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000 시대, ‘빚투‘에 뛰어드는 사람들…‘이러면 안 되는데‘가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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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9000 시대, '빚투'에 뛰어드는 사람들…'이러면 안 되는데'가 안 되는 이유


[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코스피 9000 시대, '빚투'에 뛰어드는 사람들…'이러면 안 되는데'가 안 되는 이유


코스피가 9000선을 넘겼다는 뉴스를 보며 '나만 안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 적 있는가. 주변 동료가 주식으로 수익을 냈다는 말을 들으면 가슴 한편이 묘하게 조여드는 그 감각 말이다.


2026년 6월, 국내 주식시장의 신용융자 잔고가 38조 원을 넘어섰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머리로는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손은 이미 대출 신청 버튼을 누르고 있다. 이 기묘한 모순, 도대체 왜 생기는 걸까.



상승장이 뇌를 바꾼다: 도파민과 손실회피 본능의 충돌


주가가 오를 때 인간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쾌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자극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수익을 경험한 뇌는 그 감각을 반복하고 싶어 한다. 캐머런 존슨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경제학 연구팀이 2019년 성인 투자자 2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상승장을 경험한 참가자들은 이후 투자 결정에서 위험 허용 범위가 평균 34.7%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뇌가 '지금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으로 착각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최신성 편향'이라고 부른다. 가장 최근에 경험한 정보를 과도하게 신뢰하는 인지적 오류로, 코스피 9000 시대를 살고 있는 투자자들이 과거의 폭락 기억을 흐릿하게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이 기회를 놓치면 손해를 본다'는 공포도 동시에 작동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교수가 정립한 '손실회피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100만 원을 잃는 고통을 100만 원을 버는 기쁨보다 약 2.5배 더 강하게 느낀다. 남들은 다 버는데 나만 못 번다는 감각이 손실로 느껴지면서 무리한 투자를 부추기는 셈이다.



군중 심리와 '포모': 혼자만 뒤처지는 것 같은 공포


빚투 열풍의 심리적 핵심에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가 있다.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에서 수익 인증이 넘쳐나는 환경에서, 나만 제외된 것 같다는 두려움은 합리적 판단력을 무력화한다. 앤드루 프르즈빌스키 영국 옥스퍼드대 인터넷연구소 교수팀이 2013년 발표한 연구에서 포모를 강하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충동적 의사결정 빈도가 51.8% 높았으며, 그 경향은 상승장 뉴스에 노출될수록 더욱 강화됐다.


여기에 군중 심리까지 더해진다. 많은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그것이 옳다고 느끼는 '사회적 증거 편향'이 발동하면서, 개인의 신중한 판단은 집단의 흥분 속에 묻혀 버린다. '다들 하는데 나만 안 하면 이상한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바로 이 편향이 작동하는 순간이다.


녹색경제신문과 복수 경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신용융자 급증과 함께 20·30대 젊은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활용 비율이 특히 높아졌다. 빠른 자산 형성에 대한 압박감이 큰 세대일수록 포모와 군중 심리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이유: 자기통제 실패의 심리학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행동이 따라오지 않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의도-행동 간극'이라고 부른다. 뇌의 전전두엽은 장기적 결과를 계산하는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지만, 상승장의 흥분 상태에서는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체가 더 빠르게 반응하며 충동적 결정을 이끈다. 로이 바우마이스터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심리학과 교수가 발표한 자기통제 연구에서는, 스트레스나 강한 감정 상태일 때 자기통제 능력이 최대 40%까지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 '지금 내가 흥분 상태인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내린 재정 결정은 냉정한 상태에서보다 위험 감수 성향이 현저히 높아진다. 본인이 '빚투'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 결정을 최소 24시간 뒤로 미루는 것만으로도 충동적 선택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코스피 9000은 흥미로운 숫자이지만, 그 숫자가 내 삶의 안전망을 흔들 이유는 되지 않는다. 오늘 문득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밀려온다면, 그 감정이 뇌의 도파민과 포모가 만들어낸 착각일 수 있다는 것을 한 번쯤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내 재정 결정의 주도권을 시장의 흥분이 아닌 나 자신이 쥐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 그것이 진짜 투자 심리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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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6-24 07: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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