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치료, 다시 만들어 가는 나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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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강미소(kmsan0407@naver.com)]



'맞아, 나도 이런 적이 있었지.'


문학 작품 속 등장인물과 자신을 비추어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문학 작품에 감동과 위로를 받거나, 자기 모습을 성찰하기도 한다. 이런 문학의 장점을 활용한 치료가 있다. 바로 ‘문학 치료’이다. 문학 치료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작품 속 등장인물,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마주하며 치유와 변화를 끌어낸다.


문학 치료란?
미국문학치료협회(NFBPT)에서는 문학치료를 내담자와 치료사 간 치료적 상호작용을 위해 문학을 매개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내담자와 훈련받은 치료사가 문학을 도구로 활용해 이루어지는 치료이다. 여기서 문학 치료가 사용하는 '문학'은 꼭 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여러 장르의 이야기, 신문 기사, 연극, 영화, 일기 등 생각과 느낌을 끌어낼 수 있는 넓은 의미의 문학을 말한다. 문학치료에서 사용되는 문학은 우리가 흔하게 생각하는 예술적 가치가 아닌, 깨달음과 자아 발견을 위한 도구로서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문 문학 치료사 이봉희 교수는 "문학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것이 자기 계발을 위한 문학치료이든 임상적 문학치료이든 환자와 참여자의 균형 있는 성장을 도와서 자신을 너그럽게 수용하고, 보다 아름답게 자신을 개발하며, 변화될 수 없는 현실보다 창의적으로 대처하게 함으로써 자존감을 회복하고 향상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문학치료의 과정은 크게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초기 단계에는 내담자와 치료사 간 신뢰와 공감 관계를 형성한다. 그리고 내담자의 문제를 파악해 치료 목표와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한다. 이를 토대로 내담자에게 맞는 문학 작품을 선정한다. 이후 중기 단계에서는 선정한 문학 작품을 통해 내면을 탐색하고 감정을 표현한다. 이때 역할극, 이야기 창작, 작품 분석 활동은 내담자가 이야기를 공감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마지막 종결 단계에서는 내담자가 치료를 통해 얻은 통찰과 성장을 정리한다. 그리고 현재의 삶에 적용해 긍정적인 변화를 강화한다.


내면의 재구성-문학을 통해 나의 상처를 되돌아본다.

문학은 인간과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 바로 서사이다. 문학 치료는 이런 점을 활용해 내담자가 자신의 결핍과 상처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도와준다. 상담 과정에서 내담자는 제삼자의 관점으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기회를 가지며 자신이 처한 현실을 수용하고 잘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문학 치료는 '내담자가 자신의 삶과 환경을 이야기로 만드는 능력이 있다.'라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자기 서사'는 문학 치료의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한다. 내담자의 삶에 결핍, 상처였던 어두운 면과 마주하고 이를 새로운 서사로 극복함으로써 '치료'하는 것이다. 기존의 부정적이었던 자기 서사를, 문학을 통해 건강하고 성숙한 자기 서사로 통합·재구성한다. 즉, 문학 치료의 핵심은 모든 문제의 해결은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환경, 상대의 변화에서 찾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내적인 성장에서 찾는다. 여태껏 자신이 찾지 못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문학 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올바른 자아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나의 아픔을 글로 꺼내어보는 것-일기 쓰기를 통한 문학 치료

자기 내면을 되돌아보았다면, 이 내면을 꺼내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문학 치료의 주요 기법에는 이런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저널 치료('journal therapy')가 있다. 자기의 아픔을 다시 글로 써보는 방법이다.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정확히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알기 어렵고, 억눌리기 쉽다. 이때 자신의 감정에 대해 써본 글은 그동안 쌓인 감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그리고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을 글로 적으면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 저널 치료는 글 쓰는 사람의 행복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게 돕는다. 


지금 우리 사회는 편리함과 효율성만을 추구하고 있다. 무언가 생각할 틈도 없이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린다. 책을 직접 읽지 않고 AI에게 줄거리를 물어본다. 손 편지, 필사 등 손으로 쓰는 건 이미 카카오톡, 인스타 디엠 등으로 대신한 지 오래다. 느린 속도의 읽기와 쓰기는 뒷전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렇다 보니 우리는 자기의 아픔을 제대로 볼 시간조차 부족하다. 지금 사회에는 빠른 속도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쉴 수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 책과 손 편지 등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이 현상은 어릴 때부터 SNS와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가 자극적인 디지털보다 아날로그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는 문학을 통해 잠시 쉬어가며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책, 영화 같은 다양한 문학 작품에 대한 소비도 점차 늘고 있다. 이렇게 문학의 힘이 과거에 위로와 성찰의 기회만 가졌다면, 지금은 새로운 치료 기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우리에게 문학 치료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결핍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문헌]

1) 조수경. (2021). 저널쓰기를 활용한 문학치료가 청소년의 창의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 인문사회 21, 12(3), 943-956.

2) 조은상. (2020). 문학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개인문학치료 사례를 중심으로-. 문학치료연구, 57, 47-82.

3) 신호림. (2023, 11. 01). [아침광장] 문학치료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경북일보. https://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46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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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3-25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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