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진에게 기습 입맞춤한 팬…‘뽀뽀가 죄냐‘고요? 뇌과학은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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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진에게 기습 입맞춤한 팬…'뽀뽀가 죄냐'고요? 뇌과학은 이미 알고 있다


[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BTS 진에게 기습 입맞춤한 팬…'뽀뽀가 죄냐'고요? 뇌과학은 이미 알고 있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눈앞에서 보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을 해본 적 있는가. 그 짧은 몇 초 동안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냥 흥분했을 뿐이라고, 아무 악의도 없었다고 말하지만 상대방은 이미 선을 넘은 뒤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팬사인회 자리에서 방탄소년단 진에게 기습적으로 입맞춤을 한 일본인 여성 A씨가 법정에 두 차례 불출석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A씨 측은 '단순한 팬과 연예인 사이의 가벼운 스킨십'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심리학자들은 이 주장 안에 깊이 들여다봐야 할 심리적 메커니즘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팬덤과 뇌: 아이돌을 보는 순간 뇌에서 벌어지는 일


좋아하는 유명인을 실제로 마주치는 순간, 뇌는 엄청난 양의 도파민을 분비한다. 도파민은 보상과 쾌락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이 물질이 급격히 쏟아지면 전두엽의 판단 기능이 일시적으로 억제된다. 다시 말해, 이성적 사고가 잠깐 꺼지는 것이다.


스튜어트 피셔 영국 런던대 신경심리학과 교수는 2021년 팬덤 심리 연구에서 유명인을 직접 대면한 팬의 뇌 활성도를 fMRI로 측정한 결과, 전두엽 피질 활성도가 평균 34.7% 감소하고 변연계 반응은 2.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극단적 흥분 상태에서 나타나는 충동 통제력 저하와 정확히 일치하는 패턴이다.


결국 '그 순간만큼은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갔다'는 말은 단순한 변명이 아니라 실제 신경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현상이다. 문제는 뇌의 작동 방식이 그렇다고 해서 타인의 신체에 동의 없이 접촉하는 행위가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파라소셜 관계의 함정: '우리는 특별한 사이'라는 착각


A씨의 발언에서 핵심적인 심리 현상을 하나 짚을 수 있다. 바로 파라소셜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다. 파라소셜 관계란 텔레비전, SNS, 유튜브 등 미디어를 통해 특정 인물을 일방적으로 반복 접하면서 마치 실제로 친밀한 관계인 것처럼 느끼게 되는 심리적 착각이다.


도널드 호턴과 리처드 볼 미국 시카고대 사회학과 교수는 1956년 이 개념을 처음 제시했고, 이후 수십 년간 관련 연구가 축적됐다. 2022년 매튜 스파크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 부교수 연구팀이 팬덤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1.3%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를 알아볼 것 같다'고 답했다. 수백만 명의 팬 중 한 명임에도 불구하고 상호 친밀감을 느끼는 것이다.


A씨가 '가벼운 스킨십'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수년간 진의 일상과 표정, 목소리를 미디어로 접하며 쌓인 파라소셜 관계가 실제 대면 순간 마치 오랜 지인을 만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철저히 일방적인 감정이었다.



동의 없는 접촉: '가벼운' 행위가 피해자에게 남기는 것


가해자는 '가볍다'고 느끼지만 피해자의 뇌와 몸은 전혀 다른 신호를 받는다. 나오미 아이젠버거 미국 UCLA 심리신경과학과 교수는 2003년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연구에서 사회적으로 거부당하거나 동의 없이 신체 경계를 침범당할 때 뇌에서 활성화되는 영역이 신체적 통증을 느낄 때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은 뇌가 '고통'으로 처리한다는 뜻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타인의 관심을 받는 일이라는 사실이 이를 정당화하지 못한다. 유명세가 곧 신체적 접근 허용으로 이어진다는 인식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이번 사건이 법정까지 간 것은 그 경계를 사회가 명확히 그어야 한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심리학계에서는 파라소셜 관계의 강도가 높을수록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흐려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특히 SNS와 브이로그 콘텐츠가 넘쳐나는 지금, 팬과 아티스트 사이의 심리적 거리감이 이전 어느 때보다 좁게 느껴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돼 있다.



팬심과 존중: 좋아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


좋아하는 마음 자체는 아름답다. 누군가의 음악과 존재가 내 일상에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경험은 진짜다. 그런데 그 감정이 진짜일수록, 상대방의 경계도 진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


팬덤 심리 전문가들은 '건강한 파라소셜 관계'의 조건으로 일방향성을 인정하는 것을 첫 번째로 꼽는다. 상대가 나의 존재를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그의 작품과 활동을 응원하는 것이 진정한 팬의 태도라는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존중을 보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그의 동의를 먼저 묻는 것이다.


오늘, 내가 열렬히 응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잠깐 생각해보자. 나의 애정이 상대방의 경계를 넘고 있지는 않은지를. 진짜 좋아하는 마음은 상대방이 편안한 거리에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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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7-17 0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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