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하고 죽으면 누구 옆에 묻힐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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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심소은(zzzz7435@naver.com)]



"내가 죽고 당신이 재혼을 했는데 그 여자도 죽었어. 그럼 당신은 죽으면 누구 옆에 묻힐거야?"


요즘 부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질문으로, SNS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이 질문을 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때 대다수의 남편은 당황하며 당신 옆에 묻히겠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은 따로 있다. 바로 당신이 죽어도 재혼하지 않겠다는 답안이다. 사람은 왜 자신이 죽고 난 후에도 상대방이 자기만 바라봐주길 원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배우자에게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길 갈망하는 현상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애착 : 서로의 유일무이한 안전 기지


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에 따르면, 애착이란 의미 있는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느끼는 강한 정서적 유대로, 제한된 특정 대상에게 형성되며, 애착이 형성된 상대에게는 계속 접근을 추구하고 유지하려는 행동, 혹은 그 접근이 손상되었을 때 회복시키려는 행동을 한다(Bowlby, 1958). 신생아는 혼자 생활할 수 없기에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주양육자와 강렬하고 독점적인 정서적 유대를 맺으며 애착을 형성함으로써 생존을 도모한다. Main과 Cassidy(1985)는 이렇게 어린 시절 형성된 애착이 한 개인의 생애 동안 영향을 주며 친구, 연인, 배우자 등 다양한 대상과의 관계 양식을 통해 나타나는 것을 성인 애착이라 하였다. 그중에서도 연인 혹은 배우자와의 사랑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정서적 역동이 아동기 애착 대상과 관련된 강한 정서와 일치한다고 보았다. 이렇게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형성되는 양육자와의 애착 관계를 성인이 되어서는 연인 혹은 배우자와 형성함으로써 서로에게 유일무이한 정서적 안전망을 제공한다. 특히 부부는 남은 삶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사이고 자녀를 통해 또 다른 유대를 형성할 수 있기에 연인보다 더 서로에게 정서적 안전 기지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애착 관계 : 인간관 형성 및 재구성


부부관계는 단순히 상호작용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관계 속에서 ‘나 자신’을 끊임없이 경험하고 재구성한다. 즉, 부부관계는 정서적 교류의 장을 넘어, 개인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이해하는지를 형성하는 주요한 애착 관계로 기능한다. 대상관계 이론(Object Relation Theory)에 따르면 인간의 자아는 독립적이고 고정된 실체라기보다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Klein, 1946). 개인이 타자와의 상호작용 경험을 내면화함으로써 자신과 타자를 인식하는 방식을 구성한다고 본다. 이때 중요한 것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경험되는 나’이다. 부부관계에서 개인은 반복적으로 ‘타자와 함께하는 자기(self-with-other)’를 경험하게 된다. 이때 배우자가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축적되며, 이는 곧 자기 개념을 구성하는 중요한 자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부부생활을 하면서 '베우자가 나를 행복한 사람으로 본다.'라는 정보가 축적되면, 나도 나 자신을 행복한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한편, 애착 이론에 따르면 개인은 반복적인 애착 경험을 바탕으로 내부 작동 모델(internal Working model)을 형성한다. 내부 작동 모델은 크게 자기 모델, 타인 모델, 관계 모델로 나뉜다. 자기 모델은 내가 가지는 나에 대한 기대와 신념, 타인 모델은 타인에 대한 기대와 신념, 관계 모델은 관계에 대한 기대와 신념을 의미한다. 이를 대상관계 이론과 접목해서 부부관계에 적용해 보면, 부부관계 속에서 축적된 ‘타자와 함께하는 자기’의 경험은 점차 일반화되어 ‘나는 어떤 사람인가?’, ‘타인은 어떤 존재인가?’, ‘관계는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심리적 틀로 조직된다. 이러한 내부 작동 모델은 생애 초기 애착 경험에 의해 일회적으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수정되고 재구성되는 동적인 체계이다(Mikulincer & Shaver, 2007). 따라서 부부 사이의 애착 관계는 반복적인 애착 경험으로 '타자와 함께하는 자기'를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부 작동 모델을 형성 및 재구성하는 심리적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배우자와의 애착 관계를 통해 형성 및 재구성되는 내부 작동 모델은 내가 나 자신, 타인, 타인과의 관계성을 판단하고 인식하는 기준이 되어 자동적으로 그 기준을 통해 인간 및 인간관계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


지금까지 애착 관계, 특히 부부 사이의 애착 관계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에 대해 살펴봤다. 나는 자신이 죽어도 배우자가 재혼하지 않기를 바라는 심리가 내가 없는 세상에서도 계속해서 날 기억해 주고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겠지만, 내가 대체 불가능한 존재임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으로 내가 없어진 세상에서 상대방이 계속 날 그리워하고 나만 사랑해주길 바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사실 재혼을 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날 그리워하지 않는 것이라 단정 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재혼 자체가 원래 나의 자리였던 곳에 다른 사람이 들임으로써 결정적으로 내가 그 사람으로 대체가 가능한 존재가 된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요소인 것 같다. Clark & Monin(2006)의 연구에서 제시한 공동체적 관계(communal relationship) 개념은 친밀한 관계에서 상대는 교환 가능한 대상이 아니라, 오직 특정한 사람에게만 반응하고 헌신하는 존재임을 설명한다. 특히 친구, 친척, 자식은 여러 명일 수 있지만, 연인이나 부부는 단 한 사람과만 맺을 수 있는 관계라서 부부관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배우자가 재혼하고  죽으면 누구 옆에 묻힐 것인지 물어본다면,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배우자가 귀엽다고 생각해 주면서 센스 있게 재혼하지 않을 거라고 대답하는 것이 어떨까? 아마 그 대답을 들은 배우자는 사랑을 확인받은 느낌을 뛰어넘어 배우자로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느낄 것이다.



*참고문헌

1) 최닷옴. (2019). 부부의 성인애착과 자기자비가 결혼만족에 미치는 영향 : 자기효과 및 상대방효과 [석사학위논문, 숙명여자대학교]. http://www.riss.kr/link?id=T15021400

2) Mikulincer, M., & Shaver, P. R. (2007). Attachment in adulthood: Structure, dynamics, and change. Guilfor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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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4-13 10: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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