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정
출처: 뉴진스 Ditto 뮤직비디오 한 장면[한국심리학신문=양원정(wonddol9334@naver.com)]
4K 화질보다는 흐릿하게 보이는 캠코더 화질, 교복을 입고 복도를 뛰어다니며 매점에 가는 다섯 소녀들과 그 다섯 소녀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쌓는 한 소녀. 다섯 소녀들이 춤을 추는 장면을 캠코더에 담아주며 비가 오는 날에는 같이 비를 맞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 물리적으로 멀어져 다시 보지 못하게 되더라도 찍어둔 DVD를 틀어 다섯 소녀들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 2022년 말 공개된 뉴진스의 뮤직비디오 ‘Ditto’는 사람들에게 묘한 감정을 이끌어 왔다. 이 영상을 보고 눈물을 머금은 사람들도 있지만, 요즘 세대들은 캠코더를 사용해 본 경험도 적을 텐데 어떤 점에서 공감하고 경험하지 못한 시절을 그리워하는 듯한 감정을 느끼는 걸까?
겪어보지 않은 것을 그리워하는 힘: 노스탤지어
‘노스탤지어’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고향을 매우 그리워하는 마음 혹은 지난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노스탤지어를 심리적 현상, 정신질환 중 하나의 유형으로 보았지만, 현재는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노스탤지어의 유형은 개인적, 집단적 노스탤지어로 구분할 수 있다. 개인적 노스탤지어는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상하게 만들어 친밀감 강화 등의 개인적 차원에서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집단적 노스탤지어는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촉진하여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는 방식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겪어보지 않은 경험에 대해서도 그리워하는 힘을 가진다. 노스탤지어는 단순한 추억을 넘어 현대 소비자들의 감정과 구매 심리를 움직이는 핵심 코드로 부상하는 중이다. ‘응답하라 1988’은 1980년대를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도 1980년대 후반의 문화를 생생하게 느끼게끔 재현하여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뿐만 아니라 과거의 로고를 재현하여 ‘진로 이즈 백’이라는 캠페인을 이어간 ‘진로 일품 소주’는 젊은 소비자들의 구매까지도 유도하는 데 성공하여 수십억 병이나 판매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예전에 유행한 전자 펫 다마고치가 뉴트로 트렌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 ‘다마고치 파라다이스’라는 과거의 감성과 현대의 트렌드가 결합돤 형태의 키덜트로 부활하기도 했다. 우리는 직접 보지 않은 것들도 그리워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현대 마케팅에서는 감성 소비의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노스탤지어를 활용한 마케팅
오뚜기는 크라프트 재질의 포장지에 붕어빵 모양의 간식을 넣고 옛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원색 조합의 디자인을 활용하여 추억의 간식을 재현해 냈다. 맥심은 맥심 레트로 에디션을 출시해 과거 타이포그래피를 넣어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노스탤지어를 활용한 레트로 마케팅은 브랜드가 경쟁력을 갖추게 하고 소비자에게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다. 강력하고 확실한 방식으로 소비자와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연결 짓고, 유통 업계 마케팅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노스탤지어는 실제로 소비자의 자아 긍정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소비자가 노스탤지어를 활용한 광고를 보고 소속감을 느끼게 되며, 과거의 긍정적 자아와 현재의 자아를 연결하여 현재의 정서적 결함을 충족시킬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유대감을 높여 사회적 위협 상황에서 공동체 감각을 강조하는 자원봉사 행동 등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노스탤지어 단서의 활용은 특정 소비자 타겟팅 전략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한다. 소비자의 사고방식을 분석하고 소비자들의 그리움을 불러일으킬 광고 단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비자들의 제품 평가와 브랜드 선호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뉴진스의 ‘Ditto’ 뮤직비디오도 매점이 있는 예전 학교의 모습, 매우 화질이 낮은 캠코더로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찍은 영상, 그 영상이 담긴 DVD를 예전 형식의 TV로 재생해 추억을 재현하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드러내 경험해보지 못한 추억의 물건들에 대한 요즘 세대들의 친근감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디토 감성’, ‘디토 감성의 카메라’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홍보할 정도로 뉴진스의 ‘Ditto’는 추억을 의미하는 하나의 정의가 되기도 했다.
그리움의 흔적
우리가 ‘Ditto’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느끼는 알 수 없는 뭉클함은 단순히 유행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가 불안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인간 고유의 심리적 반응이며 뇌가 우리를 위로해주는 방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노스탤지어는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라는 신호가 아니라 이에 힘입어 더 찬란한 미래로 나아가도록 동기를 심어주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도 언젠가 그리워하게 될 매우 소중한 과거의 흔적이 될 것이란 걸 깨달아야 한다. 어쩌면 뉴진스의 ‘Ditto’를 듣고 눈물을 흘린 당신은 과거에 대한 눈물이 아니라 현재 자신을 향한 눈물일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1) 조주홍(2025.10). [마케팅] 유통업계, ‘노스탤지어 마케팅’으로 소비자 마음 공략 : 기능보다 감성이 먼저…과거가 현재의 소비 코드로 부상. 넥스트미디어. p.60-61.
2) 박혜경, 정난희(2025.12). 브랜드 확장에서의 노스탤지어 마케팅 효과: 사고방식 유형에 따른 소비자 평가의 차이 분석. 소비문화연구 제28권 제4호. p.5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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