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가족"이라는 말… 뇌과학이 증명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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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반려동물이 가족"이라는 말… 뇌과학이 증명한 진짜 이유


퇴근 후 현관문을 여는 순간, 온몸으로 달려드는 존재가 있다. 말 한마디 못 하지만 당신의 기분이 나쁜 날을 정확하게 알아채고, 옆에 조용히 붙어 있어주는 그 존재. '그냥 동물인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로 많은 이들이 반려동물에게 사람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를 건넨다.


최근 유통업계가 '펫 토탈케어' 시장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있다. 한국의 반려인구는 이미 1500만 명을 넘어섰고, 반려동물을 단순한 애완 대상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감정 과잉일까, 아니면 과학이 뒷받침하는 진짜 유대일까.



반려동물과 눈을 맞추면 뇌에서 벌어지는 일: 옥시토신이 폭발한다


나가사와 미호 일본 아자부대 동물응용과학과 교수팀이 2015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는 반려인들의 직관을 과학으로 증명해냈다. 개와 보호자가 서로 눈을 맞추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양쪽 모두의 소변에서 옥시토신 수치가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개 측에서는 최대 130%, 보호자 측에서는 최대 300%까지 옥시토신이 증가했다.


옥시토신은 흔히 '사랑 호르몬' 또는 '유대 호르몬'으로 불린다. 엄마가 아이를 바라볼 때, 연인이 서로를 마주볼 때 분비되는 바로 그 물질이다. 반려동물과의 눈 맞춤이 이 메커니즘을 동일하게 활성화한다는 것은 반려인의 애착이 인간 사이의 유대와 신경학적으로 거의 동일한 구조라는 의미다.


더 나아가 앨런 벡 미국 퍼듀대 인간-동물유대 연구소 소장은 반려동물과 15분간 교감하는 것만으로 코르티솔 수치가 평균 17.5% 감소하고, 혈압이 유의미하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닌 생리적 수준에서 실제로 일어난다는 뜻이다.



애도 반응도 진짜다: 반려동물 상실과 인간 사별의 심리적 유사성


반려동물이 가족이라는 증거는 상실의 순간에 더욱 분명해진다. 산드라 바커 미국 버지니아커먼웰스대 인간-동물 상호작용 연구소 소장의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의 심리적 고통 수준은 가까운 인간 가족을 잃었을 때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참가자 279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응답자의 68.4%가 반려동물 상실 후 6개월 이상 지속된 슬픔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그럼에도 사회는 이 슬픔을 종종 '과한 것'으로 치부한다. '그냥 개잖아', '고양이 한 마리 더 키우면 되지'라는 말이 상처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비공인 슬픔(Disenfranchised Grief)'이라고 부른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실이기 때문에 오히려 치유가 더 어렵고 오래 걸린다.


최근 hy처럼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까지 확장하는 기업들이 등장한 것은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니다. 사회가 반려동물 상실의 슬픔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혼자 사는 시대에 반려동물이 갖는 심리적 의미: 조건 없는 수용


1인 가구 비율이 35%를 넘어선 한국 사회에서 반려동물의 심리적 기능은 더욱 핵심적이다. 줄리 피아흐트 미국 플로리다대 심리학과 교수가 2022년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1인 가구의 반려인은 비반려인보다 외로움 지수가 평균 31.2% 낮았고, 사회적 지지감은 29.8% 높았다.


반려동물이 제공하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자원은 '조건 없는 수용'이다. 당신이 오늘 회사에서 실수를 해도, 외모가 엉망이어도, 기분이 나빠서 말수가 없어도 반려동물은 동일한 온도로 당신 곁에 있다. 인간관계에서 끊임없이 조율하고 눈치 봐야 하는 에너지를 반려동물 앞에서는 내려놓을 수 있다.


오늘 유독 힘든 하루를 보냈다면, 집으로 돌아가 반려동물과 5분만 눈을 맞춰보자. 그 짧은 시간에 당신의 뇌는 이미 스스로를 치유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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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5-18 17: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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