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떤 사람은 규칙을 잘 지키고, 어떤 사람은 쉽게 충동적일까?
기사 메일전송
왜 어떤 사람은 규칙을 잘 지키고, 어떤 사람은 쉽게 충동적일까? - 자기통제력과 충동성의 심리학
  • 기사등록 2026-07-03 12:52:24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박찬미 (pcm4329@naver.com)]     


 우리 주변에는 같은 상황에서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신호등 앞에 섰을 때, 아무도 지켜보지 않아도 끝끝내 초록불이 켜질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변을 슬쩍 둘러본 뒤 아무렇지 않게 무단횡단하는 이들도 있다. 시험기간이 되면 스마트폰을 아예 꺼두고 계획한 공부를 착실히 마치는 학생도 있지만, “5분만 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몇 시간째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도 있다. 또, 마감기한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지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일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마지막 순간에야 허둥지둥 처리하는 이도 드물지 않다. 


이렇게 행동이 갈리는 이유를 단순히 성격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심지어 누군가는 의지가 강하고 누군가는 약하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실제로는 충분하지 않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행동의 차이를 '자기통제력'과 '충동성'이란 개념으로 설명한다.


자기통제력이란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 그리고 행동까지도 장기적인 목표에 맞게 조절해내는 힘이다. 반대로 충동성은 별다른 고민 없이 순간의 감정이나 욕구에 따라 즉흥적으로 움직이려는 경향이다. 누구나 당장 눈앞의 보상에 끌리는 마음이 들지만, 자기통제력이 높은 사람은 잠깐의 만족보다 미래의 더 큰 이익을 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반면, 충동성이 강한 사람은 순간의 즐거움이나 편리함에 쉽게 휩쓸리기 쉽다.


심리학은 이런 성향이 애초에 타고나는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성장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환경과 경험에 의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어린 시절에 부모와 맺는 안정적인 애착, 일관된 양육 태도,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자기통제력 발달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부모가 무조건적으로 통제하거나, 반대로 아무 기준 없이 방임하기만 한다면 아이의 자기조절 능력이 잘 자라기 어렵다. 오히려 명확한 규칙과 따스한 지지를 골고루 제공하는 가정일수록 아이의 자기통제력도 한층 탄탄해지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연구로는 심리학자 월터 미셸의 ‘마시멜로 실험’을 들 수 있다. 이 실험에서 연구진은 아이들에게 지금 당장 마시멜로 하나를 먹을 것인지, 아니면 잠시 기다렸다가 두 개를 받을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했다. 흥미롭게도 참고 기다릴 수 있었던 아이들은 성장한 이후 학업이나 사회생활 등 여러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에서는 이런 결과가 단순한 의지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환경이나 경제적 여유, 그리고 주변 환경에 대한 신뢰감 같은 복합적인 요인도 함께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자기통제력이라는 것은 개인의 의지만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과 경험 속에서 천천히 다듬어지는 능력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충동성이 무조건 나쁘기만 한 특성은 아닌 듯하다.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게 판단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때는 일정 수준의 충동성이 오히려 힘이 되어줄 수 있다. 실제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거나 참신한 시도를 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평소보다 충동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충동성이 지나치게 강해져서 오랜 시간을 두고 따져봐야 할 결과까지 놓치게 될 때다. 음주운전이나 보이스피싱, 마약 사용, 과소비, 도박, 인터넷 중독, 분노에 의한 폭력 등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 역시 순간적인 충동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경찰 활동에서 자기통제력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의미를 지닌다. 범죄학에서는 자기통제이론을 통해 자기통제력이 부족할수록 순간의 쾌락이나 만족에 쉽게 흔들리고, 위험까지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물론 모든 범죄가 개인의 자기통제력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또래의 영향, 사회 환경, 스트레스, 정신 건강 등 다양한 요인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 예방 차원에서 자기통제력을 키우는 교육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짧은 영상 콘텐츠의 유행으로 인해 우리 내면의 충동성이 한층 더 자극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쏟아지고 있다. 몇십 초마다 새로운 영상이 손쉽게 제공되고, 즉각적인 재미와 보상이 반복되다 보니 오래 집중하는 힘이나 만족을 뒤로 미루는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의 경우도 클릭 한 번으로 결제가 가능해져서 충동구매가 더욱 쉬워졌다. 게다가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취향에 딱 맞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내어주면서 즉각적인 만족과 자극이 반복된다. 이런 디지털 환경에서는 자기통제력이야말로 더욱 절실한 심리적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자기통제력은 타고난 능력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훈련과 습관을 통해 충분히 성장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작은 성공을 자주 경험하며, 충동을 일으키는 환경을 미리 차단하는 방법들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공부할 때 스마트폰을 아예 다른 방에 두거나, 한 번의 충동으로 바로 구매하지 않고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가 하루 뒤에 다시 구매를 결정하는 습관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꾸준한 스트레스 관리가 더해지면 자기조절 능력이 한층 더 단단해진다는 평가다.

 

결국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과 쉽게 충동에 휘둘리는 사람의 차이는 단순히 의지력의 강약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 이면에는 성장 과정, 하루의 생활습관, 사회에서 쌓아온 경험, 받은 스트레스의 정도, 그리고 디지털 환경까지 복합적인 심리적 요인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우리는 흔히 충동적인 사람을 보면 “왜 저렇게 참을성이 없을까”, “의지가 부족한 탓이겠지” 하고 손쉽게 판단하곤 한다. 그러나 심리학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 너머, 그 행동을 유발하는 복잡다단한 원인들에 시선을 두라고 말한다.


건강한 사회라면 규칙을 어긴 개인을 즉각 탓하거나 비난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모두가 한 데 힘을 모아, 사람들이 자기 통제력을 키우고 충동을 다스릴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순간적인 욕구를 참아내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줄 아는 힘은,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안전하고 신뢰받는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심리적 자산이다. 규칙을 지킨다는 행동은 단순히 법을 따르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미래와 이웃, 그리고 공동체 전체를 아우르는 현명한 선택임을 한 번쯤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 참고문헌

김문영 and 조영일. (2022). 약물 사용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자기통제이론, 일반긴장이론, 합리적선택이론을 중심으로. 한국중독범죄학회보, 12(4), 1-19.

이건우. (2025). 숏폼 도입이 20대의 스마트폰 과의존에 미친 영향: 이원고정효과 이중차분을 통한 접근. 지식경영연구, 26(1), 159-181.

임하늘 and 최재용. (2021). 자기통제력이 청소년 범죄 피해에 미치는 영향: Hirschi의 수정된 자기통제이론을 중심으로. 경찰학연구, 21(4), 5-40.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12687
  • 기사등록 2026-07-03 12:52:2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