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kg 뼈말라‘ 논란에 "이게 그럴 일인가?"…극단적 다이어트, 뇌가 먼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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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kg 뼈말라' 논란에 "이게 그럴 일인가?"…극단적 다이어트, 뇌가 먼저 무너진다
  • 기사등록 2026-08-06 07: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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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kg 뼈말라' 논란에


[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17kg 뼈말라' 논란에 "이게 그럴 일인가?"…극단적 다이어트, 뇌가 먼저 무너진다


배우 김민하가 17킬로그램을 감량한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하루 한 끼, 강도 높은 운동. 그 결과는 분명 눈에 띄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눈에 띈 건 '뼈말라'라는 단어였다.


연예인의 몸이 화제가 될 때마다 우리 사회는 두 가지 반응으로 갈린다. '어떻게 했어요?'라는 부러움과, '저래도 되나?'라는 걱정이다. 심리학자들은 이 두 반응 사이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고 말한다.



굶으면 뇌가 먼저 반응한다: 극단적 식이제한이 감정에 미치는 영향


칼로리를 급격히 줄이면 몸보다 뇌가 먼저 신호를 보낸다. 아네 비스트롬 덴마크 코펜하겐대 신경과학과 교수팀이 2022년 성인 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섭취 칼로리를 40% 이상 줄였을 때 불안 수치가 평균 31.4% 상승하고, 의사결정 능력이 유의미하게 저하됐다. 굶주림은 단순히 배고픔이 아니라 뇌의 인지 기능 전반을 흔드는 사건이다.


특히 세로토닌 분비량이 줄어드는 것이 문제다. 세로토닌은 행복감과 안정감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음식 섭취, 특히 탄수화물을 통해 만들어진다.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면 세로토닌 생성 원료 자체가 사라진다. 결과적으로 기분이 쉽게 가라앉고, 작은 일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김민하가 인터뷰에서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으려 했다'고 말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극단적 식이제한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할 만큼 심리적 부담이 크다는 것을 스스로 체험한 것이다.



왜 우리는 연예인의 몸에 집착하는가: '사회 비교 이론'이 만드는 함정


레온 페스팅거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교수가 1954년 제안한 '사회 비교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능력이나 외모를 타인과 비교해 자기 가치를 평가하려는 본능적 성향을 갖는다. 비교 대상이 나보다 훨씬 '위'에 있을 때, 즉 연예인처럼 이상화된 외모를 가진 존재와 비교할 때 자존감이 가장 크게 손상된다.


2023년 미국 심리학회(APA) 보고서는 SNS에서 타인의 체형 사진에 하루 30분 이상 노출된 성인 여성의 51.8%가 자신의 몸에 대한 불만족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뼈말라', '몸매 공개' 등의 콘텐츠는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보는 사람의 신체 이미지를 실질적으로 왜곡시킨다.


'저 정도면 나도 해야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사회 비교 회로를 작동시킨 결과다. 그 생각 자체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다이어트 강박이 되는 순간: '제한-폭식 사이클'을 알아야 한다


크리스토퍼 페어번 영국 옥스퍼드대 정신의학과 명예교수의 연구팀은 1990년대부터 20년 이상 식이장애 환자 1400명을 추적 연구한 결과, 극단적 칼로리 제한이 반복될수록 '제한-폭식 사이클'에 빠질 확률이 3.2배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엄격하게 통제할수록 통제가 무너지는 순간의 반동이 커지는 구조다.


이 사이클의 핵심은 죄책감이다. 조금이라도 '계획에서 벗어났다'고 느끼는 순간 뇌는 '어차피 망쳤으니 다 먹자'는 '인지적 해이'를 작동시킨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금단의 열매 효과'라고도 부른다. 먹으면 안 된다는 금지 자체가 욕구를 증폭시키는 역설이다.


배우나 운동선수처럼 직업적 이유로 단기 감량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그 과정이 '정상적인 다이어트 방법'으로 대중에게 소비될 때다. 전문가의 관리 없이 일반인이 모방하면 신체보다 심리가 먼저 무너진다.



내 몸을 대하는 방식이 곧 나를 대하는 방식이다: 오늘부터 바꿀 수 있는 것


크리스틴 네프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교육심리학과 교수는 자기 자신을 친한 친구처럼 대하는 '자기 자비(Self-compassion)' 훈련이 신체 불만족과 식이 강박을 유의미하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2011년 발표했다. 2000명 이상의 참가자를 분석한 이 연구에서, 자기 자비 수준이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에 비해 건강하지 않은 다이어트 행동을 보일 확률이 33.1% 낮았다.


연예인의 감량 소식이 뉴스를 장식하는 날,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비교를 잠시 내려놓는 것이다. '저 몸이 되어야 한다'가 아니라 '지금 내 몸이 오늘 하루를 버텨줬다'는 사실을 한 번쯤 알아채 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뇌의 스트레스 반응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오늘 저녁, 밥 한 공기를 앞에 두고 죄책감 없이 먹을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건강한 다이어트의 시작이다. 당신의 몸은 숫자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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