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현
[한국심리학신문=천지현(mentos45@naver.com) ]
들어가며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는 달이자 봄의 시작을 알리는 달이다. 환경이 바뀌면 신경 써야 할 일도 많고, 그러다 보니 쉽게 피곤해지기도 한다. 이럴 때 항상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것이 내 통제를 벗어나 예측 불가능한 삶이 이어진다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견뎌내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한 완벽한 답이 될 수는 없어도, 당신에게 도움이 될 책 한 권을 소개해 보려 한다.
멜 로빈스(윤효원), 『렛뎀 이론』, 비즈니스북스 , 2025
오늘 소개할 책은 멜 로빈스, 소이어 로빈스의 렛뎀 이론(The LET THEM Theory)이다. 책의 저자 멜 로빈스는 2011년 '스스로를 망치지 않는 방법(How to Stop Screwing Yourself Over)'이라는 테드(TEDx) 강연을 하였고, 여기서 나온 5초의 법칙이 유명해지면서 본격적인 명성을 크게 얻기 시작했다. 5초의 법칙이란,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 5에서 1까지 센 다음 일을 바로 시작하라는 간단한 법칙이다. 그녀는 이 이후 5초의 법칙(2017)을 출간하고 2024년 렛뎀 이론에 관한 책을 출간했다.
렛뎀 이론이란?
렛뎀 이론이란 말 그대로 '내버려두는' 행동을 말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어떤 상황이나 사람을 통제하려는 욕구가 있다. 통제는 예측 불가능성을 줄이고 불안을 낮추어 편안함과 안전함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스레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 한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하였듯이 세상 모든 것을 내 뜻대로 통제할 수 없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통제하려고 애쓰느라 에너지가 낭비되고, 불필요한 스트레스나 긴장을 겪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상황이나 인간관계를 그저 '내버려두고' 나 자신에게 에너지를 통제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책은 말하고 있다.
남이 뭐라고 떠들든 그저 내버려두자, 비가 와서 옷이 쫄딱 젖어버려도 그냥 내버려두자, 친구들이 나만 빼고 놀아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다. 당신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이를 애써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려 하지 말고 눈을 감고 숨을 내쉬며 말해보자. '내버려두자'
내버려두고 나서 해야 할 것
'내버려두자' 다음으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단계는 내가 하기(Let Me)이다. '내버려두는' 것은 단순히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에 불과하다. 이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 책에서 우리가 가진 힘의 원천은 다른 사람을 관리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반응에 있다고 하였다. '내가 하자(Let Me)'라고 말하면 우리의 행동, 생각, 말에 책임지는 것으로 힘을 활용할 수 있다. 내가 하는 것은 우리가 다음에 일어날 일을 통제할 수 있고, 행동할 때에 더 나은 삶을 살게 된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남이 뭐라고 떠들면 나에게 더 좋은 말을 해주면 된다. 아니면 남에게 따지거나 얘기를 해볼 수 있다. 비가 와서 옷이 젖으면 세탁기에 넣거나 말리면 된다. 친구에게 서운하다면 서운하고 이야기를 하거나, 다른 친구를 만나서 놀면 된다. 일단 내버려두고 나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내가 그 일을 행할 때 비로소 렛뎀 이론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
당장 10초 앞의 일도 예상할 수 있는가? 우리는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이 없다. 통제와 예측을 통해 불안을 낮추고, 실수를 줄이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가끔은 우리의 통제가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내 뜻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는다. 인간관계 또한 마찬가지이다. 상대방도 나를 통제할 수 없고, 나도 상대방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다. 그저 내버려두고, 내가 할 일을 찾는 것이 제일 나은 방법이다.
필자 또한 통제 성향이 강한 편인데, 이 책을 접하고 나서 나의 에너지를 올바르게 쓰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는 내 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더욱 강하게 상황이나 남을 통제하려 들고, 내 뜻대로 통제가 되지 않거나 상대방이 나의 예상을 벗어나는 행동을 할 때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 성향 때문에 매일이 긴장 상황이었고, 불안하기도 하였다. 이 책을 접한 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쳤을 때 한번 '내버려두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다는 걸 인지하고, 이 일에 내 에너지를 크게 쏟을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 몸과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렇게 한 발짝 물러서서 상황을 바라보니,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마무리하며
렛뎀 이론은 상대방의 삶에 끼어드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살아가는데 집중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책에서는 렛뎀 이론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평가 극복하기, 타인의 감정적 반응에 대처하기, 원하는 관계 만들어가기, 관계를 건강하게 끊어내는 법 등 우리 삶을 살아가며 '건강한' 상황과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나의 에너지를 바르게 사용하고, 우리의 마음이 상하는 순간을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 하나를 소개하고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하면 다른 사람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여러분들도 시간을 잠깐 내어 책을 읽어보고, 힘든 상황이 닥칠 때 한번 '내버려' 둬 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멜 로빈스(윤효원), 『렛뎀 이론』, 비즈니스북스 ,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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