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DIVE’가 말하는 나르시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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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수현B (gemma_03@naver.com) ]


출처:스타쉽엔터테인먼트Narcissistic, my god i love it

서로를 비춘 밤

아름다운 까만 눈빛 더 빠져 깊이

넌 내게로 난 네게로

숨 참고 love dive

 

IVE(아이브)의 속 사랑은 어딘가 낯설다. 상대를 향해 뛰어드는 듯하지만, 그 시선은 끝내 자신에게 머문다. 이는 오래된 신화 하나를 떠올리게 한다.


나르키소스는 빼어난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누구의 마음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다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사랑에 빠지고, 결국 그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립된다. 이 이야기는 ‘자신에게 빠진 사랑’, 즉 나르시시즘의 시작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현대 심리학에서 나르시시즘은 이 이야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심리학자 우즈훙에 의하면 자아는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느낌에 기초하고 있다.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외부, 내부 정보를 모으고 타당한 근거가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나르시시즘으로 발전한다. 이 자기 긍정의 감각을 붙들고자 하는 마음, 다시 말해 자아를 스스로 긍정하려는 심리적 움직임이 나르시시즘으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자기애는 생각과 행동의 구심력이 되어 말투와 행동, 주장의 표현 강도, 자기 확신의 토대가 된다.


또, 타인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기본적인 나르시시즘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일 수 있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라는 내면의 메시지가 자아를 산산조각낼 수 있기에 타인의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지적에 예민해지는 것이다. 


앞서 말한 기본적인 자기애가 안정적으로 형성될 때, ‘전능감' 역시 현실적인 범위에서 작동할 수 있다. ‘전능한 나르시시즘'이란 자신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심리를 말하는데, 우리가 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적절한 범위의 전능감을 가진다면, 이보다 더 완성도 높은 삶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속 화자는 과연 어떤 자기애를 보여주는 걸까?


출처: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의 화자는 타인에게 자신을 증명하려 하기보다, 스스로를 긍정한 상태에서 관계로 나아간다. 

‘Narcissistic, my god i love it’ 이라는 가사는 화자가 자기애를 숨기거나 부정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자기애를 숨기지 않고, 의식적으로 드러내는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다.

 

‘서로를 비춘 밤’에서 ‘비춘다‘는 건 ’본다'는 게 아니라 ‘반사한다'는 의미다. ’서로를 비춘 밤'은 두 사람이 마주 본 순간이라기보다, 타인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심리적 의미에 가깝다. 이는 타인을 독립된 대상으로 보기보다,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거울로 활용하는 나르시시즘의 기본적 양상과 맞닿아 있다.

 

이어지는 ‘넌 내게로, 난 네게로‘는 언뜻 보면 완전한 상호 몰입 같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대칭이다. ‘네가 나에게, 내가 너에게', 누가 더 빠지지도, 의존하지도 않는 상태이다. 이는 나르시시즘이 관계를 파괴할 때 나타나는 인정 갈망, 타인에의 군림과는 다른, 자아를 건강하게 유지한 채 맺는 관계의 모습을 띈다.

 

‘숨 참고 love dive’라는 표현 역시 중요하다. 무작정 사랑에 뛰어드는게 아닌, 감정을 조절하고, 계산하고, 견딘 채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병리적 나르시시즘이 아닌, 사랑 앞에서도 자아의 중심을 놓지지 않겠다는 태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오늘날 관계에서 상처를 경계하는 청년들의 심리와도 맞닿아 있다.

 

오늘날 경쟁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청년들은 타인과 자신을 끊임 없이 비교하고 자기검열을 반복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존감이 흔들리는 경험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 결과 청년들은 사랑과 관계에서도 상처 받지 않을 준비를 미리 하게 된다.

 

이러한 심리적 맥락에서 나르시시즘은 단순한 자기 도취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심리적 장치로 기능한다. 심리학자 우즈훙에 따르면 나르시시즘은 자신을 지키는 힘이다. 사회에서 상대적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볼수록 개인의 부족한 능력이나 허점의 구멍이 커 보이는데, 이에 대응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신을 아낌없이 보듬고 보호하기 위해 자기애에 푹 빠지는 나르시시즘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자존감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나르시시즘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속 자기애를 드러내는 사랑이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 노래의 나르시시즘이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자신을 먼저 붙드는 태도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나르시시즘을 바라보는 기존의 시선에 질문을 던진다.

 

는 자기애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사랑을 그린 노래다. 하지만 이런 사랑을 우리는 늘 이기적이거나 위험한 감정으로 봐왔다. 그렇다면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겠다는 이 태도는 정말 경계해야 할 감정일까, 아니면 상처받기 쉬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선택한 하나의 방식은 아닐까?



참고문헌 

1) 우즈훙, 2022, 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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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3-23 16: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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