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 숫자 너머에는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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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 숫자 너머에는 '마음'이 있다 - 투자자의 불안과 기대가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바꾸는 방식
  • 기사등록 2026-07-24 12: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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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임언지(alice6472@naver.com)]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릴 때, 사람들은 흔히 그 원인을 기업 실적이나 금리, 환율 같은 '숫자'에서만 찾으려 한다. 하지만 지수를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그 숫자를 해석하고 반응하는 사람들, 즉 투자자들의 심리다. 같은 뉴스라도 투자자가 느끼는 불안이나 기대의 크기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국내 학계에서도 이러한 투자자 심리가 주가지수의 등락을 설명하는 중요한 변수라는 사실을 여러 실증연구를 통해 확인해왔다.


남을 따라가는 마음, '무리행동'


주식시장에서 흔히 관찰되는 심리 현상 중 하나는 '무리행동(herding behavior)'이다. 이는 투자자가 자신의 판단보다 다른 사람들의 매매 흐름을 따라가는 경향을 말한다.

최기홍과 윤성민(2019)은 2003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분석한 결과, 무리행동이 시장 하락기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며 특히 지수가 극단적으로 떨어지는 국면에서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투자자 심리와 무리행동 사이에는 유의미한 인과관계가 나타났다. 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가 커질수록 투자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매도 흐름을 따라가면서 하락세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수가 급락할 때 개별 기업의 실적이나 재무 상태와 무관하게 여러 종목이 동반 하락하는 현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실마리가 된다.


손실은 미루고, 이익은 서두르는 '처분효과'


투자자들의 비합리적 판단을 보여주는 또 다른 대표적 사례는 '처분효과(disposition effect)'다. 이는 주가가 오른 주식은 서둘러 팔아 이익을 확정하려 하고, 반대로 손실이 난 주식은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며 손실 확정을 미루는 심리를 뜻한다.

김민기와 김준석(2022)이 국내 개인투자자 약 20만 명의 2020년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매수 가격보다 주가가 오른 주식을 매도할 확률이 주가가 내린 주식을 매도할 확률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처분효과는 투자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와 가치평가가 어려운 종목에서 더욱 뚜렷했으며, 처분효과가 강한 투자자일수록 실제 투자 성과는 오히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현모(2017)의 연구 역시 손실회피 성향이 금융상품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사람들이 같은 크기의 이익과 손실을 동일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며, 특히 '손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르는 장에서 커지는 '과잉확신'


시장이 상승세를 탈 때 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운 심리적 함정 중 하나는 '과잉확신(overconfidence)'이다.

김민기와 김준석(2022)에 따르면 직전 시점의 시장 수익률이 높을수록 개인투자자의 거래량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시장 상승기에 자신의 투자 판단과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강화되고, 그 결과 더욱 적극적인 거래에 나서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거래빈도가 높아진 투자자일수록 매수한 주식의 수익률이 매도한 주식의 수익률보다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즉, 자신감이 커지고 거래가 잦아질수록 오히려 투자 판단의 질과 성과가 저하될 가능성이 나타난 것이다.


'한 방'을 노리는 심리, 복권형 주식 선호


낮은 확률이라도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에 몰리는 현상 역시 투자자 심리의 중요한 한 축이다.

김민기와 김준석(2022)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에 비해 이른바 '복권형' 주식을 보유하고 거래하는 비중이 훨씬 높았다. 특히 남성 투자자와 젊은 연령대에서 이러한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복권형 주식 선호는 낮은 분산투자 수준과 높은 거래빈도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투자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작은 확률이라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자의 위험 판단과 종목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지수와 함께 움직이는 '심리지수'


이러한 개별 심리들은 실제로 지수화되어 시장을 설명하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변진호와 김근수(2013)는 개인투자자의 매수·매도 불균형, 펀드 자금 흐름, 거래회전율, 소비자신뢰지수 등 여러 변수를 종합해 투자심리지수를 구성했다. 연구 결과, 개인투자자의 매수 비중이 높고 펀드로 자금이 유입될수록, 그리고 폐쇄형 펀드의 할인율이 낮을수록 투자심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투자심리지수는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데 일정한 유용성을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코스피나 코스닥의 등락이 단순히 기업의 실적 발표만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전반에 흐르는 낙관과 비관의 정도 역시 실제 주가 움직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시사한다.


숫자를 읽기 전에, 마음을 읽어야 하는 이유


결국 코스피와 코스닥의 등락은 기업의 실적표만으로 완성되는 그래프가 아니다. 그 그래프 안에는 손실을 두려워하는 마음, 남들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 오른 만큼 더 오를 것이라 믿는 마음, 그리고 한 번의 기회로 판을 뒤집고 싶은 마음이 겹겹이 쌓여 있다.

물론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기업 실적과 금리, 환율, 정책, 국제 정세 등 수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같은 정보 앞에서도 투자자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지수 창을 들여다볼 때 우리가 정말로 마주하는 것은 냉정한 숫자가 아니라, 수많은 투자자의 기대와 불안이 만들어낸 하나의 거대한 집단적 초상일지도 모른다.


* 참고문헌

1) 강현모 (2017). 투자자의 손실회피 성향과 해석수준이 금융상품 태도에 미치는 영향. 지식경영연구, 18(1), 49-65.

2) 김민기, 김준석 (2022). 국내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와 거래행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보고서 22-02.

3) 변진호, 김근수 (2013). 주식시장 투자 심리지수의 유용성. 재무관리연구, 30(4), 225-248.

4) 최기홍, 윤성민 (2019). 한국 주식시장에서의 무리행동과 투자자 심리에 대한 실증연구. 금융공학연구, 18(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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