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통역사, 뮤지컬 <물랑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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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심소은(zzzz7435@naver.com)]


우리는 저마다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혹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길 바라는지 알아보려고 한 적이 있는가?


결혼상담가 게리 채프먼(Gary Chapman)은 책『5가지 사랑의 언어』에서 사람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주고받는다고 설명한다. 누군가는 따뜻한 말에서, 누군가는 헌신적인 행동에서, 또 누군가는 함께 보내는 시간이나 선물, 신체적 접촉을 통해 사랑을 느낀다. 우리는 보통 자신이 익숙한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하지만 그 방식이 상대가 원하는 방식과 다를 경우, 사랑은 충분히 전해지지 않을 수 있다. 사랑은 진심만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상대가 사랑으로 인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될 때 비로소 닿는다.



사랑의 언어


게리 채프먼은 '봉사', '선물', '함께하는 시간', '인정하는 말', '스킨십'이라는 5가지 사랑의 언어를 소개했다. '봉사'는 상대에게 필요한 부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행동, '선물'은 꼭 비싼 게 아니더라도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물건, '함께하는 시간'은 온전히 상대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투자하는 것, '인정하는 말'은 상대에 대한 칭찬과 인정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 '스킨십'은 신체적 접촉을 통해서 상대에게 정서적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사용하는 사랑의 언어는 무엇이고, 내가 상대방에게 바라는 사랑의 언어는 무엇인가? 우리에게 이 질문을 던지는 뮤지컬이 있다. 뮤지컬 <물랑루즈!> 속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그들의 사랑의 언어를 살펴보면서 사랑을 잘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사진 제공 : CJ ENM MUSICAL


화려한 다이아몬드 여인과 사랑밖에 모르는 순수한 남자


1899년 파리, 보헤미안의 '물랑루즈'에서 최고로 칭송받는 여성 스타 '사틴'과 무명 남성 작곡가 '크리스티안'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물랑루즈와 사틴을 탐하는 귀족 남자 '몬로스 공작'에 의해 둘의 사랑은 위기를 맞는다. 사틴은 재정 위기에 빠진 물랑루즈를 살리기 위해 몬로스 공작의 여인이 되어 버린다. 크리스티안은 그녀를 위해 비밀 연애를 하기로 결정한다. 사틴은 폐결핵에 걸리지만 크리스티안의 음악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크리스티안에게 자신의 병을 숨긴 채 끝까지 몬로스 공작을 사랑하는 척 연기했고, 결국 크리스티안의 음악으로 공연하는 데 성공한다.



사진 제공 : CJ ENM MUSICAL





부자 남자의 서툰 사랑


몬로스 공작은 돈으로 물랑루즈와 사틴을 지배했다. 사틴을 트로피처럼 여기며 그녀를 향한 강한 소유욕과 집착을 드러낸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것이 되었지만, 항상 마음속에는 공허함과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이 아니라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본인도 느끼는 것이다. 분명히 몬로스 공작도 사틴을 사랑했다. 하지만 방식이 잘못된 것이다. 돈으로 사랑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랑에 서툰 몬로스 공작이 나쁜 사람처럼 보이지만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안쓰러운 인물이다. 



사진 제공 : CJ ENM MUSICAL 




누구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일까?


사랑하는 남자의 음악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병에 걸려도 죽기 직전까지 공연을 한 사틴,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지내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꿋꿋하게 그녀를 사랑하는 순수한 청년 크리스티안,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비싼 집에서 재워주고 비싼 옷을 입혀주며 비싼 음식을 먹여주는 몬로스 공작. 과연 어떤 인물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일까? 사람마다 답이 다를 수 있다. 사랑의 방식은 정말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상대가 원하는 사랑'을 베푼 인물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자. 크리스티안은 물랑루즈를 살리기 위해 다른 남자와 지내야 하는 사틴의 상황을 이해해 주면서 그녀가 원하는 대로 비밀 연애를 했다. 그리고 사틴은 무명 작곡가이지만 자신의 음악을 사랑하는 크리스티안을 위해서 아픈 몸을 이끌고 그의 음악을 세상에 알렸다. 하지만 몬로스 공작은 사틴에게 너무나 소중한 물랑루즈에 피해를 주면서 협박을 하여 그녀를 자신의 곁에 두었다. 아무리 비싼 집에서 비싼 음식을 먹고 비싼 옷을 걸쳐도 몬로스 공작과 함께하는 사틴은 결코 행복할 수 없었다. 



사진 제공 : CJ ENM MUSICAL





통역 없이 사랑을 말하는 방법


우리는 크리스티안과 사틴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내가 주고 싶은 사랑'이 아니라, '상대방이 받고 싶어 하는 사랑'을 베풀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혹시나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사랑을 못 받는다고 느낀다면, 그동안 내가 몬로스 공작처럼 '내가 주고 싶은 사랑'만 준 것은 아닌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주고 싶은 사랑'만 주게 되면, 상대는 그 사랑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사랑에 통역이 필요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나는 상대방을 정말 사랑하는데, 아무리 사랑의 크기가 커도 상대방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통역 없이 사랑을 말하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통이 꼭 필요하다. 소통하면서 상대가 원하는 사랑의 언어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내가 원하는 사랑의 언어를 상대에게 알릴 수 있다. 서로가 원하는 사랑의 언어를 사용하면, 상대도 나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고, 나도 상대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면서 사랑이 충만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몬로스 공작처럼 사랑을 했던 사람도 소통하고 노력하면 충분히 사틴과 크리스티안처럼 통역이 필요 없는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뮤지컬 <물랑루즈!>를 보러 가는 것도 추천한다. 영화 <물랑 루즈>도 있지만, 뮤지컬이 세 인물의 서사가 더 극명하게 드러나고, 라이브로 눈앞에서 스토리가 펼쳐지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일단은 오늘 밤, 사랑하는 사람에게 "언제 나한테 사랑받는다고 느껴?"라고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 




※참고문헌

1) 김미영.(2015). 5가지 사랑의 언어활동 아기 학교 프로그램이 모-자 애착관계에 미치는 영향 [석사학위논문, 총신대학교]. http://www.riss.kr/link?id=T13839990

2)   Chapman, G. (2024). 5가지 사랑의 언어 (장동숙·황을호 역). 생명의말씀사.

3) 구정근. (2026, January 10). 시작과 동시에 돈이 아깝지 않다…초호화로 무장한 지상 최대 쇼. 매일경제.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619463

4) Interpark. (2025). 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정보. Retrieved February 9, 2026, from https://tickets.interpark.com/contents/notice/detail/1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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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2-26 08: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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