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뇌는 스포츠에 열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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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시준(rlatlwns12345naver.com)]

올해 6월부터 FIFA 월드컵이 시작됨에 따라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기대와 관심들이 모이고 있다. 근데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가? 왜 우리가 스포츠를 보며 뜨겁게 열광하고 응원하는지. 사실 생각해 보면 스포츠 경기 관람은 말 그대로 우리가 직접 뛰지도 않고 그저 남들이 스포츠를 하는 것을 구경하는 것일 뿐인데 우리는 경기를 구경하기만 해도 심장이 빠르게 뛰고 손에 땀이 나며 심지어는 눈물이 나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런 것일까? 그 이유는 우리의 뇌는 이미 선수들과 경기를 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선수들과 경기에 뛰고 있다.

우리의 뇌가 보고 있는 경기 속 선수들과 같이 뛰고 있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거울 신경세포 때문이다. 거울 신경세포는 하 두정엽과 복 측 전운동 피질에서 관찰할 수 있는 뉴런 중 하나로 우리가 어떤 동작을 할 때나 다른 사람이 동작을 수행하는 것을 관찰할 때 우리의 뇌에서 똑같이 활성화되는 특이한 시각 운동 뉴런이다. Rizzolatti & Craighero의 연구에 따르면 거울 신경세포의 근본적인 기능은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운동선수가 득점하려 할 때 우리의 뇌는 그 선수가 득점하려는 의도에 즉각적으로 반응을 하게 되고 이것이 우리의 뇌 속에서 직관적 모사로 느껴지고 우리가 경기를 보며 실시간으로 긴장감이 느껴지게 한다는 것이다. 이 세포의 재밌는 점 중 하나는 관찰자의 경험에 따라 반응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으로 자신이 평소에 관심이 있고 흥미를 둔 행동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랫동안 스포츠를 봐온 팬들은 선수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강렬하게 반응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몸은 경기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호르몬도 변화된다. James Bernhardt 연구에 따르면 농구 경기와 월드컵 축구를 관람하는 남성 팬들의 테스토스테론을 경기 전후에 측정한 결과 이긴 팀을 응원한 팀 팬들의 테스토스테론이 상승했고 진 팀을 응원한 팀들의 테스토스테론은 적어졌다고 한다. 이는 BIRGing(Basking In Reflected Glory)라는 타인 또는 집단과 자신을 연결하는 사회심리학적 현상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위 연구에 따르면 BIRGing은 실제로 몸 안의 호르몬을 변화시켜 자신이 연결한 타인 또는 집단과 비슷한 신체 상태를 만들고 이는 경기에 더 몰입한 사람일수록 호르몬의 변화가 컸다고 한다.

 

 따라서 스포츠 관람은 우리에게 단순한 시간적 유희뿐만이 아니라 신경학적으로 선수들과 경기를 같이 뛰고 있다고 느끼게 하고 경기에 더욱 더 몰입하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측불허함의 매력

우리가 스포츠에 매력을 느끼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스포츠의 의외성 때문이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는 절대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언더독이 경기에서 승리하거나 매우 불리한 경기여도 한순간에 경기의 판도가 바뀔 수 있는 것이 스포츠이다. 그리고 우리의 뇌는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팀이 당연하게 이기는 것보다 패배할 것이라고 보이는 팀이 이기는 것을 보는 것에 훨씬 더 거대한 도파민을 느낀다. 그 이유는 보상 예측 오류 때문인데 이에 따르면 도파민은 미래의 보상을 예측하고 그 예측값과 실제값의 오차를 계산하며 나오는 신호이고 따라서 예측값과 실제값이 다를 때 우리의 뇌는 더 큰 도파민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우리는 보면서도 누가 이길지 모르는 스포츠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

 

경기의 승패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가 

우리가 스포츠 경기에서 과열되는 이유 중 하나는 경기의 승패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승리한 기쁨이 더 우리의 뇌 속에서 더욱 강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우리는 패배한 기억을 뇌에 더 강하게 남긴다. 그 이유는 우리의 신경학적 메커니즘 때문인데 우리의 뇌는 우리가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였을 때 뇌의 보상 센터인 측좌핵이 활성화되며 도파민을 분출한다. 하지만 우리가 응원하는 팀이 패배하였을 때는 섬피질 영역이 활성화되는데 이 영역은 우리의 신체가 통증을 느끼거나 혐오감을 느꼈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이다. 우리의 뇌가 패배를 단순 정보가 아닌 실제 겪는 통증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스포츠 팬들은 패배하였을 때 잠깐 기분이 나쁘고 고통스러운 게 아니라 며칠간 기분이 나쁜 것이다. 또한 위와 같은 상태가 겪으며 스포츠 팬들은 패배라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승리라는 보상을 갈구하는 도박 중독의 메커니즘과 비슷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간헐적으로 제공되는 측좌핵의 보상이 섬피질이 주는 고통을 견디게 만들기 때문인데 이와 같은 현상 때문에 스포츠 팬들이 스포츠에 더욱더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스포츠, 뇌에서 오는 끌림

우리는 항상 스포츠에 열광해 왔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원인은 다양할 것이다. 위에서 알아본 것처럼 우리의 몸이 스포츠에 열광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까닭도 물론 있을 것이지만 어쩌면 먼 옛날부터 이어져 온 인간 사회 안에서 집단과 집단 간에 이루어지는 경쟁이 현대 사회에 와서 스포츠라는 형태로 재해석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사회적 연대를 위해, 세대와 세대를 잇는 하나의 매개체로서 끈끈한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서 등등 우리가 스포츠에 매료되는 것에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원인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스포츠가 단순한 오락이기 때문이 아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신경학적 원인들이 얽혀 나타나는 인간의 본능적인 선택일 것이다.


참고문헌

- Rizzolatti, G., & Craighero, L. (2004). The mirror-neuron system. Annual Review of Neuroscience, 27, 169-192.

- Schultz, W., Dayan, P., & Montague, P. R. (1997). A neural substrate of prediction and reward. Science, 275(5306), 1593-1599.

- Bernhardt, P. C., Dabbs Jr, J. M., Fielden, J. A., & Lutter, C. D. (1998). Testosterone changes during vicarious experiences of winning and losing among fans at sporting events. Physiology & Behavior, 65(1), 59-62. 

- Rick, S. (2011). Winning, losing, and the brain.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21(2), 138-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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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4-23 12: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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