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소
[한국심리학신문=강미소 kmsan0407@naver.com]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주식 열풍에 빠지고 있다. 작년 10월에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26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트렌드 2026'에서 MZ세대는 평균적으로 금융자산의 약 30.6%를 투자 및 가상자산 상품에 예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M세대는 전년 대비 4.1% 가장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2021년 상반기 신한금융투자 비대면 채널 계좌 개설 고객 중 20~30대의 비율이 전체의 60%에 달한다. 이런 청년들의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청년들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취업난, 부동산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삶의 전반에 걸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결국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주식을 유일한 자산 형성 수단으로 여기게 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단기 수익을 원하는 '묻지마' 투자와 온갖 돈을 끌어 모아 투자하는 '영끌' 투자 등 과도한 주식 투자로 주식 중독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주식 중독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가정, 나아가 사회까지 문제를 일으키는 심각한 문제이다. 하지만 주식 열풍으로만 단순히 여기는 시각이 많아 심각성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청년층은 본격적으로 재무 행동이 시작되고 활발해지는 시기이지만, 투자 의사 결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심리적 편향들과 결합하여 비합리적 행동을 초래하기 쉽다.
중독의 개념과 특징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표적인 중독 현상은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 스마트폰 중독 등이 있다. 최근 들어서는 종교도 일종의 중독으로 보기도 한다. 이처럼 중독의 대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넓은 의미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독에 대해서는 여러 분야와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인간이 삶의 공허함을 채우고자 현실에서 도피하여 가상 세계에서 소통과 만족을 추구하지만 참된 자기를 상실한 채 왜곡되고 의존적인 삶의 악순환에 빠진 상태를 뜻한다.
중독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크게 3가지의 특징을 띄고 있다. 첫 번째는 내성이다. 중독된 사람은 내성이 강해질수록 기존에 했던 행위와 대상에 만족하지 못한다. 더 많은 자극이 있어야 만족감에 이를 수 있다. 두 번째는 금단증상으로, 중독된 행위를 그만두면 스트레스, 무기력 같은 반응을 나타낸다. 세 번째는 '딱 이번만 하고 끊어야지.'라는 생각 등 자기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스스로 속이는 자기기만 행위이다. 이외에도, 금단증상, 주의력 왜곡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에 따르면 주식 투자자에게도 중독의 일반적 특성 등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건전한 노동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가지게 되어 사회 전체적으로 생산성을 하락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주식이 도박과 비슷하다고?
도박은 요행을 바라며 결과가 불확실한 미래에 돈을 거는 것과 달리 주식은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는 개념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주식과 도박의 유사하다는 생각을 잘하지 못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경제 상황, 국제 정세 등에 영향을 받기에 투자자가 산 주식이 우연히 상승하거나 하락할 수 있는 우연성을 가진다. 또한 주식이 상승할 경우, 큰 금전적 보상과 예측이 맞았다는 사실에 쾌감과 우월감을 느끼므로 유희성까지 지니고 있다. 즉, 주식 투자는 행동의 지속성, 보상의 즉시성 등을 가지고 있어 과도한 몰입과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는 둘 다 본질적으로 미래에 날 보상을 기대하여 불확실성을 감수한다는 전제에서 유사한 심리적 메커니즘과 결과를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식 투자 중에 느낄 수 있는 몰입의 재미는 잠깐이고, 끝나고 나면 자괴감과 우울감이 밀려와 부정적인 정서에서 도피하기 위해 다음 날 다시 매매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투자하는 동안 뇌의 보상 영역인 복측 선조체가 활성화된다. 이때 즉각적인 뇌의 보상으로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도파민을 분비했던 더 큰 자극을 원하는 보상 회로가 자극된다. 그로 인해 전두엽과 중피질 경로가 손상되고 이러한 뇌 변화가 지속되면 욕구 조절의 어려움, 의사 결정의 문제 등 뇌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리가 주식 중독에 빠지기 쉬운 이유 : 감각 추구 성향과 위험 감수 성향
중독에 빠진 사람들이 가진 성향 중에는 크게 감각추구성향과 위험감수성향이 있다. 감각추구성향은 새롭고 자극적인 경험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면서 감각을 추구하는 것이다. zuckerman는 감각추구성향을 사회적, 법적, 신체적, 재정적 위험도 기꺼이 감수하며, 신기하며 복잡하고 강한 감각이나 경험을 추구하려는 욕구라고 말한다. 결국 감각추구성향 수준이 높은 사람은 짜릿함 같은 쾌감을 추구하기에, 더 큰 위험 부담을 지면서 과도한 투자를 하게 된다.
위험감수성향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특정한 행동이 처벌,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위험한 행동을 한다. 보통 위험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더 조심스럽고 주의 깊게 의사 결정을 내려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높은 위험 감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빨리 의사 결정을 내려 기꺼이 기회를 잡으려 한다. 또한 타인이 매우 위험하다고 하는 상황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투자는 불확실한 미래의 수익을 기대하는 다소 위험한 행동이기에 위험 감수 성향이 높을수록 위험 자산에 투자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우리가 주식 중독에 빠지기 쉬운 이유 : 자기 중심성/고통 감내력
중독을 가진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보이는 성격적 결함은 자기 중심성이다. 자기 중심성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개인 내적 심리 구조가 자기애적이고 과시적인 태도를 보이기에 자신이 실수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자기중심성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을 더 과대평가하여 만성적으로 자신이 우월하다고 착각을 보이기 때문에 주식 투자에서도 보상에 대해 더 민감하고 더 큰 이득을 얻을 것이라 기대한다. 사회심리학적 측면에서 과도한 자기 중심성은 중독으로부터의 보호 요인인 자기 통제를 실패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았다.
고통 감내력은 고통을 겪을 때 그 경험 자체를 견디는 과정과 능력을 말한다. 고통감내력이 부족한 사람은 고통스러운 경험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견디지 못하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음주, 흡연, 스마트폰 중독 등 중독 문제에 걸릴 위험이 크다. 일부 청년들은 주식 투자 과정에서 일어나는 손실을 보았을 때 견디지 못하고 빠르게 만회하고자 섣부른 판단을 하게 되어, 또 다른 비합리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결국 현재 겪고 있는 부정적 상황이나 주식 투자에서 입은 손실이라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가를 확인하거나 손실을 만회할 종목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주식 중독 경향이 높아질 수 있다. 즉, 감각추구성향이 높을수록, 고통감내력이 부족할수록 자기중심성이 강할수록 주식에 중독될 위험이 있다.
청년들은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내몰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청년들은 일반적인 근로 소득이 아닌 주식에 목매다는 것일까? 청년들은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부를 축척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특히 고용 불안정과 주거 문제같이 불안감을 높이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주식 투자를 선택하게 된다. 아직 주식 투자에 대한 경험 부족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에 의해 더욱 주식 투자에 과도하게 몰입하게 된다. 청년 주식 중독은 단순히 개인의 특성과 금융 지식 부족이라고 보기보다 구조적 불평등과 제약 속에서 생존을 위한 전략, 사회적 배경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Festinger가 제시한 사회비교이론에 따르면, 사회 비교는 인간의 기본적인 동기 중 하나로 작용한다. 개인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의견과 능력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런 비교는 삶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심리적 기제로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정서적 안정을 얻으려 하는 대처 전략으로 활용된다. 한국과 같이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문화권은 자신에 대한 타인과 사회적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자기를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하게 작용한다.
사회경제적 격차와 자산 양극화가 심화한 구조에서 청년은 자신보다 좋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진 집단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청년층의 투자 활동은 반복적인 거래와 고위험 투자를 정당화하는 심리적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수 있다.
청년 주식 중독, 대한민국 청년들의 어려움으로 인해 생긴 결과
주식 중독은 단순히 개인의 탐욕이나 의지력 부족으로 치부할 수 없다. 도박 중독에는 문제성에 대한 인식이 일반화되어 있지만, 주식 중독 앞에서는 여전히 합법적인 투자로 생각하는 이유를 우리는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청년들이 월급 대신 주식 앱을 붙잡게 된 것은 노력해도 좁힐 수 없는 자산 격차, 끝이 보이지 않는 주거 불안, 그리고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든 시장에 접속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상대적 박탈감이 일상이 된 세대에게 주식은 유일하게 허락된 역전의 통로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중독된 청년 개인을 향한 질타와 비난이 아니다. 왜 그들이 그 주식에만 몰릴 수밖에 없었는지를 묻는 구조적 성찰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청년 주식 중독의 문제는 특정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이라면, 청년 시절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조금만 다른 조건 속에 놓였더라면 누구든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1) 박민지. "청년층의 주식투자 경험에 관한 연구." 국내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대학원, 2024. 서울
2) 방지후. "청년의 주식 중독 성향 영향 요인 분석." 국내석사학위논문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2025. 서울
3) 조우관, 전유민 and 이석호. (2025). 위험감수성향과 자기중심성이 주식중독에 미치는 영향: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30(1), 91-110.
4) 손명환. "감각추구성향, 고통감내력 부족, 삶의 기대가 주식중독 경향성에 미치는 영향." 국내석사학위논문 삼육대학교 대학원, 2023. 서울
5) 안영규. (2021). 주식중독의 원인 및 대응방안. 한국중독범죄학회보, 11(3), 69-83.
6) 하나금융연구소, 「2026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트렌드 보고서」/ 본 보고서의 저작권은 '하나금융연구소'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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