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끄는 ‘끔찍한 범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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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윤서 ]



최근 잔혹한 범죄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사람들은 뉴스 헤드라인을 피하기보다 오히려 클릭한다. “끔찍하다”는 느낌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떼지 못하는 이 현상은 단지 ‘호기심’ 때문만이 아니다. 심리학·미디어 연구는 이것이 인간의 진화적 생존 본능, 인지 편향, 그리고 현대 뉴스 생태계의 구조적 특성이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한다.



부정성 편향 — 나쁜 정보가 더 강하게 뇌리에 남는다


인간의 뇌는 부정성 편향 때문에 부정적인 정보에 더 큰 주의를 기울이고 오래 기억한다는 것이 연구로 확인됐다. 이는 생존 본능과 연결된 메커니즘이다. 위험 신호를 먼저 인식해 대처했던 진화적 경험이 오늘날에도 영향을 미치며, 위협적 사건은 긍정적 정보보다 훨씬 강력한 정서 반응을 일으킨다. 


이러한 심리적 성향은 단순한 뉴스 소비에도 적용된다. 부정적인 헤드라인일수록 사람들은 더 많이 읽고 공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우리가 위협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둠스크롤링’ — 부정 뉴스 소비의 반복과 악순환


‘둠스크롤링’은 부정적 뉴스에 과도하게 몰입해 끝없이 스크롤을 내리는 행위를 의미하는 신조어로,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뉴스 소비 방식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부정적인 뉴스·콘텐츠를 무의식적으로 반복 소비하는 행동이 문제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상당수가 과도한 정보 소비로 인해 둠스크롤링에 빠져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험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심리 전문가들은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 도파민이 분비돼 일시적인 만족감을 느끼지만, 이런 반복은 결국 불안장애와 정신적 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정적 뉴스 = 현실 인식 왜곡


계속되는 부정적 뉴스 노출은 단순한 정보 소비를 넘어 현실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학술 연구는 반복적인 부정 정보가 “실존적 불안”과 세상에 대한 비관적 관점을 촉진한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는 이란과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부정적 뉴스 소비가 존재론적 불안 수준을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즉, 직접적인 범죄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반복된 자극적 범죄 뉴스는 인간의 근본적 불안 감각을 강화해 삶의 취약성과 통제력 부족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구조가 심리적 반응을 증폭시킨다


현대 뉴스는 경쟁적인 디지털 플랫폼 환경 속에서 사용자의 관심과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알고리즘이 보다 감정적인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선정적인 범죄 보도가 반복해서 소비되도록 만든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스스로 멈추고 싶어도 계속해서 부정적 사건을 접하게 되고, 그 결과 뉴스의 감정적 자극이 심화되고 정신적 영향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부정성 중심의 뉴스 생태계가 피로감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부정 뉴스 소비와 정신 건강의 역설


부정적 정보의 반복 노출은 단순한 관심에서 끝나지 않는다. 여러 보건 전문가들은 과도한 둠스크롤링이 불안, 스트레스, 우울감 등 정신 건강 문제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내 뉴스 보도에서도 ‘둠스크롤링이 반복되면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의견이 전해졌다. 이는 스마트폰을 통해 불안하고 자극적인 정보에 자꾸 노출될수록 마음의 피로가 누적되는 현상과 연결된다. 



결론 — 인간 심리 + 뉴스 생태계의 결합


왜 우리는 잔혹한 범죄 뉴스에 끌릴까? 그 답은 여러 층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 진화적 생존 본능으로 부정적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
✔ 부정성 편향과 반복 소비로 인해 자극 정보에 머물게 됨
✔ 디지털 뉴스 플랫폼의 구조적 특성이 이러한 소비를 강화
✔ 반복된 노출이 현실 인식 왜곡 및 정신적 피로로 이어짐


이처럼 범죄 뉴스 소비는 단순한 ‘흥미’가 아니라 인간의 뇌 구조와 현대 미디어 환경이 맞물린 복합적 현상이다. 독자들은 정보를 무작정 소비하기보다 비판적이고 균형적인 뉴스 소비 습관을 기르는 것이 정신 건강 측면에서도 중요해졌다.



* 참고문헌

1. Bai, H., Wang, S., & Lin, Y. (2024). Doomscrolling evokes existential anxiety: The mediating role of negative affect. Current Psychology, 43(6), 5123–5136. https://doi.org/10.1016/j.copsyc.2024.101388

2. Harvard Health Publishing. (2022, September 8). Doomscrolling: Stop the scroll, reduce the stress. Harvard Medical School. https://www.health.harvard.edu/mind-and-mood/doomscrolling-dangers

3. Newman, N., Fletcher, R., Robertson, C. T., Eddy, K., & Nielsen, R. K. (2023). Reuters Institute digital news report 2023. 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 https://www.digitalnewsreport.org

4. Rozin, P., & Royzman, E. B. (2020). Negativity bias, negativity dominance, and contagion.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 24(2), 135–157. https://doi.org/10.1177/1088868320902908

5. University of California. (2021, October 18). Doomscrolling again? An expert explains why we’re wired to worry. University of California News. https://www.universityofcalifornia.edu/news/doomscrolling-again-expert-explains-why-were-wired-worry

6. Wikipedia contributors. (2024). Doomscrolling. In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https://en.wikipedia.org/wiki/Doomscrolling

7. 스포츠조선. (2025년 5월 26일). ‘둠스크롤링’ 반복하면 불안 커진다…전문의 경고. https://www.sportschosun.com

8. 아시아경제. (2025년 5월 26일). 부정 뉴스 반복 소비, 불안·우울 위험 높인다. https://c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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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1-21 08: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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