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날렸는데 멈출 수가 없었다"… 주식 단타, 중독인가 선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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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7억 날렸는데 멈출 수가 없었다"… 주식 단타, 중독인가 선택인가?


2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운동 전문 유튜버가 마흔 살까지 평생 모은 7억 원을 주식 단타로 잃었다는 고백이 최근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미국 주식 시장에서 급상승 종목을 쫓아 단기 매매를 반복하다 뼈아픈 손실을 봤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가장 충격적으로 토로한 것은 따로 있었다. 손실이 눈에 보이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나만 그런 걸까? 주변을 둘러보면 '한 번만 더', '이번엔 다를 거야'라는 말을 달고 사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반복의 심리 뒤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뇌의 작동 원리가 숨어 있다.



손실 후에도 멈추지 못하는 이유: 뇌가 손해를 '미완성'으로 인식한다


나탈리 크리스토포루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 신경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2021년 도박 및 투자 손실 상황에서 인간의 뇌가 보이는 반응을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손실을 경험한 직후 뇌의 전두엽 피질과 복측 선조체 사이의 연결이 활성화되며, 이때 뇌는 손실을 '끝난 일'이 아니라 '아직 회복할 수 있는 미완성 상태'로 처리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시 말해, 손해를 봤을수록 뇌는 오히려 더 강하게 '다시 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다.


이 현상은 심리학에서 '손실 회피 편향'과 연결된다.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심리학과 명예교수가 아모스 트버스키와 함께 정립한 전망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같은 금액의 이익보다 손실에서 약 2.5배 더 강한 심리적 고통을 느낀다. 문제는 이 고통이 빠져나가려는 충동, 즉 또 한 번의 베팅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이른바 '손절 못 하는 심리'는 의지 부족이 아니다. 뇌가 손실 상황에서 합리적 판단보다 감정적 회복 욕구를 우선시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평생 모은 돈을 잃으면서도 멈추지 못했다는 그 유튜버의 고백은, 어찌 보면 지극히 인간적인 반응이었던 셈이다.



도파민 롤러코스터: 수익보다 '예측 순간'이 더 짜릿하다


단타 매매가 반복되는 또 다른 이유는 도파민 시스템에 있다. 로버트 새폴스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신경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저서 '행동'에서 인간의 도파민 분비는 보상 자체보다 보상에 대한 '기대와 예측' 순간에 더 강하게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주가가 급등하는 순간이 아니라, 급등할 것 같은 종목을 매수 버튼 위에 손을 올린 그 순간에 뇌는 가장 강렬한 쾌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 메커니즘은 슬롯머신의 원리와 거의 동일하다. 결과가 예측 불가능할수록, 보상이 간헐적으로 주어질수록 도파민 분비는 더 강해진다. 2022년 영국 에섹스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이 성인 투자자 4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단기 매매 경험자의 61.3%가 수익보다 매수·매도 결정 순간의 흥분감을 더 강하게 기억한다고 답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단타는 돈을 버는 행위이기 이전에, 뇌에 강렬한 자극을 주는 행위다. 수익이 날 때는 물론이고, 손실이 나는 상황에서도 뇌는 '다음 예측'을 준비하며 계속 흥분 상태를 유지한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점차 일상적인 자극에는 무감각해지고 투자 화면 앞에서만 '살아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자기과신과 통제 착각: '나는 다를 거야'라는 위험한 믿음


단타 투자자들이 손실 이후에도 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데는 '통제 착각'이라는 심리 기제도 크게 작용한다. 엘렌 랭어 미국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1975년 제안한 이 개념은, 인간이 순전히 운에 달린 결과에서도 자신의 능력이나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고 믿는 경향을 말한다. 주사위를 굴릴 때 중요한 숫자를 원하면 더 세게 던지고, 낮은 숫자를 원하면 살살 던지는 것처럼, 투자자들도 '내가 차트를 더 잘 읽으면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믿음은 손실 이후 더 강해진다. '지난번에는 전략이 부족했을 뿐'이라는 자기 설명이 다음 매매를 정당화하고, 실패가 거듭될수록 '다음번엔 반드시'라는 확신은 역설적으로 더 견고해진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중심 귀인 편향'이라고 부른다. 성공은 내 실력 덕분, 실패는 외부 환경 탓이라는 해석 방식이다.



뇌가 보내는 경고 신호: 언제 '멈춤'을 선택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단타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앤드루 로 미국 MIT 슬론 경영대학원 금융공학과 교수는 투자와 감정의 관계를 연구한 '적응형 시장 가설'에서 감정적 반응이 투자 판단을 지배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물리적 단절'이라고 강조한다. 매매 앱을 지우거나, 시세 알림을 꺼두는 것만으로도 충동적 결정의 빈도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2023년 핀란드 알토대학교 행동경제학 연구팀이 성인 투자자 2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스마트폰 증권 앱을 2주간 삭제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충동 매매 빈도가 42% 낮았다.


그 운동 유튜버는 결국 본업인 운동으로 돌아와 슬럼프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심리학적으로도 이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신체 활동은 도파민 분비를 건강하게 조절하고, 보상 시스템을 리셋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요즘 차트를 보지 않으면 불안하거나, 손실 이후에도 '이번 한 번만'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면, 그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앱 대신 산책로를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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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6-25 07: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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