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정
외동 자녀를 둔 화목한 가족의 모습 (출처: pixabay)“저는 외동이에요.”
이 한마디를 꺼냈을 때, 상대방의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옛날부터 설화처럼 내려오는 외동에 관한 편견을 그러려니 받아들여 왔다. ‘외동은 이기적일 것이다. 외동은 자기밖에 모를 것이다.’..
외동인 안모 씨(21)는 어릴 때부터 외동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꽤 있다고 전하였다. 이 말이 칭찬처럼 들리는 것 자체가 외동에 대한 편견이 굳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동 같아 보인다는 말이 자신밖에 모른다는 말처럼 들리게끔 한 외동의 편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아동 심리학자인 그랜빌 스탠리 홀의 말과 마주치게 된다.
“외동인 것 자체가 질병이다.”
하지만, 이 말에 효력이 없다는 것을 심리학이 증명해 냈다.
외동이 실제로 사회 및 인지적 능력 발달에서 불리한가
예전에 많은 연구는 형제가 개인의 사회적 능력과 인지능력 발달에 결정적인 학습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외동은 형제의 부재로 인해 다채로운 경험을 마주하기 힘들다고 단정 짓기도 했다. 외동의 발달에 대한 이론적인 틀로는 결핍 메커니즘, 독자성 메커니즘, 부모-자녀 관계 메커니즘이 있다. 결핍 메커니즘은 외동이 형제에게 학습적으로 도움받거나 형제를 가르칠 기회의 결여를 경험하여, 지능의 비연속성을 경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독자성 메커니즘은 외동이 형제로 인해 자신의 지위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기에 경험하는 독자성을 강조하는 주장이다. 그리고 부모-자녀 관계 메커니즘은 부모와 자녀 간의 상호작용성에 기반하여 외동의 성취동기를 분석한 이론으로, 외동은 형제가 없어 부모의 충분한 관심과 배려를 받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외동의 편견을 만들어 내는 데 이바지한 대다수의 연구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외동이 이기적일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곤 했다.
그렇다면 정말 외동은 발달에 있어 뒤처지는 경험을 겪게 되는가? blake, falbo, ching은 외동이 부모의 높은 기대 수준으로 인해 성취동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였다. 또한, 가족의 재정적 자원이 분산되지 않기에 외동은 더 많은 지원을 받게 되고, 이는 더 높은 교육 수준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한다. 한국아동학회에서의 연구는 연령이 다른 다섯 집단의 외동아와 형제아를 대상으로 한 학기 이상 실험 참여 아동을 지도한 교사를 대상으로 한 질문지 조사 등을 통하여 그들의 사회적 능력 척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5~6세 아동에서 외동아와 형제아 간의 사회적 능력, 인지능력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다고 밝혀졌다. 초등학생, 중학생의 경우 부분적으로 외동아가 형제아에 비해 부정적인 결과를 가진다고 하지만, 고등학생의 경우에서는 외동아와 형제아 간의 사회적 능력, 인지능력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를 통해 외동아는 성장하면서 또래와의 상호작용 등과 같은 가정 밖에서의 요인들을 통해 사회적인 기술을 학습할 기회를 얻게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에 기반하여 외동이 실제로 발달에 있어 불리하다고 보기엔 너무 섣부른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외동에 대한 편견, 사회는 어떻게 강화했는가
일상생활 속에서 외동에 대한 편견을 굳히게 만든 은밀한 단서들이 있지는 않을까? 미디어에서 유독 외동 캐릭터를 재벌가로 묘사하거나 가족의 높은 기대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후계자로서의 무게감을 견뎌내는 상황으로 대개 묘사한다. 그의 예로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구준표’는 바쁜 부모 대신 고용인들 손에 자라난 저돌적인 재벌 가문 출신으로, 직설적인 감정 표현으로 자기중심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의 출산 장려 포스터들은 간접적으로 외동 가족을 불완전한 가족으로 묘사하여 외동에 대한 결핍 구도를 강화하기도 했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시행한 제3회 GTQ 포스터 공모전 금상 수상작에서 외동아이에게 형제가 없기 때문에 사회성이나 인간적 발달이 느리고 가정에서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이루어 보았으므로 자기 중심적이 되기 쉽다는 문장이 기재되어 있었고, 이는 시들어 가는 식물에 외동을 비유한 표현과 외동을 이기적이고 부족한 존재로 바라보는 편협한 사고를 반영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관점의 전환
태어날 때부터 어른들이 있는 환경에서 자라기 시작하여 또래와의 교류를 늦게 경험하는 외동은 친밀한 관계를 맺는 방식을 늦게 깨우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인간관계에서 가장 자유를 만끽하게 된다. 게다가 외로운 인생의 본질을 일찍 깨달을 수 있는 환경을 접하게 된다. 맏이는 어릴 때부터 동생을 돌봐야 하기에 책임감이 크지만 이에 따라 타인을 통제하기 위한 시도를 많이 하게 되기도 한다. 반대로 막내는 타인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외동뿐만 아니라 출생 순위에 따른 입장 및 관점의 차이는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개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소유하고 있는 고유한 존재임을 명심하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더 넓어질 것이다.
*참고문헌
1) 송나리, 박성연(1993). 「외동이의 사회적 능력 및 인지능력 발달에 관한 연구」. 한국아동학회. 서울
2) FAM타임스(2025.12.22.). 외동에 관한 잘못된 편견. FAM타임스. https://www.fam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428
3) tvN D ENT(2025.06.28.). “[#어쩌다어른] 다시 태어난다면 외동 VS 형제, 당신의 선택은?”. https://youtu.be/AWXkJ77jfqU?si=EPkcdBMFA8Y-hPz5
4) 파이낸셜 뉴스(2015.01.08.). 출산장려 포스터 수상작, '외둥이 비하' 논란.. "사회성·배려 낮을 수도". 김종욱.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334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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