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ss Bragging: 혹시 바쁜 삶을 자랑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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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함형진(zzxxiop123@naver.com)]


Stress Bragging: 혹시 바쁜 삶을 자랑하고 있나요?

출처: Pixabay

바쁨이 미덕인 사회


최근 대한민국 사회를 보면 마치 바쁨을 미덕처럼 여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어린 나이에서부터 경쟁을 삶으로 배워 온 세대에게는 '뒤처지면 안 된다'라는 불안이 내재해 있어서 그런 것일까? 거시적으로 볼 때에도 사회 전반적으로 불안의 다양한 면모가 보이고, 미시적으로 보아도 우리의 일상 대화에서 바쁨의 경쟁이 쉽게 발견된다. ‘갓생’과 같은 유행어처럼, 우리는 한없이 분주하고 일들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동경하기에 그것을 모방하고자 행동하기 시작한다. 일, 활동, 관계 등 점차 하나씩 더해지는 삶에는 바쁨이 느껴지고, 삶의 양식이 동경하던 이들의 삶과 점차 비슷해질 때 우리는 성취감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자주 우리의 바쁨, 스트레스를 은연중에 자랑하며 이야기한다. 얼마나 일정이 빽빽하게 있는지, 얼마나 많은 책임을 감당하고 있는지, 어제는 얼마나 잠을 못 잤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삶에 대한 걱정이기보다는 오히려 삶에 대한 훈장처럼 느껴진다. 슬픔과 아픔조차 비교하는 사회에서 우리의 바쁨을 이야기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이라기보다는 본인의 삶을 우회하여 자랑하는 방법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경향성에서 바쁨은 이제 부정적인 결과라기보다는 미덕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서는 정말 바쁨이 미덕일까? 그리고 바쁨을 증명하는 삶이 진정으로 자신을 이야기하는 삶이 될까? 

 

Stress Bragging이란?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Stress Bragging이라는 주제가 새롭게 심리학에서 주목받고 있다. Stress Bragging을 다룬 대표적인 연구는 ‘I’m so stressed: The relational consequences of stress bragging’이며, 해당 연구가 Stress bragging의 개념을 잘 나타내고 있다. Stress Bragging은 본인이 경험하고 있는 스트레스를 단순히 토로하는 행위와는 엄연히 다르다. 스트레스 자체를 나누기보다 본인의 분주한 삶, 스트레스 요인이 많은 삶을 강조함으로써 본인의 능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의사소통 방식이다. 다시 말하면 여기서 스트레스는 본인의 상태를 알려주는 도구가 아닌 본인을 증명하는 도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바쁨을 자랑함을 통해 본인의 능력이 더욱 유능하게 보이기를, 본인의 삶이 더욱 값어치가 있기를 바라며 스트레스를 말한다고 한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강조하는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내심 부러운 마음이 들며 그 사람을 대단하다고 평가한 적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 마음의 경험이 우리를 stress bragging으로 더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해당 연구 결과는 우리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결말을 이야기한다. Stress Bragging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하는데, 다음 4가지와 같다. 먼저 스트레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자랑하는 사람은 동료들에게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두 번째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자랑하는 사람은 동료들에게 호감을 덜 얻는다고 한다. 세 번째로 스트레스를 자랑하는 사람들의 동료들 또한 스트레스 전파 효과로 인하여 더 높은 수준의 소진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직장 동료들은 스트레스를 과시하는 사람을 도와줄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스트레스를 강조하는 화법이 타인을 향한 공감의 대화가 아닌 자기중심적인 대화로 인식되기 쉽고, 또한 상대방에게 정서적 피로감을 유발하기에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추가로 스트레스는 감정적으로 주변에 전염되기 쉽다는 이전 연구 결과들을 고려해 본다면, 반복적인 스트레스 이야기는 주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 수준과 번아웃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연구의 주저자인 제시카 로델은 스트레스가 동료들에게까지 전가가 되어 동료 역시 더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고 결국에는 소진 및 업무 회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이에 덧붙여서 직장 문제에 대해서 털어놓을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람을 찾는 것은 좋으나, 직장 문제를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것은 좋지 않다고 당부하기도 하였다. 저자의 다음과 같은 주장을 고려해 본다면, 모두가 바쁘고 정신없는 직장 생활 속에서 우리는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이야기하기보다는 서로서로 응원하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직장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우리는 왜 스트레스를 자랑하게 될까?


스트레스를 건강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은 유익하나,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내세우는 대화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개인과 주변에 주는 것을 최근 연구가 알려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쩌다가 스트레스를 자랑하게 되었을까? 심리학적으로 우리는 타인과의 비교를 쉬지 않으며 동시에 사회적으로 가치 있고자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해 간다. 경쟁과 서열을 쉽게 조장할 수 있는 사회 구조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더 비교하며 이기고자 한다. 그렇기에 특히 대한민국 사회에서 바쁨은 능력과 성취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주변 이야기 혹은 뉴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쉬고 있다고 말하는 순간 뒤처진 사람처럼 느껴지고, 힘들다고 말하지 않으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일까 두려워진다. 어쩔 수 없이 바쁨을 선택하고 지향하면서도 동시에 여유 있는 삶을 꿈꾸는 모순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홀로 분주한 삶이 아닌 함께 나아가는 삶으로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분명히 존경받을 일이다. 본인을 더 알아가기 위해서, 본인을 더 성장시키고 싶어서 시작된 일들에 영양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점차 맹목적인 바쁨에 시달리고, 그 속에서 도리어 본인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면 다시 한번 삶을 점검할 시간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분주한 삶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이야기하는 것이 나 자신을 말해주지 않는다. 도리어 각자의 삶에서 나다운 모습으로 얼마나 성실하게, 감사하게 살아가는 것이 자신을 더 설명해주는 순간이라고 본다. 앞서가야 함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사회다. 바쁨이라는 상황에 있을수록 자신에게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처럼, 대화부터 일하는 순간까지 나에게만 초점이 맞추어진다. 타인을 돌아볼 여유가 없기에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함께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그렇기에 필자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타인에게 시선을 두고 함께 걷는 것이 진짜 미덕이라고 말하고 싶다. 바쁨의 문화보다 여유의 문화가 우리의 삶을 포용하기 시작한다면 더 이상 스트레스를 자랑하지 않아도 본인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우리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모두가 대화에서 긍정적인 정서를 더 경험하지 않을까? 

 

오늘의 칼럼을 쓰면서 이세돌의 말이 생각난다. 이기는 수가 아닌 최선의 수를 두는 것. 특히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 이루어지는 인간관계 속에서도 한 번 숙고해볼 법한 지혜의 조언이다. 

 

참고문헌

1) Rodell, J. B., Shanklin, B. C., & Frank, E. L. (2024). “I’m so stressed!”: The relational consequences of stress bragging. Personnel Psychology, 77(4), 1441–1465. https://doi.org/10.1111/peps.12645 

2) Robinson, B. (2024, July 15). 4 reasons “stress bragging” could be why your coworkers avoid you. American Institute of Stress. https://www.stress.org/news/4-reasons-stress-bragging-could-be-why-your-coworkers-avoid-you/ 

3) HealthDay. (2024, May 27). Are you a “stress bragger”? It’s probably backfiring. Newsmax. https://www.newsmax.com/health/health-news/stress-boasting-colleagues/2024/05/27/id/1166303/ 

4) Sharma, A. (2024, June 18). Stress bragging: Guilty pleasure or work hazard? The Times of India. https://timesofindia.indiatimes.com/life-style/spotlight/stress-bragging-guilty-pleasure-or-work-hazard/articleshow/111484490.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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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4-13 10: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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