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인 소비가 트렌드?
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김시준(rlatlwns12345@naver.com)]


최근 정말 필요에 의한 구매나 계획적으로 생각해서 내린 결정으로 인한 구매가 아닌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산 기억이 있는가. 혹은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기도 모르게 쇼핑을 하고 있던 경험이 있는가. 이 현상은 단순한 쇼핑 중독이나 의지 부족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개개인에게 가끔 나타나는 정도가 아니라 2026년 하나의 트렌드로 분석이 될 정도로 최근 많이 보이는 하나의 경향성 중 하나이다.


필코노미(Feelconomy)란?

위와 같은 소비를 2026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뽑았다. 그것은 바로 필코노미로 feel(감정)과 economy(경제)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제품의 기능적 가치보다 구매 행위 자체가 주는 감정적 보상을 우선시하는 소비 패턴을 말하는 단어이다. 즉 요즘의 소비 트렌드는 소비가 소비자의 기분 전환이나 정서적 보상이 소비의 핵심 동기가 된다는 것이다. 필코노미는 단순한 유형이라기보다는 펜데믹 이후에 지속된 집단적 감정 피로, 고금리, 고물가가 만들어낸 경제적 불안, 그리고 SNS가 일상화된 감정 자극의 과잉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형성된 구조적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필코노미가 작동되는 원리는 무엇일까?


필코노미와 도파민 예측 보상 회로

먼저 필코노미, 즉 우리가 감정을 위한 소비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도파민 예측 보상 회로 때문이다. 1997년 신경과학자 볼프람 슐츠는 한 연구에서 도파민 신경 세포는 보상이 실제로 주어지는 순간보다, 보상이 곧 올 것 같다는 신호가 감지되는 순간에서 훨씬 더 강하게 반응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슐츠가 발견한 위와 같은 원리는 현대 사회에서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데 온라인 쇼핑을 예로 들면 보통 우리는 쇼핑을 하고 택배가 왔을 때 우리가 제품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 가장 기쁘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오히려 우리는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하며 장바구니에 담는 과정, 그리고 배송이 시작되고 나의 상품이 배송이 어디쯤 왔는지 등의 알림을 확인하고 기다리는 일련의 과정 등에서 도파민 분비가 더 많이 촉진된다.


감정을 노리는 마케팅

그리고 필코노미 시대의 기업들은 이 점을 잘 간파하여 소비자들에게 구매를 유도하게 한다. 한정판, 사전 예약, 위시리스트 기능, 재입고 알림 기능 등 모두 소비자의 뇌 속의 예측 보상 회로를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한 장치들이다. 위와 같은 장치들은 실제 구매 사실과 무관하게 이 상품을 곧 가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만으로 소비자와 해당 브랜드와의 감정적 연결고리를 형성함으로써 기업들은 필코노미라는  트렌드에 맞게 감정을 이용한 전략을 펼친다.


문제는 위의 도파민 예측 보상 회로가 가진 허점이다. 슐츠의 연구에서 밝혀진 또 다른 사실은 예측했던 보상이 실제로 주어지면 도파민 분비가 오히려 감소한다는 점이다. 이를 보상 예측의 오류라고 한다. 기대가 현실로 충족되는 순간 뇌는 이미 다음 자극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충동구매 후에도 막상 물건을 받아보면 기대만큼 기쁘지 않은 경험, 그리고 또 다른 무언가를 사고 싶은 충동이 반복되는 현상이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고 보면 된다. 이런 점이 필코노미가 감정의 치유가 아닌 감정 소비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이유이다.


감정에 따른 소비를 하면 안 되는 걸까

그렇다면 우리는 감정 기반 소비라는 트렌드를 따라가면 안되는걸까? 그런 건 또 아닌 게 심리학적으로 감정을 무조건 억제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반동 효과를 낳아 더 강렬한 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소비와 감정의 연결을 의식적으로 관리하려는 메타 인지적 소비이다. 이럴 때 적용해 보기 쉬운 것이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의 72시간 룰이다. 이는 감정과 판단 사이에 시간이라는 완충재를 개입시키는 전략으로 감정적 각성 상태에서 구매를 72시간 유예하면 전두엽이 기능을 회복하며 합리적 판단할 수 있음을 유도한 것이다. 72시간 후에도 같은 물건을 사고 싶다면, 그것은 충동이 아닌 진짜 필요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자신의 감정 소비 패턴을 기록하는 소비 저널링도 효과적이다. 무엇을 샀는가보다 어떤 감정 상태에서 샀는가를 기록함으로써 감정 취약 시간대와 소비 트리거를 파악할 수 있다. 야근 직후나 SNS를 오래 본 뒤 충동구매가 잦다는 패턴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행동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코노미 시대 현명한 소비

필코노미는 현대인의 감정적 결핍을 반영하는 사회적 현상이다. 소비를 통해 위로를 찾으려는 심리는 인간적이고 이를 무조건 비합리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감정이 인식되지 못한 채 기업의 설계된 자극 때문에 무분별하게 소비하게 될 때다. 현명한 소비자는 분명 필코노미를 부정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자신의 감정 문제를 잘 지배하고 해결할 것이다. 모두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현명한 소비를 하도록 하자.


참고자료

- Schultz, W. (1997). A neural substrate of prediction and reward. Science, 275(5306), 1593–1599. 

- Baumeister, R. F., Bratslavsky, E., Muraven, M., & Tice, D. M. (1998). Ego depletion: Is the active self a limited resour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4(5), 1252–1265. 

- 이원우, 전상택 (2024). "인터넷쇼핑몰환경에서 소비성향이 충동구매 및 제품구매만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e-비즈니스연구, 25(3), 33-57.

-  김난도 외 (2025).『트렌드 코리아 2026』. 서울: 미래의창.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12152
  • 기사등록 2026-04-13 10:19:1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