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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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스트레스 - 스트레스, 정말 나쁘기만 할까? 나를 성장시키는 '유스트레스'의 비밀
  • 기사등록 2026-07-24 12: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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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심소은(zzzz7435@naver.com)]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어떠한 병이나 증상의 원인을 분석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스트레스다. 그런데 스트레스는 꼭 부정적인 일을 겪어야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시험을 앞두고 느끼는 긴장감,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의 부담감처럼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수적으로 겪어야 하는 일들을 경험하는 순간에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긴장감과 긴장감으로 인해 나타나는 스트레스를 무조건 나쁜 것, 빨리 없애야 할 것으로 여긴다. 그런데 정말 스트레스는 항상 우리를 해치기만 할까? 그렇다고 하기에는 인생을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들은 정말 셀 수 없이 많다. 긴장감이나 불안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가 오히려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시키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도록 사용할 수는 없을까?



스트레스에도 두 얼굴이 있다 : 일반적응증후군


이 질문에 답을 주는 개념이 바로 '유스트레스(eustress)'다. 스트레스라는 개념을 처음 학문적으로 정리한 사람은 내분비학자 한스 셀리에다. 그는 우리 몸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과정을 '일반적응증후군(General Adaptation Syndrome)'이라는 세 단계로 설명했다. 


첫 번째는 경보 단계다. 스트레스 자극이 들어오면 교감신경계가 즉각 활성화되고, 뇌하수체에서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몸은 순간적으로 힘과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두 번째는 저항 단계다.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몸은 그 상태에 적응하려 애쓰며 일정 수준의 기능을 유지하려 한다. 세 번째는 소진 단계다. 저항이 너무 오래 이어지면 몸의 자원이 바닥나면서 면역력 저하나 각종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셀리에는 여기서 중요한 지점을 짚었다. 모든 스트레스가 소진 단계로 치닫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스트레스를 두 종류로 나누었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쁜 스트레스는 정확히 표현하면 '디스트레스(distress)'다.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자극이 계속되면 경보-저항-소진의 흐름을 따라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불안이나 우울, 소화 불량, 면역력 저하로 이어진다. 반면 유스트레스는 적당한 수준의 도전과 자극에 머무는 스트레스다. 경보 단계에서 끌어올려진 집중력과 활력을 소진 단계까지 몰아가지 않고,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만큼만 활용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디스트레스와 유스트레스의 갈림길 : 인지적 평가 이론


심리학자 리처드 라자루스는 유스트레스와 디스트레스를 가르는 기준이 스트레스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다. 이를 '인지적 평가 이론(Cognitive Appraisal Theory)'이라 부른다.


라자루스에 따르면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을 마주하면 두 단계의 평가를 거친다. 먼저 1차 평가에서는 "이 상황이 나에게 해로운가, 위협적인가, 아니면 도전할 만한 것인가"를 판단한다. 같은 발표 과제라도 누군가는 이를 '망신당할 위협'으로 보고, 누군가는 '실력을 보여줄 도전'으로 본다. 이 첫 번째 판단에서부터 이미 유스트레스와 디스트레스의 갈림길이 생긴다.


이어지는 2차 평가에서는 "내가 이 상황에 대처할 자원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가"를 따진다. 시간, 능력, 주변의 도움 같은 자원이 충분하다고 느끼면 스트레스는 감당할 만한 도전으로 바뀌고, 자원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같은 상황도 벅찬 위협으로 다가온다. 즉 유스트레스는 상황을 도전으로 해석하면서 동시에 "나는 이걸 해낼 수 있다"는 판단이 뒷받침될 때 만들어진다.



적당한 긴장이 최고의 성과를 만든다 : 여키스-도슨 법칙


유스트레스가 실제로 우리의 수행 능력을 어떻게 끌어올리는지는 '여키스-도슨 법칙(Yerkes-Dodson Law)'으로 설명할 수 있다. 1908년 심리학자 로버트 여키스와 존 도슨이 발표한 이 법칙은 각성 수준과 수행 능력의 관계가 완만한 U자를 뒤집은 곡선을 그린다는 것을 보여준다.


각성이 전혀 없는 상태, 즉 아무 자극도 긴장도 없는 상태에서는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고 수행 능력도 낮다. 각성 수준이 적당히 올라가면 집중력과 동기, 수행 능력이 함께 상승한다. 그런데 각성이 일정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높아지면 수행 능력은 다시 떨어지기 시작한다. 시험 전 적당한 긴장은 집중력을 끌어올리지만, 그 긴장이 공포 수준으로 커지면 오히려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따라서 유스트레스란 특정한 절대적 긴장의 크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곡선의 정점, 즉 딱 알맞은 각성 수준에 머무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유스트레스를 내 것으로 만드는 법


셀리에의 일반적응증후군은 유스트레스가 소진으로 가지 않고 적당한 자극 수준에 머무는 상태임을 보여주고, 라자루스의 인지적 평가 이론은 같은 자극도 도전으로 해석하고 대처 자원이 충분하다고 인식할 때 유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리고 여키스-도슨 법칙은 그렇게 만들어진 적당한 긴장이 실제로 가장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증명한다. 세 이론을 겹쳐보면, 유스트레스는 몸의 반응, 마음의 해석, 실제 성과라는 세 층위에서 모두 근거를 가진 개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유스트레스를 어떻게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을까?


먼저 알맞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여키스-도슨 법칙에서 봤듯, 너무 쉬워서 지루하지도 않고 너무 어려워서 좌절하지도 않는, 딱 흥미가 생기면서도 손에 닿을 만한 목표가 최적의 각성 수준을 만들어낸다. 같은 상황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든다. 라자루스의 1차 평가에서 상황을 위협이 아닌 도전으로 바라보고, 2차 평가에서 스스로의 대처 자원을 낮게 보지 않는 습관이 유스트레스를 만드는 열쇠다. 따라서 스스로 생각하기에 어렵지만 내가 충분히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유스트레스도 결국 스트레스의 한 종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셀리에의 이론이 보여주듯, 저항 단계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결국 소진 단계로 넘어간다. 그래서 명상, 취미 활동, 충분한 수면처럼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내가 느끼는 긴장감이 나를 성장시키는 유스트레스인지, 아니면 나를 지치게 만드는 디스트레스인지 스스로 알아차리는 자기 인식도 그래서 중요하다.


스트레스는 무조건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잘 활용하면 오히려 삶의 질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힘이 될 수 있다. 지금 느끼고 있는 긴장감이나 부담감이 있다면, 한번 다르게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그게 자신을 더 성장하게 만들어줄 유스트레스일지도 모른다. 스트레스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더 활력 있고 성장하는 삶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정신의학신문. (2023, November 9). 압박의 상황에서 일을 능률적으로 하는 법, 여키슨-도슨 법칙. https://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4908

2) 한국의약통신. (2016, July 8).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적 반응 [약사와 철학: 현대질환과 임상약학]. https://www.kmp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062

3) 한의신문. (2021, August 19). 한의학정신건강센터 & 정신건강 ⑦. https://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45802

4) JoVE. (2025, April 1). 라자루스의 인지 평가 이론 [Video]. https://www.jove.com/kr/science-education/v/18587/lazarus-s-cognitive-appraisal-theory

5) 3.5: Eustress. (2021, April 30). Medicine LibreTexts. 3.5: 유스트레스 - 의학 리브레텍스트 

6) Wonderful Mind. (2024, January 4). 여키스-도슨 법칙: 수행 능력과 각성. https://wonderfulmind.co.kr/yerkes-dodson-law-performance-arous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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