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모스크를 향해 총을 쐈다…‘혐오 범죄‘는 어떻게 싹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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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10대가 모스크를 향해 총을 쐈다…'혐오 범죄'는 어떻게 싹트는가


미국 샌디에이고의 가장 큰 이슬람 사원에서 총성이 울렸다. 용의자는 10대 청소년 2명으로 알려졌고,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혐오 범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세상은 또다시 묻는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단순히 '나쁜 아이'여서가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혐오 범죄의 뿌리가 어린 시절부터 천천히, 그리고 은밀하게 자라난다고 말한다. 10대 청소년이 특정 집단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기까지, 그 마음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편견이 증오가 되는 순간: 뇌 안에서 벌어지는 일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해 '우리'와 '그들'을 빠르게 구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른바 내집단·외집단 편향이다. 고든 호지슨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캠퍼스 심리학과 교수는 2019년 연구에서 10대 청소년이 성인보다 외집단에 대한 위협 인식을 평균 34% 더 강하게 느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전전두엽 피질, 즉 충동을 조절하는 뇌 부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탓이다.


문제는 편견이 증오로 전환되는 데 '방아쇠'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심리학자들은 이 방아쇠를 세 가지로 설명한다. 반복적인 혐오 콘텐츠 노출, 또래 집단의 동조 압력, 그리고 책임이 분산되는 집단 행동이다. 세 요소가 동시에 작동할 때, 개인의 도덕적 판단은 급격히 약해진다.


온라인 환경은 이 과정을 극적으로 가속시킨다. 알고리즘이 비슷한 콘텐츠를 반복 추천하면서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10대의 뇌에 깊이 각인되는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편견은 서서히 세계관이 된다.



도덕적 이탈: '나쁜 짓'을 '옳은 일'로 착각하는 메커니즘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과 앨버트 반두라 명예교수가 제시한 '도덕적 이탈' 개념은 혐오 범죄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다. 도덕적 이탈이란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을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심리 과정이다. '저들은 우리의 적이다', '저들 때문에 세상이 나빠졌다'는 식의 서사가 대표적이다.


반두라 교수는 2002년 연구에서 도덕적 이탈 점수가 높은 청소년일수록 공격적 행동을 실제로 저지를 가능성이 3.2배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10대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논리를 자신의 논리로 내면화하는 속도가 성인보다 훨씬 빠르다. 온라인 극단주의 커뮤니티가 10대를 주요 타깃으로 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샌디에이고 사건의 용의자들이 실제로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는 아직 수사 중이다. 그러나 10대가 혐오 범죄를 저지른 사례를 분석한 미국 연방수사국(FBI)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용의자의 71%가 사건 전 6개월 안에 온라인 극단주의 콘텐츠에 반복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혐오는 전염된다: 방관자 효과와 집단 극화


혐오 범죄는 혼자 저지르는 경우보다 둘 이상이 함께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건도 용의자가 2명이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를 '집단 극화' 현상으로 설명한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서로의 의견이 점점 극단적인 방향으로 강화된다는 것이다.


린다 카스텔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2021년 연구에서 극단적 혐오 집단 내 10대 구성원이 혼자일 때보다 집단 내에 있을 때 폭력 의도가 평균 2.7배 높아진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혼자서는 결코 넘지 않을 선을, 누군가와 함께일 때는 넘어버리는 것이다.


방관자들의 침묵도 문제를 키운다. 주변에서 혐오 발언이나 차별적 행동을 목격하고도 '그냥 말이 심한 거겠지' 하며 넘기는 순간, 가해자는 자신의 행동이 용인됐다고 학습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침묵의 암묵적 동의'라고 부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예방은 교실과 가정에서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혐오 범죄 예방의 핵심이 처벌보다 조기 교육에 있다고 강조한다. 엘리자베스 레비 팔럭 미국 퍼듀대 심리학과 교수는 2022년 연구에서 공감 훈련 프로그램을 6개월간 이수한 청소년 집단이 이수하지 않은 집단보다 외집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41% 낮았다고 밝혔다. 공감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으로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자녀가 온라인에서 무엇을 보는지, 어떤 집단과 어울리는지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가 특정 집단에 대해 거친 말을 쓰거나 '우리'와 '저들'을 구분하는 언어를 반복한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대화를 시작해보자. '왜 그렇게 생각해?' 라는 단 하나의 질문이, 혐오의 싹을 자르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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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5-19 0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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