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냐 저거냐, 매번 고민에 지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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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정서영 lotus28@28naver.com ]


무엇을 선택하려 할 때 단숨에 결정하기보다 망설여 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특히 선택지가 여러 개인 경우보다 두 개밖에 없는 양자택일일 때 더욱 망설임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A를 고르자니 B를 선택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 같고, 그렇다고 B를 고르자니 이전에 끌렸던 A가 더 좋아 보인다. 처음에 끌린 A라는 선택지는 더 이상 끌리기만 하는 대상이 아니다. 고민의 늪에 오래 머무를수록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주는 대상이 돼버린다.


망설임을 정신분석 용어로는 ‘양가감정’이라고 한다. 동일한 대상에 대해 동시에 두 가지 상반되는 감정을 느끼거나 태도를 보인다는 뜻이다. 정신분석가 정도언은 그의 저서 『프로이트의 의자』에서 이렇게 말한다. 망설인다는 것은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있다는 것이며, 제자리에서 평안한 마음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마음으로 서성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양자택일의 과정에서 고민하면 할수록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줄어드는 효율적인 행동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상 그동안의 경험은 어땠는가? 고민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불안감에 휩싸이지 않았던가. 선택지 A로 가고 싶은 마음과 가서는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동시에 느껴지니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 불편한 마음은 누가 시켜서도, 강요해서도 아닌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다 결국 기운이 소진되어 제자리에 쓰러지기도 한다.


외부의 물리적인 힘도 아닌, 내부적으로 스스로를 혹사하는 이 악습은 도대체 왜 이어지고 있는 걸까? 정도언은 도전할 때마다 늘 결과가 나빴다면 매사에 망설일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새로운 도전이란 실패 100%’라는 공식을 얻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 공식이 한번 성립되면 쉽게 깨지기 어렵다. 말 그대로 공식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믿음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두려움은 커져가고 그럴수록 성공과는 조금씩 멀어진다. 그렇게 공식이 입증되는 것이다.


전혀 망설이지 않으면 실수하기 쉽지만, 너무 망설이기만 하며 사는 것은 소중한 인생을 낭비하게 할 수 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끌리는 것이 분명한데도 실패 공식이 자리 잡으면 쉽사리 도전할 수가 없다. 멋진 도전을 품고 있는 선택을 망설일수록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인생에서 조금씩 멀어지게 된다.


우리가 원하는 인생이란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과도 같다. 진정한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망설임과 작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망설인다는 것은 눈치를 본다는 것이며, 타인이나 외부뿐 아니라 내가 나의 눈치를 보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내가 세운 ‘자아 이상’과 내 ‘자신감’ 사이의 간극이 크다면 엄청난 열등감에 시달릴 수도 있다.


열등감은 아이의 발달 과정에서 중요한 개념이며, 어릴 때 부모가 나를 대하는 태도가 비판적일수록 열등감의 싹이 자라나기 쉽다고 한다. 따라서 열등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감을 늘려가야 한다. 열등감이 심할 경우 마음이 불편하거나 남과 지내기 어렵다는 것 외에도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자신을 평가절하하기도 하고, 타인의 칭찬이나 비판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망설임에서 시작해 그 안에 숨겨진 열등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았다. 선택의 무게가 매번 무겁게 느껴진다면, 혹시 열등감이라는 짐이 부피를 키워가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열등감 치료의 핵심은 억압되어 있던 열등감을 의식의 세계로 불러오는 것이다. 나를 마주하며 나를 알고 나를 받아들일 때 진정한 내가 되어간다. 나의 단점과 결핍을 살펴보면서, 미처 알아주지 못한 장점들도 함께 되새긴다면 결핍의 구멍들을 차차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정도언. (2020). 프로이트의 의자. 지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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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4-13 10: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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