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은
[한국심리학신문=정하은 ]
출처 :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겨울을 알리는 거리 위 반짝거리는 조명들. 이런 추운 날에는 무엇보다 따뜻한 담요를 덮고 좋아하는 차 한 잔과 함께 즐기는 영화야말로 방구석에서 즐기는 최고의 휴식일 것이다, 영화에도 각자의 취향이 있듯이 누구는 <나 홀로 집에>를 질리도록 보거나 <이터널 선샤인>을 떠올리며 겨울의 추운 공기를 로맨스 영화와 함께하기도 한다. 필자는 겨울이 다가오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늘 습관처럼 <해리포터> 시리즈를 본다. 이처럼 우리는 어떤 순간에 각자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영화를 추억 삼아 재생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시간을 보내고는 한다.
1. 영화라는 감각적 타임머신
우리의 기억은 단순한 사건 자체보다는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 대한 인상을 더 강하게 저장한다. 다시 말해 인생 영화를 봤다는 기억 자체가 하나의 감정으로서 기억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해리포터>를 보다 보면 어느 겨울이 다시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어린 시절 <해리포터>를 보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당시에 집 안에는 거대한 트리가 있었다. 그리고 따뜻한 핫초코와 함께 가족과 과자를 나눠 먹던 겨울은 유독 따뜻했다. 어떤 것 하나 걱정할 거 없었던 유년 시절의 행복과 설렘을 나는 영화를 봤던 장면을 통해 아직도 기억한다.
현재의 우리는 어떨까. 익숙했던 장면들과 대사들을 듣다 보면 어느새 영화를 처음 보았던 과거로 우리는 돌아가게 된다. 영화 자체보다 그때의 기분과 공간이 주는 따뜻함, 달콤한 냄새와 같은 감각들이 분위기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영화는 또 다른 기억과 추억이 되어주기도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영화는 과거의 유년 시절을 떠오르게 만드는 ‘감정의 트리거’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영화를 보던 환경이 이루고 있는 함께했던 사람들, 온도와 냄새 등은 우리가 그때를 떠올리게 만드는 중요한 장치로 작동한다. 그리고 이제 유년 시절의 한 편, 소중한 기억으로 남은 <해리포터>는 영화적인 장치를 통해 겨울이라는 계절을 추억하게 만든다. <해리포터> 속 눈이 내리던 호그와트 마법 학교, 주인공들이 모여 있던 따뜻한 기숙사 안,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일부 장면들 속 공간과 소품들은 영화를 보면서 겨울이라는 계절 자체를 떠올리게 만든다. 영화는 장면을 이루는 영상미와 감정을 증폭시켜주는 음향이 합쳐져 있는 만큼 우리의 모든 감각을 일깨워주며 결국 계절의 일부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출처 :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출처 :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2. 익숙한 아지트로 돌아가듯이
<해리포터>의 매력은 무엇보다 그 세계 안에 함께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과 함께 색다른 경험을 보여주는 잘 짜여진 판타지물이라는 점이다. 마법이 허용되는 비현실적인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 있는 공간 덕분에 정말 이 세계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상상 또한 하게 된다. 특히 주인공들이 보내는 크리스마스 파티의 공간은 거대한 트리와 새하얗게 내리는 눈과 더불어 따뜻한 주황빛 색을 사용하며 대비되는 분위기를 제대로 구현해 놓았다. 이와 같은 영화의 연출 덕분에 결국 영화가 제공하는 시각적인 면이 겨울이라는 감각과 함께 섞이며 ‘겨울’이라는 특수한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적 경험을 자연스레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런 영화적 경험들은 일상을 바쁘게 보내는 우리에게 휴식처가 되어주기도 한다.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정 시기에 떠올리는 인생 영화는 무엇보다 정서적 휴식을 취하는 데 큰 도움이 되어준다. 영화를 본다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과거 속 추억에 잠기고 그때처럼 편안한 자세로 좋아하는 영화에 빠져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며 회복과 정서적인 휴식을 동반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는 빠르게 굴러간다. 그런 세계 속에서 보내다가 영화 속 세계에 빠져들어 몰입하는 순간, 보고 있는 영화와 분위기에 편안히 몸을 맡기게 되는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출처 : 영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결국 이런 이유로 필자 또한 겨울이 찾아오면 <해리포터>를 다시 꺼내어 성장하는 주인공들의 여정을 지켜보고 그 속에서 유년 시절 속 기억을 꺼내 먹는 게 습관이 되었다. 이를 통해 예전에 느꼈던 영화를 통해 얻는 즐거움과 행복을 매번 느낀다. 그리고 다가올 겨울도 기대하게 만드는 일부분이 되어주고 있다. 이건 개인적 경험이 아닌 당신의 경험이기도 하다. 각자의 마음 속에 있는 제목을 떠올려보자. 하나 확실한 건 그 영화가 무슨 영화든 결국 개인의 삶 속에서 언제든 안전하게 도망칠 수 있는 아지트처럼 함께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나온 겨울과 오늘의 겨울을 <해리포터>를 통해 기억하는 것처럼, 다시 돌아온 겨울에 떠오르는 마음 속 영화 한 편을 재생해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 문헌
1) 임아영. (2018). 영화의 긍정평가에 영향을 주는 노스탤지어 효과와 유도 요인 연구. 소비문화연구, 21(3), 141-161.
2) 이선주. (2018). 포스트-시네마 시대의 노스탤지어 영화-디지털 시각효과와 필름 영화의 향수-. 현대영화연구, 14(3), 5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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