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말없이 대화한다"... 릴스와 단톡방이 만든 소속감 착각의 심리학
기사 메일전송
"우리는 매일 말없이 대화한다"... 릴스와 단톡방이 만든 소속감 착각의 심리학
  • 기사등록 2026-05-27 18:26:56
기사수정

출처: pixabay[한국심리학신문=양원정(wonddol9334@naver.com]


당신은 오늘 몇 명과 연락했는가. 인스타그램으로 누군가 보낸 릴스에 하트를 누르고 또 다른 릴스를 친구에게 공유하는 것이 일상이 된 삶. 말없이 대화하는 것이 진정한 대화라고 볼 수 있는가? 어쩌면 당신은 오늘 아무와도 연락하지 않았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직접 만나지 않아도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게시물을 통해 쉽게 서로의 근황을 알 수 있고 개인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다. 스마트폰 하나에 수십 개의 단체 카톡방, 단체 DM방이 있고 숏폼 콘텐츠를 통해 몇 초 만에 수십 명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사람과 사람 간 혹은 사람과 기술 간의 언어, 비언어적 소통 수단을 통해 자신의 감정이나 정보 등을 전달하는 상호작용의 전반적인 과정을 의미한다. 우리가 가벼운 터치 몇 번으로 전달하는 정보는 과연 진심이 담겨 있는 연락인가? 정말로 그들과 연결되어 있고 친한 사이라고 생각해도 되는가?



숏폼 콘텐츠 하나가 연락이 된 사회



릴스를 공유하는 행위는 매우 편리하다. 어떤 말로 대화를 이어갈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되며, 상대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 좀 봐’라는 네 글자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 편리함이 문제다.

‘던바의 숫자’는 옥스퍼드 대학 인류학 교수인 던바가 제안한 개념으로 인간 대뇌 피질의 기존 인지능력에 대해 한 개인이 사회적 관계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상한선이 150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면에서 150 규칙이라고도 불린다. 이때 150명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과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사회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적인 관계의 수를 의미한다. 즉, 한 사람이 얼굴과 관계의 맥락을 파악하고 신뢰를 이어갈 수 있는 상대의 상한선이 150명인데 점점 단체방이 늘어나면서 각 방의 존재감은 희미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단체방에서 나는 한 개인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조원으로 존재할 뿐이다.

사회적 상호작용 이론에 따르면,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가 개인의 상호작용 빈도, 정서 수준, 친밀감, 상호 이익의 부문으로 사회적 관계의 강한 정도를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한 관계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서로를 잘 알며 서로의 관계를 똑같은 의미로 이해한다. 그리고 개인이 편안한 상태를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약한 관계는 정보를 교환하고 존재를 확인하는 데는 유용하겠지만 진정한 정서적 지지와 소속감을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문제는 현대가 약한 관계를 창출하기 유리한 환경이란 것이다. 우리는 몇 번의 터치를 사회적 집단에서 잘 참여하고 있다고 오해하게 만든다.

이어서 마크 그라노베터는 오프라인 환경에서는 강한 유대가 더 많고 중요하지만 소셜 네트워크 기반 온라인 환경에서는 약한 유대가 더 흔하고 중요하다고 말한다. 직접 얼굴을 보지 못하는 환경인 만큼 각자의 감정을 공감해주기에 한계가 있고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기에도 애매하다는 것이다.



가짜 친밀감, 파라소셜의 진실



2025년 11월 케임브리지 사전이 2025년의 단어로 ‘파라소셜’을 선택했다. 파라소셜은 상대방은 나에 대해 잘 모르지만, 사용자는 상대로부터 친밀감과 유대를 느끼게 되는 디지털 시대의 감정 구조를 나타내는 단어다. 1956년에 사회학자 도널드 호튼과 리처드 울이 처음 사용한 단어이기도 하다. 관계가 실제로는 일방향적 흐름의 형태를 가졌지만, 사용자는 실제 생활에서의 사회적 관계에 준하는 친밀감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비상호적 심리 현상이고 비대면 상태인데도 직접 만난 것 같은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이의 예로 실제로 만난 지 1년도 더 넘은 친구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가벼운 대화를 통해 내적인 친밀감을 쌓는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가볍게 툭툭 나눈 인터넷상 대화의 무게는 깃털처럼 가벼울 뿐이다. 소셜 네트워크 환경상 상대방의 표정을 직접 보지 못한다는 등의 제약이 있기에 강한 유대로 넘어가는 데 어려움이 확실히 있다. 즉, 릴스 공유와 같은 행위는 감정의 노출 없이 반응만 얻으려는 가장 낮은 비용의 관계 유지 전략이란 것이다.



대화의 진정성을 얻기 위하여



그렇다면 디지털 환경에서의 소통은 영원히 진정성 있는 소통이 될 수 없는 것인가? 그것은 아니다. 다만 단순한 콘텐츠 전달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는 자기 개방적 단계가 필수다. “나 요즘 힘든 일 있는데 혹시 들어줄 수 있어?”라는 말이 수백 개의 릴스보다 더 깊은 연결을 만들어 낸다. 어쩌면 상대가 보낸 릴스에 “ㅋㅋ”나 이모지만 남기지 말고 “요즘 잘 지내고 있어?”라고 용기 내어 일상적 이야기를 먼저 꺼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실제로 만나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말하는 행위의 소중함을 알고 짧은 댓글 대신 손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것, 밥 한 끼를 함께 하더라도 화면 없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작은 습관으로 디지털 소음 속의 진정한 연결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참고 문헌

1) 지앙, 빙빈(2021). "이미지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 행동에 관한 연구." 부산대학교 대학원. 부산.

2) 박진아(2025.11.27.). 파라소셜은 어떻게 2025년 ‘올해의 단어’가 됐을까 [지식용어]. 시선뉴스. http://www.sisu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670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12369
  • 기사등록 2026-05-27 18:26:5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