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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증시가 오른다는 뉴스가 뜨면 왠지 마음이 조급해진다. '나만 빼고 다들 돈 버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을 못 이루고, 어느새 스마트폰으로 주식 앱을 켜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최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신용대출을 활용한 주식투자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에 나설 만큼 '빚투' 열풍이 거세다. 이 현상의 뒷면에는 'FOMO'라는 심리적 메커니즘이 자리하고 있다.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자신만 중요한 기회나 경험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불안감을 뜻한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패트릭 맥긴니스 연구원이 2004년 처음 학술적으로 개념화했으며, 이후 SNS와 실시간 정보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투자 시장에서의 FOMO는 특히 강하게 작동한다. '저 사람은 저번 달에 몇백만 원 벌었다더라'는 이야기가 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지면, 뇌는 그 정보를 손실 신호로 해석한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하는 동안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감각이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영국 에식스대 심리학과의 앤디 프르제빌스키 교수가 2013년 성인 20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FOMO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율성·유능감·관계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일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내면의 결핍이 외부 기회를 더 크게 보이게 만드는 셈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손실을 약 2.5배 더 강하게 느낀다. 이것이 이른바 '손실 회피 편향'이다. 문제는 FOMO가 이 편향을 역이용한다는 점에 있다.
주가가 오를 때 투자하지 않는 것 자체가 '손실'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잃은 돈이 없는데도 뇌는 기회를 놓치는 것을 이미 손해를 본 것과 동일하게 처리한다. 이 상태에서는 신용대출이라는 현실적 위험보다 '지금 안 사면 후회한다'는 감각이 훨씬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경제학 연구팀이 2023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시장이 급등하는 장면을 목격한 실험 참가자들의 뇌 편도체는 실제 위협 상황과 유사한 활성화 패턴을 보였다. 단순히 '조급하다'는 감정이 아니라, 생존 본능에 가까운 신경학적 반응이 유발된 것이다.
투자 관련 SNS 콘텐츠는 FOMO를 증폭시키는 가장 강력한 연료다. 사람들은 수익 인증은 공유하지만 손실은 거의 올리지 않는다. 우리는 타인의 '하이라이트 릴'만 보면서 자신의 평범한 일상과 비교하게 된다. 미국 피츠버그대 심리학과 브라이언 프리맥 교수 연구팀이 2018년 성인 1788명을 조사한 결과, SNS 사용 시간이 길수록 사회적 비교 횟수가 늘고 자기 효능감이 낮아지는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게다가 요즘은 투자 정보가 실시간으로 쏟아진다. 주가 알림, 커뮤니티 글, 유튜브 전망 영상이 24시간 뇌를 자극한다. 정보 과부하 상태에서는 느린 이성적 사고 대신 빠르고 감정적인 직관이 판단을 지배하게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시스템 1 사고'라고 부른다.
내가 지금 투자를 결정하는 이유가 '이 종목이 좋아서'인지, '남들이 다 사는 것 같아서'인지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어보는 것이 첫 번째 방어선이다. FOMO에서 비롯된 결정인지 아닌지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충동적 행동을 절반은 막을 수 있다.
심리학자들이 공통적으로 권하는 방법은 '조모(JOMO, Joy Of Missing Out)'를 의도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놓치는 것을 불안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그 선택이 주는 고요함과 자유를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는 훈련이다. 뉴욕대 심리학과 가브리엘 외팅겐 교수는 욕망이 실현되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큼이나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의 현실을 함께 떠올리는 '정신적 대비(Mental Contrasting)' 기법이 충동적 결정을 줄이는 데 효과적임을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투자에 앞서 '이 결정을 6개월 후에도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 하나를 습관처럼 던져보자. SNS 알림을 하루 한 번만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남들의 수익 인증을 볼 때마다 '저 사람이 공유하지 않은 손실도 있을 것이다'라고 스스로 상기시키는 것도 좋다.
시장은 언제나 있다. 기회는 이번 한 번이 아니다. 오늘 당장 주식 앱을 닫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3분만 생각해보는 것, 그게 FOMO로부터 나를 지키는 가장 단순하고 강력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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