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준
[한국심리학신문=김시준(rlatlwns12345@naver.com)]

여러분들은 카페를 자주 이용하는가? 요즘 카페를 이용하다 보면 카페에서 간단한 대화를 나누거나 음료를 마시는 사람도 많지만 시험 공부나 기타 자격증 공부를 하는 사람들 즉 카공족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험 기간이 시작되면 우리는 공부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공부를 할 만한 장소를 찾게 되고 음료값만 내면 앉아 공부 등을 편하게 해도 되는 카페로 가게 된다. 그런데 왜 우리는 돈을 소비하지 않아도 카페보다 더 조용하고 더 편한 집이 있는데 굳이 카페라는 장소로 향하게 되는 걸까? 이에는 심리학적으로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카페 속 백색소음은 도움이 된다.
우리가 카페에 있을 때 우리는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람들의 대화 소리, 음악 소리 등등. 그런데 이러한 카페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집에서 우리가 접하는 소리보다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집은 평소에 굉장히 조용하고 특정 상황에만 돌발적으로 소음이 일어난다. 층간 소음, 가족들의 대화 소리 등 집에서는 조용하다가도 갑자기 큰 소리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카페에서는 보통 잔잔한 음악을 틀어주고 사람들의 목소리도 웅성이는 정도로 끝난다. 이러한 카페에서의 적당한 웅성거림은 전 주파수 대역에 걸쳐 균일하게 걸쳐있는 백색소음의 역할을 하여 공부를 방해하는 주변의 날카로운 소음을 덮는 역할을 하여 작업 집중을 유도하고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각성과 우리의 집중
집은 우리의 신체와 정신에 너무 편한 공간이다. 여키스-도슨 이론에 따르면 각성 수준이 너무 낮을 때 뇌는 정보 처리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동원하지 못한다고 한다. 여기서 각성은 뇌의 망상 활성계가 자극을 받아 신체적, 정신적으로 준비가 된 상태를 말하고 각성 상태에는 크게 잠에서 막 깨거나 지루한 상태인 저각성 상태, 집중력이 가장 높을 때인 최적 각성 상태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안이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과각성 상태가 있다. 집은 우리에게 너무 편하고 안정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우리는 저각성 상태로 있게 되고 저각성 상태일 때 우리는 의욕이나 집중력의 저하를 느낄 수 있다.
감시하지 않는 감시자들
남이 보고 있으면 뭔가 더 일이 잘 된다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로버트 자이언츠가 제시한 사회적 촉진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근처에 타인이 단순히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도 각성 수준이 올라간다고 한다. 카페는 이러한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줄 수 있는 장소이다. 카페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모르는 사람들이 주위에서 서로 신경 쓰지 않고 서로의 일을 열심히 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에게 적당한 긴장감을 부여함으로써 우리의 작업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준다. 혼자 집에 있으면 주변에서 우리에게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지만 카페에서 공부한다면 은근히 타인의 시선을 신경을 쓰게 되고 각성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공부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공간 분리의 중요성
공부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은 구분해 두는 게 좋다. 스티븐 M. 스미스의 1979년 연구에 따르면 환경 맥락이 우리의 기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환경 맥락은 장소를 단순히 공간의 의미가 아니라 우리가 정보를 저장하고 인출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배경 자극의 총합을 의미한다. 이러한 환경 맥락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먼저 환경 맥락 효과를 설명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리인 부호화 특수성의 원리가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암기할 때 뇌는 내용만 저장하는 게 아니라 암기할 때 당시의 풍경, 냄새, 온도, 소음 등을 묶어서 같이 기억한다는 이론인데 이를 카페에 대입해 보면 카페의 풍경, 커피 냄새, 적정한 카페 속 온도, 카페의 잔잔한 음악 등은 우리에게 상황을 묶어 외우기 쉽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맥락 의존 기억이 있는데 이는 우리가 정보를 기억해 낼 때 학습 당시의 환경과 현재 환경이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따라 기억의 양이 달라진다는 이론이다. 그래서 평소에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다시 카페에 와서 공부를 한다면 이는 공부를 하는데 강력한 인출 단서가 되어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당시의 피로나 기분 카페인 섭취 등으로 나타나는 신체 내부의 상태를 나타내는 내적 맥락과 장소나 조명, 소음 등의 외부요인 등을 나타내는 외적 맥락이다. 이를 통해 집중력을 높여줄 수 있는 카페인 섭취를 할 수 있고 다양한 요인들로 우리에게 적당한 각성을 일으켜 줄 수 있는 카페라는 장소는 우리가 공부하기에 아주 적절한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똑똑하게 공부하자
우리는 우리가 공부를 못하는 이유를 우리의 의지력 부족으로 돌릴 때가 많다. 하지만 공부는 의지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우리의 뇌는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같은 사람이여도 어떤 공간이냐에 따라 집중력과 수행능력이 달라진다. 집에서 공부가 잘 안된다면 장소를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때로는 환경을 바꾸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의지일지도 모른다. 공간은 의지보다 강하니까.
1) 김총기, 「압박의 상황에서 일을 능률적으로 하는 법, 여키슨-도슨 법칙」, 『정신의학신문』, 2019.08.14,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6320
2) 김현지, 최민주, 「집중력 향상을 위한 청각 자극의 체계적 문헌 고찰」, 『한국자연치유학회지(Journal of Naturopathy)』, 14(2), 2025, 48-60.
3) Smith, S. M. (1979). Remembering In and Out of Context.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Learning and Memory, 5(5), 460-471.
4) Zajonc, R. B. (1965). Social Facilitation. Science, 149(3681), 269–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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