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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티켓 창이 열린 지 90초 만에 전석이 사라졌다. 마약 투약 의혹, 병역 기피 논란, 수차례의 구설. 그 무게가 무색하게도 MC몽의 단독 콘서트 티켓은 순식간에 동났다. '팬심이라 그렇지'라고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심리학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논란에 휩싸였다가 돌아오는 스타에게 우리가 보내는 열광. 그것은 단순한 응원이 아니라 인간 심리의 깊고 복잡한 메커니즘이 작동한 결과다. 왜 우리는 '용서받은 스타'에게 때로는 처음보다 더 강하게 끌리는 걸까.
인간의 뇌는 본능적으로 '서사'에 반응한다. 특히 추락했다가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에 강하게 끌린다. 조너선 갓샬 미국 세인트빈센트대 영문학과 교수는 저서 '스토리텔링 애니멀'에서 인간은 갈등과 극복의 서사를 접할 때 옥시토신과 도파민이 함께 분비된다고 설명한다. 공감과 보상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다.
MC몽의 사례는 이 서사 공식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전성기, 추락, 긴 공백, 그리고 귀환. 팬들에게 이 흐름은 단순한 가수의 복귀가 아니라 자신들이 함께 버텨온 이야기의 '2막'으로 느껴진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서사적 운반 효과(narrative transportation effect)'라고 부른다. 이야기 속으로 깊이 빨려든 사람일수록 비판적 판단보다 감정적 동화가 앞선다는 개념이다.
여기에 '희소성 효과'까지 더해진다. 오랜 공백 끝에 돌아온 공연이라는 사실 자체가 티켓의 심리적 가치를 높인다. 사람들은 쉽게 살 수 있는 것보다 경쟁해서 얻어야 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90초 매진은 그 반증이기도 하다.
로라 프레스 미국 인디애나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팀이 2019년 진행한 연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유명인이 공개적 사과를 한 뒤 일정 기간 활동을 중단하면, 팬들의 재지지 의향이 사건 이전보다 평균 22.4%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도덕적 정화 효과'라고 명명했다. 대중은 충분한 고통을 치렀다고 판단되는 인물에게 이전보다 강한 정서적 유대를 느낀다는 설명이다.
이 효과의 배경에는 '인지 부조화 해소' 심리가 있다. 한 사람을 좋아했는데 그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우리 내면에 긴장이 생긴다. 그를 계속 좋아하는 나는 나쁜 판단을 한 걸까? 이 불편함을 해소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그는 충분히 반성했다'고 믿는 것이다. 그 믿음이 확인되는 순간, 즉 스타가 다시 무대에 서는 순간, 팬들의 열광은 두 배가 된다.
물론 모든 팬이 이 심리에 지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MC몽의 복귀를 반기지 않는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같은 사안을 두고 용서와 비판이 공존하는 이유는, 우리 각자가 그 스타와 맺어온 감정적 역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로빈 던바 영국 옥스퍼드대 실험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인간의 친밀한 사회적 관계가 150명 수준의 '던바의 수'로 제한된다고 주장하지만, 동시에 유명인과의 '준사회적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는 이 범위를 초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팬들은 스타를 직접 만난 적이 없어도 그의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고, 수험 시절을 함께 버텼으며, 힘든 시간을 나눈 '관계'처럼 느낀다.
MC몽의 곡들이 특히 2000년대 중후반 청춘을 보낸 세대에게 깊이 박혀 있다는 점도 이 열광을 설명하는 단서다. 노래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그 시절의 기억과 감정을 저장하는 '인출 단서(retrieval cue)'로 기능한다. 그가 다시 무대에 선다는 것은, 그 시절 나의 감정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심리학자들은 준사회적 관계가 지나치게 강해질 때 발생하는 위험도 함께 경고한다. 스타의 잘못을 과도하게 합리화하거나, 비판적 시각을 갖는 타인을 공격하는 방향으로 흐를 때 팬심은 건강하지 않은 방향으로 변질된다.
콘서트 티켓을 샀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고 싶은 마음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다만 그 열광 뒤에 어떤 심리가 작동하고 있는지를 한 번쯤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감정을 더 풍부하게 이해하는 방법이다.
오늘 문득 예전에 좋아했던 가수의 노래를 다시 꺼내 들었다면, 그 감정이 어디서 오는지 잠시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움인지, 위로인지, 아니면 그 시절 나 자신을 만나고 싶은 마음인지. 스타를 향한 감정 속에는 결국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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