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은A
[한국심리학신문=김가은A ]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만 유행어를 몰라 대화에 끼지 못한 순간을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유행한다는 이유만으로 줄을 서서 음식을 먹어본 경험도 낯설지 않다. 사실 그 맛이 정말 궁금해서라기보다는, 뒤처지고 싶지 않아서 선택한 행동일지도 모른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싶고,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나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느끼는 것이 자연스럽다. 우리는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속에서 안도하고, 그 흐름에서 벗어날 때 막연한 불안과 소외감을 경험한다. 이러한 감정은 단순한 유행 추종이나 호기심의 문제가 아니라, ‘놓치고 있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FoMO란 무엇인가?

FoMO(Fear of Missing Out)는 패트릭 맥기니스(Patrick James McGinnis)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자신만 중요한 기회나 경험에서 뒤처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을 의미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재학 시절, 그는 학교 내에서 열리는 각종 파티와 행사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하룻밤 사이 무려 일곱 개의 파티를 오갔다고 한다. 그 결과 수업에는 자주 지각했고, 만성적인 피로감에 시달렸다. 맥기니스는 이러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FoMO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FoMO는 이후 SNS의 확산과 함께 더욱 보편적인 심리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일상과 성취, 즐거운 순간들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고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감각에 노출된다. 이로 인해 실제로 큰 흥미가 없음에도 “여기까지 왔으니 꼭 봐야 한다”는 이유로 여행 일정에 박물관과 미술관을 끼워 넣거나, 유행하는 장소와 경험을 따라가게 된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서도 FoMO는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매진 임박’, ‘한정 판매’, ‘지금 아니면 기회 없음’과 같은 문구는 소비자의 불안을 자극해 즉각적인 선택을 유도한다. 이처럼 FoMO는 개인의 선택과 행동을 은근히 조종하는 심리적 요인으로, 일상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이제 이 감정은 소비와 여가를 넘어, 직장과 조직이라는 공간에서도 중요한 심리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직장 내 FoMO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일상화와 원격·하이브리드 근무의 확산은 직장 내 FoMO를 더욱 쉽게 경험하게 만들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와 기회에 노출되고,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환경에서 ‘나만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감정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특히 원격근무 환경에서는 모든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 메신저와 협업 툴을 통해 업무가 이루어지지만, 대화의 일부는 기록되지 않거나 비공식적인 채널에서 오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자신이 정보의 흐름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쉬워지고, 작은 공백조차 불안으로 인식하게 된다. 직장 내 FoMO는 대개 사소한 일상에서 시작된다. 동료들은 다 참여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내 파티나 워크숍, 회식, 휴가 일정에서 나만 빠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만으로도 FoMO는 촉발된다. 참여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조직 안에서의 소속감과 연결감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처럼 직장 내 FoMO는 단순한 개인 성향이 아니라, 현대적 업무 환경과 조직 문화 속에서 형성되는 심리적 경험이다. 그리고 이 감정은 이후 구성원의 행동과 태도를 바꾸며, 긍정과 부정을 동시에 낳는 양가적 결과로 이어진다.
양날의 검, FoMO
직장 내 FoMO는 단순히 부정적인 심리 상태로만 설명되기 어렵다. 최근 연구들은 FoMO가 조직 구성원의 행동과 태도에 상반된 방향의 영향, 즉 ‘양가적 효과’를 지닌다는 점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FoMO는 개인을 소진시키는 동시에, 특정한 행동을 촉진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최다영과 정은경(2025)에 따르면, 직장 FoMO는 직무소진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끊임없이 정보를 놓치지 않기 위해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비교와 자기 점검을 반복하는 과정은 정서적 에너지를 빠르게 소모시킨다. 실제로 선행 연구들 역시 직장 FoMO가 스트레스, 피로, 번아웃과 같은 부정적 결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꾸준히 보고해왔다.
동일한 연구에서 직장 FoMO는 피드백 추구 행동, 그중에서도 ‘모니터링 행동’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니터링이란 상사나 동료에게 직접 질문하기보다는, 메신저·이메일·업무 시스템을 수시로 확인하며 상황을 파악하는 비교적 수동적인 행동을 의미한다. 이는 직장 FoMO가 높은 사람들이 업무 관련 메시지를 더 자주 확인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결국 직장 내 FoMO는 조직 구성원을 끊임없이 연결 상태에 머물게 하며, 한편으로는 업무 몰입을 가장한 과도한 감시와 자기 점검을 낳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서적 소진을 가속화한다. 이처럼 FoMO는 개인의 성과와 조직의 효율을 동시에 위협할 수도, 단기적으로는 행동을 촉진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직장 내 FoMO는 더 이상 개인의 불안 성향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환경과 현대적 업무 방식 속에서 구성원들은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며, 그 과정에서 소진과 과도한 자기 점검을 경험한다. 동시에 FoMO는 정보를 놓치지 않기 위한 행동을 촉진하며 조직 안에서의 적응 전략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감정이 방치될 경우, 몰입이 아닌 피로와 불안의 형태로 누적된다는 점이다. 결국 직장 내 FoMO를 관리한다는 것은 구성원에게 더 많은 연결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불안을 줄이고 ‘놓쳐도 괜찮은 환경’을 만드는 일에 가깝다. FoMO를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지 않고 조직 차원의 심리적 신호로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는 이 양날의 검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
김규민. (n.d.). FOMO 증후군에 대하여. 서울아산병원 스트레스심리상담센터. https://www.amc.seoul.kr/asan/depts/mind/K/bbsDetail.do?pageIndex=2&menuId=4548&contentId=264706
김홍수. (2024년 3월 11일). 2차 전지 광풍 낳은 ‘포모 증후군’ [만물상].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3/07/30/SLZB4W4FP5AKHPEVRYLC35X3ME/
최다영, & 정은경. (2025). 직장에서 살아남기: 직장 FoMO의 양가적 효과와 학습동기의 매개효과 [Surviving at workplace: The ambivalent effects of workplace FoMO and the mediating role of learning motivation]. 한국심리학회지: 코칭, 9(2), 51–79. https://doi.org/10.51457/kjcp.2025.08.9.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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