판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SNS 속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나는 부족하다’는 결론”에 쉽게 도달한다. 곽 교수는 “정보가 넘칠수록 사람들은 자신이 놓치고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며 “뇌는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 하지만 행복감은 오히려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피로가 만든 새로운 심리 질환


끊임없는 알림, 업무 메시지, 빠른 반응을 요구하는 환경은 뇌의 휴식 시간을 빼앗는다. 배우경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디지털 피로와 스트레스 관리’ 세미나에서 “과도한 정보 처리 환경은 주의력 결핍과 피로를 유발하고, 장기적으로는 인지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결국, PESM 증후군은 디지털 과부하 사회의 부산물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오히려 불안을 강화하며, 불안이 다시 생각을 불러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멈춤이 곧 회복이다.


전문가들은 PESM을 완화하기 위해 ‘인지적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즉, 불필요한 생각을 줄이고 뇌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습관이다.

 

미국 Harvard University 심리학 연구팀은 “하루 15분가량의 멍 때리기나 명상만으로도 사고의 과부하가 줄고, 집중력과 감정 안정이 회복된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에서도 호흡 훈련이나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전두엽의 긴장도가 낮아지고 자기인식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를 ‘리셋’하는 과정이다.

 


생각을 내려놓는 용기


전문가들은 PESM 증후군을 ‘생각이 많은 사람의 성향’으로 치부하기보다, 사회적 피로의 경고음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효율과 속도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연결되고, 업데이트되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을 느낀다. 하지만 진정한 집중은 멈춤에서 시작된다.

 

곽 교수는 “뇌는 휴식할 때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루 10분이라도 디지털 기기를 내려놓고 호흡을 고르는 시간, 그 짧은 ‘텅 빈 순간’이 PESM 증후군을 완화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멈춤은 패배가 아니다. 스스로를 회복시키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세대와 직업군에 따라 다른 양상


최근에는 PESM 증후군이 세대별·직업군별로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양상도 주목받고 있다. 20~30대는 SNS 피드와 자기계발 콘텐츠에 노출되며 ‘항상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을 경험하고, 40~50대는 업무와 가족 책임이 겹치며 ‘끊임없는 계획 세우기’로 이어진다. 특히 프리랜서나 창작직 종사자처럼 자기 관리에 대한 부담이 큰 직군은 사고의 중단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심리학회 관계자는 “생각을 멈추면 뒤처질 것 같다는 불안이 결국 생산성 저하를 불러오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리학이 권하는 ‘마음의 휴식법’


전문가들은 PESM 증후군 극복을 위해 ‘의식적인 멈춤’을 일상화할 것을 권한다. 명상이나 호흡 훈련뿐 아니라, ‘디지털 안식일’이라 불리는 주말 스마트폰 단절, 자연 속 산책, 느린 식사 등도 효과적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주의 전환을 통해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가 안정화되면 사고의 과잉 순환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마음을 비우는 행위가 아니라, 뇌 구조 회복을 돕는 행동 습관으로 평가된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습관을 꾸준히 반복하면 사고 과열을 예방하고, 스트레스 회복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향상, 대인 관계 개선과 직장 내 소통 효율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생각의 속도를 늦추는 연습이 필요하다.”


심리학계에서는 앞으로 PESM 증후군이 우울, 불안, 번아웃과 함께 ‘신 3대 정신피로 질환’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곽 교수는 “지식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뇌가 그 지식을 소화할 수 있는 여유”라며 “생각의 속도를 늦추는 연습이 결국 자존감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각이 많은 사회일수록 오히려 멈춤의 미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오늘 하루 10분, 스스로에게 ‘생각하지 않을 자유’를 허락하는 것이 PESM 시대의 가장 확실한 회복법일지 모른다.



출처

1) 곽금주(2025.10.10). “디지털 디톡스 얘기하는데 웬 장원영? AI 시대, 서울대 교수가 말한 ‘진짜 해독법’.” YTN 라디오 온에어. 

2) 배우경(2025). “디지털 정보 과부하와 스트레스 관리.” 의협신문(DoctorsNews). 

3) Harvard University Department of Psychology. (2023). Mind Wandering and Cognitive Load: Neural Implications of Over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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